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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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대구에서 김동호 목사님 집회가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요새 공부하는 계모임에 속한 동기들이랑 선배들이 김목사님에게 푹 빠져서 모임 대신에 집회로 집결하라길래 빨리 간다고 하는 것이 약간 늦게 도착했습니다. 다른 순서는 못보고 목사님 설교는 거의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큰 교회를 목회하시면서 주위에 몇만명씩 몰리는 교회 당회장들처럼 더 크게 키우겠다는 야심이 없는 소탈함, 그 많은 재정을 구제와 선교라는 곳에 적절하게 투입하는 모습, 그리고 투명성... 그리고 목사님은 "벌이"가 꽤 좋으신 편인데, 돈의 노예가 아니라 돈을 부릴 줄 아시는 모습은 정말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 만큼 신앙 안에서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런데 한 편으로는 설교 시간 내내 들리는 돈 이야기는 - 물론 일반 부흥사들이 이야기하는 그런 저질 돈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 살짝 불편했습니다. 수천만... 억... 십억... 어떻게 어떻게 구제를 했고 하는 이야기들이 주된 이야기였는데, 그 전날은 총론적이었다면, 오늘은 각론이라서 그렇다고 같이 같던 형이 이야기 해주더군요...

집회 끝난 후에 그 형이 목사님을 잠시 초대를 해서 카페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참 대단한 형이죠... 이런 저런 이야기들... 청부론에 관한 이야기들... 돈이란 것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좋은 이야기도 많이 오갔습니다...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이야기에 대해서 한 선배가 목사님께 여쭈었더니, 동양고전인 "大學"에 나온 구절로 설명하시더군요... 모든 일에는 본 말이 있는데, 본을 따르는 것이 먼저 그 나라를 구하는 것이다... 대학을 살펴 보면 안에 말은 "利" 이고, 본은 "義" 이다... 많이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이미지도 서민의 그 것은 아니더군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이야기 하시는 모습에서도 왠지 있는 사람의 자신감이 좀 느껴졌구요... 어쩌면 청부론을 비롯한 목사님이 만든 규범, 윤리라는 것도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이 "넉넉한" 것에 대한 합리화를 위한 방어기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내가 정말 돈에 대해서 자유로와질려면, 성령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성경을 보면 오순절이라고 해서 50일 안에 제자들이 성령을 받은 것을 보면, 사실 조금만 열심히 기도하면 성령 받는 것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좀 허한 느낌이었습니다... 결론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너무도 통속적인...

신앙이란 것이 "소유"나 "규범"의 패턴에서 "존재"와 "자유"의 패턴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음에도, 목사님의 말씀에 대해서 저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 티브이에서 이런 저런 안타까운 사연들이 보여도 그냥 혀나 끌끌 차면서 지나쳤던 나의 모습들... 한 번씩 찾아오는 걸인들에게 돈 몇 푼 주는 것을 버릇된다고 주지마라고 이야기 했던 모습들...

조동아리만 나불 나불 거리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서요...    



      

profile

시와그림

2008.11.15 14:28:28
*.109.64.190

성령에 대한 그분의 '소유'의 틀은 여전하시군요!
옥상에서 멏번 굴르고 떼쓰면
방언 받는다는 식 말입니다
'청부론'도 부에 대한 여러 사회적, 그리고 유기적 상황을
깊게 고민 한다면 첫날처럼님 말씀처럼
다분히 방어적 합리화 일 수 있구요
김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
교만에 가까운 자신감과
물질이나 성공, 그 분의 가족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음이 보입니다
저희 부부가 꽤 좋아했던 분이지만
'설교바평'을 통해서
에누리 없이 환상이 깨진 분들 중의 한분이지요!!

콰미

2008.11.15 14:49:17
*.54.206.45

김동호 목사님은 너무 소박한게 문제지요 좀 순진하다고 할까요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잘못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으니까 성공 내지는

청부를 주장하게 되지요 청부라는 단어가 이미 저에게는 모순으로 다가옵니다.

(적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요)

'우리 교회는 건물이 없다 우리는 선교를 많이 한다' 이런 주장 등은

또다른 자기 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삼일교회, 분당우리교회 , 높은 뜻 숭의교회

이런 교회들을 보면 금란이나 여의도 새문안과는 또다른 안타까움이 밀려오네요

첫날처럼

2008.11.15 15:10:12
*.234.121.4

옥상에서 몇 번 굴르고 떼쓰면 방언 받고 성령 받는다는 이야기 저도 이 번에 들었는데...

시드니

2008.11.15 15:27:26
*.101.112.210

이기주의(자기중심)를 동력엔진으로 삼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먹고사는 정도가 아니라
큰 부자가 되고 성공하는 것이 도대체 기독교의 본질과 어떻게 조화 될 수 있는지
저로서는 아무리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독교에서 얘기하는 죄의 본질이 자아중심, 자기사랑, 자아확대, 자기함몰 등으로
이해하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구원이라고 알고 있는 저에게는
자본주의는 기독교와 가장 반대편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평민

2008.11.15 17:19:45
*.90.49.136

훌륭하신 목회자 이시긴 하지만, "청부론" 은 그야말로 "성경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진통제 같은 효과의 말이 아닐런지요.
돈에 대한 성서의 태도는 대단히 날카롭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목회자에게

초대교회 시절에 어중이 떠중이 방랑 설교자(?) 들이 많이 다녀서 교회를 괴롭혔다고 합니다
그 당시 지방상황과 교회 상황으로는 "진위"를 구별 할 수 없어서
본부격인 예루살렘 교회에다 가짜 설교자와 진짜 설교자 구분 방법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 때 본부(?)에서 보낸 답이 "설교하고 돈을 요구하는" 설교자는 가짜로 알라고 했답니다
어쩌면 요즘 거액의 돈 요구하는 부흥사들도 그런 부류가 아닐런지요'...
기독교와 돈과는 어울릴 수가 없다고 생각 합니다.
profile

정용섭

2008.11.15 17:47:02
*.181.51.93

와, 콰미 님이
그냥 대충 전도사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샤프하다니,
놀라워요.
앞으로 나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소이다.
자칫 하면 그 한계가 적나라하게 들통 날 텐니 말이오.
주일, 잘 지내시구료.

segullah

2008.11.15 18:07:24
*.143.113.232

김동호 목사의 최대 문제는, 제가 보기에는, 소위 '고지론'이지요.
청부론이야 진짜 부자가 될 수도 있다고 치고 넘어 갈수도 있지만,
'고지론'은 말 그대로 반복음적이지요.
십자가의 승리가 아닌, "高地" 즉 권력과 돈의 승리를 말하기 때문이지요.
[그 분의 설교 예화에 이런 게 있었다는 소릴 들은 적 있습니다 :
"청소부가 아무리 겸손해도 그에게 겸손하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게도 이 점에서는 전병욱 목사와 닮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안희철

2008.11.15 22:03:39
*.1.127.57

돈과 교회, 신학에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이고 학문적으로 파고들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다음달에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Geld oder Gott" (돈 혹은 신) 이라는 세미나가 열립니다. 세미나 소개문에도 나와 있듯이 이 문제에 대해 기독교 신학이 터부시하고 별로 다루지 않았으나, 지금의 교회 재정상황의 악화가 이런 배경을 강하게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특별히 Falk Wagner의 책 "Geld oder Gott" 에서 다뤄진 것을 바탕으로 돈이 만약 현대 상황에서 "모든 것들을 결정하는 현실성"으로 생각될 수 있다면, 이것이 오늘날 신론과 어떤 관련을 갖게 되는지 조직신학과 실천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해보자는 것입니다. 사실 자본주의와 관련해서는 막스 베버의 유명한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나이브하게 읽는다면, 청교도 정신이 자본의 축적을 넘어선 자본을 다룸에 있어서의 도덕성의 바탕이며 오늘날 기독교 정신 또한 자본을 넘어선 도덕성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하겠지만(뭐 이미 베버는 도덕성이 제거된, 오로지 자본의 축적만이 남은 자본주의가 오늘날의 자본주의라고 했죠. 그의 방법론을 차치하고서라도 그의 결론은 지나치게 관념적이지 않은가 싶네요.), 오늘날 만연하는 돈과 신의 아주 밀착된 형태인 "개"독교를 생각해볼 때 조금 더 명증하게 한국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 문제, 아니 더 정확하게는 소유의 문제를 한국 기독교와 교회가 어떻게 말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참으로 고민이 됩니다. 적당한 도덕적 혹은 성서적 잣대만으로 이 현 상황을 유지하기에는 애매모호함을 남길 뿐이고 작금의 (청부론 같은) 재정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네요.

김동호 목사의 청부 이야기는 제 서울신대 신학생 시절 학생들 사이에서 만연하게 그리고 공공연하게 명증한 사실로서, 그리고 좋은 해답으로서 이해되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 위의 댓글처럼, 그들에게는 그의 이론(?)이 자신들의 미래에 "자기 방어적 합리화"를 위해 유익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어쩜 이리도 군생활보다 더 캄캄하고 긴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인지.
profile

유니스

2008.11.15 22:31:45
*.139.166.144

예전에 학교 근처에 살 때 동안교회에서 가끔 예배를 드렸었는데
김목사님의 설교로부터 인상에 남을 정도의 기억은 없습니다.
교회운영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첫날처럼님의 글에서처럼 성령님에 대한
김목사님의 태도가 그러하다면 실망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성령님은 삼위 중의 한 위이시며,
우리가 부리는 영이 아니십니다.
우리가 자주 이렇게 착각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분의 완전함과 순전함에서 나오는 'Yes'를 하시는 분이시기에 그러하며,
우리의 거절과 불순종에서 오는 어두움에 그 분은 계시지 않으시며,
그 분의 빛나는 사랑과 지혜에서 오는 권고를
우리는 무지하고 무자비하게게 뿌리치는 자들이므로
우리는 힘이 있고 그 분은 무기력하여
우리의 부림에 좌지우지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저희들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첫날처럼

2008.11.15 22:46:50
*.237.224.155

세굴라 님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네요... 고지론...

첫날처럼

2008.11.16 00:16:17
*.237.224.155

인터넷에서 김 목사님의 "고지론" 에 관한 설교를 한 편 읽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덮어 두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둔다. 그래야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이 밝게 비출 수 있지 않겠느냐?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라 "

이 말씀이 "고지론" 의 근거가 되는 말씀이네요... 설교 말씀의 흐름을 이어가는 중심 줄기가 되기도 하구요...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등불을 켜서 등경 위에 둔다... 이 말씀들이 가장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 것 같네요...

크리스찬이 이 땅에서 열패자가 되지 말고, 오히려 실력자가 되어서 높은 위치에서 이 땅의 문화를 그리스도의 문화로 바꾸어야 한다는 요지네요... 물론 "참된 크리스찬" 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고요...

크리스찬 실력자들이 절반 이상이 포진해 있다는 국회는 요즘 들어서 더 더욱 후안무치의 사회악의 모습을 띠어 가는 모 당과,그나마 사회악은 아니고 필요악 수준이긴 하지만 전혀 힘없는 모 당의 "적과의 동침" 을 통해서 완전한(?) "악"의 온상이 되어있고, 정부에도 기독교인들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데... 정책입안이나 여러 모든 면이 복음적인 것과는 전혀 딴판인 이 상황은 어떻게 설명하실지...

"그들이 참된 크리스찬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간단하고 쉬운 답을 하실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 대답하신다면 너무도 나이브한, 전혀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이 될 것 같습니다...

아... 더 이상 글이 이어지지 않네요... 다시 댓글 달아야겠어염...









tango

2008.11.16 19:13:33
*.237.220.22

한 4,5년 전쯤 우연히 "바늘 귀를 통과한 부자"란 책을 읽었습니다.(김영봉 저)
저는 변방에 살아서 김동호 목사님이 누군지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는데 ,앍으면서 정신이 번쩍들다 못해 섬뜩 하더군요.
이제는 제 책장에서 가끔가다 읽고 또 읽히는 귀한 책이 되었습니다

머리를비우고

2008.11.17 07:41:11
*.146.226.240

김영봉 목사님... 정목사님 비평집에서 나름 호평을 받았던 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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