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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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약간 정신질환에 간질을 앓는 누나 한 명이 있습니다. 지하에서 새벽기도나 금요기도회를 하면 항상 자기가 다른 사람들 신발을 정리 정돈을 하면서 교인들에게 인사성도 좋은 누나입니다. 한 번씩 예배 시간에 간질 발작이라고 할라치면 거품 물고 하시는 모습이 맘이 안쓰러울 정도입니다만... 

어머니는 무당을 하다가 자기 딸 병을 고치기 위해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교인이 되었구요. 아버지는 어머니를 구타하고 딸을 구타하면서 술로 연명하다가 결국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라고 엄마 어빠 하면서 팔짱을 끼고 교회를 데리고 나오시는 누나를 보면 참 맘이 짠했습니다. 그 어머니를 보면 귀신들린 딸을 치료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자존심까지도 내팽개치던 시로페니키아 여인 생각이 날 정도입니다.

어머니는 교회에서 이런 저런 봉사를 많이 하면 하나님께서 딸의 병을 고쳐주시리라고 굳게 믿고 열심히 생활하고 계십니다. 교회 청소도 도 맡아 하시고, 거기다가 자기가  꼭 하고 싶은 것이 성가대였나봅니다. 그런데 원래 노래를 잘 못하는 분이라 약간 소리가 거슬렸나 봅니다. 그래서 노래 깨나 한다는 이런 저런 집사들과 사람들의 말이 오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연말 주일... 광고 단상에서 목사님께서 한 마디 하시더라구요... 이 번에 봉사 자원할 때는 성가대는 특히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스스로 음치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성가대 할  생각을 말아주시길...
 
그러고는 그 다음 해에 그 누나 어머니는 성가대에서 탈락되어 버렸습니다... 그 때부터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머니는 담임 목사님 집 앞에서 매일 밤마다 울고, 욕을 해대고, 길 거리에서 담임 목사님 사모님을 붙잡아서 부둥키고 싸우기도 하고, 목사님 나오시는 것을 기다리다가 얼굴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수요 예배  시간에 그 누나가 간질 발작을 일으키고 약간의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담임 목사님은 부목사님에게 손짓을 하면서 "끌어내세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옛날 회당에도 귀신 들린 자는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는 그런 이유를 대시더군요... 그래서 그 어머니랑 딸은 부목사님에 의해서 끌려 나가는 일까지 발생해버렸습니다...

그 누나 어머니는 이제 완전히 독이 오를대로 올랐습니다... 그래서 교회 불을 지르겠다고 엄포까지 놓는 상황으로 진행이 되어버렸습니다...

긴급 임시당회가 열리고 장로들이 머리를 짜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어머니랑 그 딸을 출교시키고 교회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하자... 그리고 목사님과 사모님이 린치까지 당하는 상황에 협박까지 일삼으니 이 두 사람을 경찰에 신고해서 법적 처벌을 받도록 하자... 미리 화재보험이라도 하나 들어놓아야 하는 거 아니냐 등등등 온갖 이야기가 다 나왔다고 합니다...

그 것을 듣고 있던 몇몇 장로님들... 이 쉬운 문제를 어렵게만 풀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되더랍니다... 가만 보면 이 어머니의 소원은 간단한 거였습니다... 이 분은 자신이 성가대도 하고 싶을 뿐 아니라, 성가대 봉사 열심히 하는 것이 자신의 딸이 낫고 낫지 않고 핵심적 실마리가 된다고 믿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어머니 성가대로 복귀 시켜 드리자... 그리고 장로들 몇 몇이 생필품을 비롯한 맛나는 것을 사서 그 분 댁을 심방을 해서 그 딸을 위해서 정말 진심으로 기도도 해주자 그러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대다수 장로들이나 목사님은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일단 그렇게 해보자는 중론이 모아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로님들과 부목사님들이 몇 분 해서 여러가지 선물 꾸러미와 생필품을 사들고 가서 그 어머니와 딸을 만나러 갔더니 그렇게나 밝은 얼굴로 집을 깨끗이 치워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해놓았더랍니다... 그리고는 장로님들과 부목사님께서 그 딸을 위해서 진심으로 기도해주고, 성가대 복귀 소식까지 전해주었더니 그 어머니 얼굴이 "이젠 살았다" 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아무 일 없이 문제 싹 해결되었습니다... 약간 불협화음 같기는 해도 그 어머니는 성가대 열심히 하시고, 그 누나도 열심히 교회 생활 합니다... 그리고 목사님 건강으로 힘드실 때는 이 누나랑 어머니가 울면서 기도까지 했다고 합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실족케 하는 죄... 그 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 교회에서 일어난 사건을 떠올리면서, 또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에서 확연히 보게 됩니다...  


시드니

2009.02.10 12:47:24
*.167.253.3

마음 깊이 담겠습니다.

첫날처럼

2009.02.10 15:24:32
*.54.79.126

누가복음 17장 1- 3절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화 있을찐저, 그런 일을 저지르는 자들이여...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 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맷돌을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profile

홀로서기

2009.02.10 15:32:52
*.204.173.29

항상 들어왔던 이 짧은 말씀에 왜 이리 가슴이 멍멍한지 모르겠습니다...

첫날처럼

2009.02.10 17:35:43
*.54.79.126

표면적으로만 보면 목사님을 비롯한 장로님들 등등의 사람들은 아주 점잖았고, 그 누나랑 어머니는 천하고 볼썽 사나운 짓을 했습니다...

모든 사태를 이런 식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약한 자에 대한 점잖은 폭력... 이게 더 吐 쏠리지 않나요?
profile

바우로

2009.02.10 20:37:04
*.62.26.5

그렇죠..점잖은 폭력이 정말 나쁜 겁니다. 가끔 보수적인 개신교회를 다니는 분들을 보면, 겉으로는 점잖아보이지만, 속마음에는 종교적 독선과 편견이 가득한 경우가 있지요. 사실 이 글을 쓰는 저도 나와 다름을 존중할 줄 모르는 독선과 편견을 갖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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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

2009.02.10 21:08:15
*.116.154.86

진짜 이야기 감사합니다, 첫날처럼 님!

모리

2009.02.11 00:15:16
*.151.204.78

저는 위 사건의 당사자들 (누나와 어머님, 목사님과 장로님들) 외에,
첫날처럼님의 교회에 다니시는 모든 성도님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 사건과 사건 당사자들을 바라보았을까 궁금해지네요.
성가대 찬양에서 불협화음이 들려올때, 소동이 벌어질때...
모두가 '지극히 작은 자'를 생각하며 첫날처럼님과 같은 마음이었다면,
그 교회는 희망이 있는 거라고 봅니다.

첫날처럼

2009.02.11 00:19:22
*.237.225.34

또 한 가지 생각이 드는 것이... 어느 누구에게도 보잘것 없어 보이는 약자가 가질 수 있는 "소중한 몫" 을 빼앗아갈 권리는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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