887

라라님이 소개한 책을 인터넷에서 찿아 보왔습니다.

그래서 복사해 올립니다.

회사동료에게서 용케 빌려서 읽었구요.

그런생각을 해봅니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님도 좋아 하겠군아,

그런 생각요.

 

책소개: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하이쿠. 일반 시의 제목보다도 짧은 한 줄짜리 이 시에는 그러나 수수께끼같은 이 세상이 담겨있다. 단 한 줄속에 녹아든 생의 오묘함은 어떠한 미사여구보다 길고 깊은 아련함을 가슴에 남긴다.

 

목차:

1. 허수아비 뱃속에서 귀뚜라미가 울고 있네
2.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3. 홍시여, 젊었을 때는 너도 무척 떫었지
4. 이 숯도 한때는 흰 눈이 얹힌 나뭇가지였겠지
5. 벼룩, 너에게도 밤은 길겠지
6. 짧은 시를 읽고 긴 글을 쓰다

 

책속으로:

하룻밤 재워주고 한끼 밥을 사준 사람에 대해선 절대 당연히 여기지 말라,

사람들에게 아첨하지도 말라,

그런 짓을 하는 자는 천한자이다.

 하이쿠의 길을 걷는 자는 그 길을 걷는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

 저녁에 생각하고 아침에 생각하라,

 하루가 시작될 무렵과 끝날 무렵에는 여행을 중단하라,

 다른 사람에게 수고를 끼치지 말라, 그렇게 하면 그들이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들의 이러한 철저한 방랑은 현대 시인 나나오 사카키에게도 이어졌다.

 제 2차세계대전이 끝난 뒤 그는 유럽, 한국, 중국, 미국, 호주, 스리랑카 등지를 걸어서 여행하며 일본어와 영어로 시를 썼다.

 굳이 하이진들이 일깨워주지 않아도 인생은 근원적으로 외로운 것이며, 온갖 부조리한 넌센스로가득 차 있다.--- p. 171


 

짧은 시는 긴 시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

 몇 마디의 말, 눈빛, 손짓 같은 것으로 언어 너머의 것을 이야기한다.

바쇼는 문하생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모습을 먼저 보이고 마음은 뒤로 감추라.'

시의 의미는 뒤로 감추고 모습(形)을, 풍경을 먼저 보이라는 것이다.

설명하지 말고 묘사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토로하는 것은 이류시인이나 하는 것이라는 지적은 옳다.

하이쿠는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가시적인 것들을 보여 준다.--- p.149


 

이 벚꽃 얼마나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하는가 당신은 모르겠지만

지금 울고 잇는 저매미는 오래 살수가 없어 가을바람이 모닥불을 피울만큼 충분히 낙엽을 몰아다

주네 태어나는 죄를 지었으니 죽는 것일뿐 그것에 대해서 투덜거릴 게 없다. 네네하고 아무리 대답해도

누군가 계속해서 두드리네 눈에 파묻힌 대문을. 물고기는 무엇을 느끼고 새들은 무엇을 느끼는가

 한해의 마지막날! 추운 밤 병든 기러기가 하늘에서 떨어져 잠시 잠들었구나...

 대문앞에 난 단정한 노란 구멍 누가 눈위에 줌을 누었지?

달이 동쪽으로 옮겨가자 꽃그림자 서쪽으로 기어가네 하얀 이슬이 가시마다 하나씩 걸려있다.--- p.134-138


 

이 땅에 묻으면 내 아이도 꽃으로 피어날까? [오니츠라 아들이 죽고 나서 쓴 시] ---p.40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바쇼] ---p.57
--- p.40~57


 

오래 전부터 일본에는 한 줄짜리 시를 쓰는 사람들이 있어 왔다.

그들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먼길을 여행하고 방랑하며 한 줄의 시를 썼다.

 길에서 마주치는 풍경에 대해,

작은 사물에 대해

, 벼룩과 이와 반딧불에 대해,

 그리고 허수아비 뱃속에서 울고 있는 귀뚜라미와 물고기 눈에 어린 눈물에 대해.....

한 줄의 시로 그들은 불가사의한 이 지상에서의 삶을 표현하고자 했다.

 때로 그들에게는 한 줄도 너무 길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하이쿠. 번개처럼, 우리들 생에 파고드는 침묵의 언어들!--- 머리말 중에서


 

벼룩, 너에게도 역시
밤은 길겠지
밤은 무척 외로울 거야 (이싸)

가을이 깊었는데
이 애벌레는
아직도 나비가 못 되었구나 (바쇼)

이 숯도 한때는
흰눈이 얹힌
나뭇가지였겠지 (타다토모)

우리가 기르던 개를 묻은
뜰 한구석에서
귀뚜라미가 울고 있네 (시키)

홍시를 먹으면서
이것도 올해가 마지막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시키)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에도
모기에 물리다니 (이싸)


강물에 떠내려가는
나뭇가지 위에서
아직도 벌레가 노래를 하네 (이싸)

만일 누군가
‘소칸은 어디 있는가?’ 하고 물으면
‘저세상에 볼일이 있어 갔다’고 말해 주게 (소칸)

한밤중에 내리는 서리
허수아비 옷을
빌려 입어야겠네 (바쇼)

옷을 갈아입었지만
내 여행길에는
똑같은 이가 따라나섰구나 (이싸)

여름옷으로
거지는
하늘과 땅을 입었다 (기가쿠)

내 집이 너무 작아서
미안하네, 벼룩씨
하지만 뛰는 연습이라도 하게 (이싸)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벚꽃 아래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은 (이싸)

나비 한 마리
절의 종에 내려앉아
졸고 있다 (부손)

고요함이여
매미소리가
바위를 뚫
...  


 

만일 이 모든것을 시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면,

그 효과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참 본질에 다가가려면 설명이 아니라 직관과 느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는 다 떠들어 대지 않는다.

큰 소리로 외치지 않는다.에머슨은 말하고 있다.

'당신이 너무 크게 말하년 난 당신이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 없다.'--- p.152


 

두 그루의 매화, 얼마나 보기 좋은가
하나는 일찍 피고
하나는 늦게 피고
--- 바소

올해의 첫 매미 울음
인생은
쓰라려, 쓰라려, 쓰라려
--- 이싸
--- p.38, 81


 

나는 떠나고
그대는 남으니
두 번의 가을이 찾아오네

- 부손 -

고추 잠자리를 쫓아
넌 어디까지 갔니?
어느 들판을 헤매고 있니?

- 치요 -
(어린 아들의 죽음 뒤에)
--- p.17, 113


 

겨울비 속에
저 돌부처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이싸-

거미줄에 나비가
죽은 채로 걸려 있다
슬픈 풍경! -시키-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시게
나 역시 외로우니
이 가을 저녁 -바쇼-

이 무더운 날에
나는 마음을 정했다
승려가 되기로 -토세이-

나무 그늘 아래
나비와 함께 앉아 있다
이것도 전생의 인연 -이싸-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으려다
미쳐버렸네 -시메이-

여름옷으로
거지는
하늘과 땅을 입었다 -기가쿠-

이슬의 세상은
이슬의 세상
하지만, 하지만..... -이싸-
--- p.81


 

걱정하지 말게, 거미여
나는 게을러서
집안 청소를 잘 안 하니까
40 p.

 

 

 


 

 


profile

눈꽃

October 02, 2010

어이쿠~ 하이쿠를 올려주셨네!

읽어 내려가다 딱 내마음에 걸려든 하이쿠는?

 

시에미의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으려다
미쳐버렸네

 

비날님~ 즐감하고 갑니다 

profile

우디

October 04, 2010

겨우, 한줄의 시가 말을 하게 하네요.

세상에 없는 언어라 그 말을 잘 옮기지 못하겠어요.

분명히 알아듣고는 있는데...

profile

비가오는날

October 05, 2010

6. 짧은 시를 읽고 긴 글을 쓰다

 

목차 6번은 류시화 시인이 긴 해설을 해 놓은 곳입니다.

26편의 하이쿠시를 엄선해서 해설을 해 놓았는데 유익합니다.

그 중에 필이꽃힌 내용을 올립니다.

 

시는 압축하고,

생략한다.

말을 하다가 마는것,

그것이 시의 특징이다.

시는 하나의 말없음표........ .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Notice 사회적거리 유지 기간 온라인예배 임마누엘 Mar 05, 2020 59515
Notice 말씀예전 - 성경봉독 - 에문. 2023.12.10 file 우디 Jan 09, 2018 65516
Notice 서울샘터교회 휘장성화 총정리 file [7] 우디 Jan 04, 2014 131836
Notice 교인나눔터 게시판이 생겼습니다. [2] mm Feb 13, 2012 233827
Notice 2025년 교회력 [1] 우디 Nov 26, 2011 271534
Notice 서울샘터 교회 창립의 변 [123] 정용섭 Oct 24, 2008 353004
467 8분의 12박자 국악찬양 부르기 file [9] 우디 Oct 07, 2010 26023
466 9월독서모임(10월3일) 후기 [1] 체호프 Oct 03, 2010 9329
» 잠 없는 밤에...한 줄도 너무 길다........절판된 책입니다. [3] 비가오는날 Oct 02, 2010 10220
464 주보 2010년 10월 3일 성령강림절 후 19째 주일 file [4] 우디 Oct 01, 2010 11469
463 10월 생일을 "축하" 합니다 [6] yonathan Sep 30, 2010 9602
462 면목없습니다. 거북이 Sep 29, 2010 9265
461 10월 3일 독서모임 공지 [9] 체호프 Sep 26, 2010 9572
460 김정환 교우 샘터교회 등록 ! [6] 샘터 Sep 25, 2010 9368
459 2010년 9월 26일 성령강림절 후 18째 주일 file [6] 우디 Sep 23, 2010 9324
458 교인총회 공지 [2] 샘터 Sep 20, 2010 9445
457 9월독서모임 10월3일에 합니다! [8] 체호프 Sep 20, 2010 8752
456 수요 학당을 다녀와서 [1] 남양주댁 Sep 17, 2010 9918
455 주보 2010년 9월 19일 성령강림절 후 17째 주일 file [2] 우디 Sep 17, 2010 10558
454 9월 샘터 산행겸 가을 소풍 공지 [20] 산꾼 Sep 14, 2010 9548
453 주보 2010년 9월 12일 성령강림절 후 16째 주일 file [8] 우디 Sep 10, 2010 10092
452 서울샘터 수요학당 모집! [34] 샘터 Sep 07, 2010 8895
451 "데칼로그 책주문 하실분 [30] 샘터 Sep 06, 2010 9351
450 와우~~! [9] 길을따라서 Sep 03, 2010 8743
449 주보 2010년 9월 5일 성령강림절 후 15째 주일 file [9] 우디 Sep 03, 2010 9467
448 9월 생일을 "축하" 합니다 [5] yonathan Sep 02, 2010 9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