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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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계속 답답합니다. 올려지는 글과 댓글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혼란스럽습니다.
정리가 되어갈 무렵에 제가 다시 불을 지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상을 해 봅니다. 제가 용산 그때 그 자리에 철거민과 함께 있어서, 그들이 신나통을 나르고, 염산병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입니다. 저라면 그때에 어떻게 했을까? 신나통 나르는 것을 돕고, 염산을 박카스 병에 담는 것을 도왔을까요? 도왔어야 했을까요?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겁니다. 아니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겁니다. 대신에 당연한 질문을 했을겁니다. “그걸루 뭘 하실려구 그러는데요?“ ”누구한테 던질려구 그러는데요?“
그걸 결국 누구에게 던지겠습니까? 불의한 공권력에 던지겠습니까? 가난한 사람의 피를 빠는 부유층에게 던지겠습니까? 대통령에게 던지겠습니까? 경찰청장에게 던지겠습니까?
결국 월급쟁이인 경찰들과 애꿎게 끌려와 고생하는 전경들에게 던져지는 것 아닙니까?
설사 그 대상이 대통령이고, 경찰청장이라고 해도, 사람을 향해서 던져지는 것 아닙니까? 다비아에서 그렇게 중요시 여겨지는 생명을 향해서 던져지는 것 아닙니까?
원수를 사랑하라하고, 우리의 싸울 것은 혈과 육이 아니라 하고,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 하고, 자기를 모욕하고 때리고 죽이기까지 하는 자들에게 어떤 폭력도 사용치 않으셨던 분을 따른다는 사람이 어떻게 그것을 그냥 보아 넘길 수가 있겠습니까?
제가 책상머리에 앉아서 남의 심장 썩는 얘기를 너무 쉽게 하는 것 같으십니까?
저는 시드니에서 가장 험악한 동네에서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적인 얘기 별로 하고 싶지는 않지만.... 동네의 약 반이 월남계이고, 반이 레바니즈(중동계)입니다. 둘 다 거칠기로 유명한 민족이죠. 아마 전쟁을 오래 겪은 탓일겁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지기보다 약하게 뵈는 상대는 짓밟으려고 하고, 자기보다 강하다 싶으면 바로 꼬리를 내리는, 아주 신기하고 무식한 족속(?)들입니다.
가게가 큰길가에 있다가 보니, 동네 양아치의 심심풀이 표적이 됩니다. 더군다나 월남계도 아니고 중동계도 아닌 한국사람이 자기네 동네에서 장사를 하니 만만하기도 하고 밉기도 한 것 같습니다.
거의 매일 이들과의 전쟁입니다. 욕지거리하고 침 뱉고, 유리창을 깨고, 먹던 음료수를 얼굴에 던지기도 하고, 입간판을 발로 차서 넘어 뜨리고... 심하면 경찰에 신고도 하긴 하지만, 대부분 신고거리도 안되고, 뚜껑만 열리는 그런 수준입니다.
그런 일을 당하면 당장 따라 나가서 칼로 찔러 죽이고 싶습니다.(저도 한 성질 합니다.) 가다가 차에 치어 죽으라고 마음 속으로 저주도 합니다. 쓰레기 같은 놈들이라고 애써 무시하고 멸시도 합니다. 물론 그들은 그냥 가시적인 악이고, 뒤에는 그들을 무시하는 호주 주류 백인들이 있고, 그들을 착취하는 거대자본이 있고, 팔레스타인에서 받은 설움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거대 악들은 생각할 여유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 안에 악이 먼저 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는다는 말이 부끄러울 만큼 내 마음이 미움과 악으로 가득 차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인 부조리에 당연히 싸우고 불의를 제거해야겠지요. 그러나 저에게는 내 안의 악과 싸우기도 솔직히 버겁습니다. 내안의 악과 싸워서, 이겨서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때 까지, 싸우려고 합니다. 예수 믿으면 그게 가능하다고 배웠습니다. 내 경험으로는 말도 안 되고, 불가능한 일이지만 성경에 그렇다고 되어 있으니까 믿고 따라가 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의 신나통을 치우고, 염산병을 깨드리고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이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을 사용하는 그 자신들을 오히려 악(귀신)에게 가져다 바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악으로 악을 이길 수 없다고... 전체적인 악의 총량이
증가할 뿐이라고....
이번 사태의 승리자는 아무도 아닌, 악(귀신) 그 자신 밖엔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귀중한 생명을
빼앗아 가고, 사람들을 분열과 증오에 빠뜨리고...
우리들 뒤에서 통쾌하게 웃고 있는 그가 보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귀신에 맞서야 하지만, 방법이 잘못되면 그의 승리를 도와 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도구를 사용한 사람이나
국가에서 하고자 하는 일에 거침돌이 된다고 힘으로 누르려고 했던 사람이나
모두 다 잘못한 것 같습니다.
약자의 폭력이건 강자의 폭력이건 폭력은 무조건 나쁜 것이기에
시드니님의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가끔 우린 약자의 폭력에 너무 관대한 경향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그러겠냐는 것이지요.
정말 오죽하면 그러겠습니까? 충분히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그 행동이 또 다른 잘못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또 가끔 우린 강자의 힘을 그들의 특권이라고 그럴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다수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 했다고 용납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리 민주주의가 다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할지라도
소수의 눈물을 외면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린 역사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죽은 전경은 무슨 죄가 있습니까?
그냥 그 자리에 차출되어 가서 명령에 복종했다는 것 밖에...
조금만 현명했다면 주변에 신나를 뿌리지 않았고 화염병을 만들지 않았을터인데
분노라는 감정이 이성을 억눌러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고만 사람들도
가난했고 하필이면 용산 철거민이 되었다는 것 외에 무슨 죄가 있습니까.
정말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이 세상에는 속터지고 애통할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요.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임하시기를 기도할뿐입니다.
그건 분명 진정한 크리스챤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타 싸이트에서 희생자들을 열사라고 하기도 하였고, 저 역시 다른 댓글에서 그들을 열사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글에서 제가 그들의 폭력행위를 정당화한 내용을 혹시 발견하셨나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는 안중근, 이준이나 윤봉길같은 분들을 의사 또는 열사라고 표현합니다.
그들이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단지 맨몸으로 죽음에 맞섰기에 그렇게 부르나요?
분명 일본의 입장에서는 테러분자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광오한 지배권력에 맞서서 할 수 없이 폭력으로 자신들을 지키려한 방어적 폭력이었다면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폭력은 결코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압제적 폭력이었습니다.
만약
재개발측이 폭력배들을 고용해서 폭력을 가하지않고,
강압적으로 그들을 위협해서 강제로 쫒아내지 않았어도 그들이 전철연에 도움을 청하고
결국 망루로 올라갔으리라 생각하십니까?(가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만...)
비록
그들이 자신들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서 투쟁하다가 희생당하였지만
그들의 희생이
앞으로 일어날 수 많은 정권과 그 하수인의 폭력에서 구해내는 계기를 만들어주었기에 저는 주저없이 그들을 열사라 칭하는 것입니다.
첫날처럼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철거민측의 폭력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은 주로 더 큰 잘못을 저지런자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고 국민을 속이기 위해서 사용하는 주요한 방법이란 것이지요.
단순히 둘 다 폭력을 사용하였고, 발화의 원인이 화염병이나 신나 등 시위물품이다라는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고 이야기하는 분들과는 하나의 큰 담이 가로막고있는 느낌입니다.
검찰은 법적인 책임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또 그래야 합니다.
용산참사에서, 검찰에게 의미있는 사건은 '화재가 발생하여 사람이 죽었다' 입니다.
그렇기에 화재가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 수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
철거민들이 왜 망루에 올라갈 수 밖에 없었는지는 법적인 책임을 따지는데 있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화재 발생과 인과관계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재개발측이 폭력배를 동원하여 폭력을 행사한 것도 이것 자체로는 법적 공방을 벌일 수
있는 의미있는 사건이여도 용산참사의 법적인 책임을 묻는데 있어서는
'의미없는'사건에 불과합니다. 화재 발생과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문제를 협소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는 용산참사의 책임을 말하면서 법적인 책임을 이야기하고 또 누구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했는지 여부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거시적인 시야에서 철거민들을 망루로 보낸 정부의 책임, 개발이익자들의 책임,
우리의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거시적인 시각(사회적 책임)으로도 보아야 하고,
미시적인 시각(법적 책임)으로도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다비아에서
미시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을 사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으로 몰리는 것 같은데
미시적인 시각으로'만' 보면 문제이겠지만 그렇다고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이
희석화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시민들에 대한(그들의 행위가 폭력적이든 그렇지 않든간에) 공권력 행사의 한계와 책임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법적 문제를 전면에 제기하며 시위자들의 폭력성을 부각시킨다해서 공권력의 무자비한 개입과 진압이
정당화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시위진압에서도 보다 면밀하고 세밀한 매뉴얼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윽박지르고 억압하는 식의 공권력 행사는 더많은 희생이 요청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설득과 대화를 위한 심리학 전문요원의 도움은 왜 우리 사회의 시위 현장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지
(간혹 심리학적 접근이라기 보다는 심리전을 펴는 경우는 있더군요. 오히려 비아냥으로 시위대로부터 폭력을 이끌어내려는
심리전 말이죠 ㅡ.ㅡ;;)
상부의 명령과는 상관없이, 유사한 시위에 대한 진압 매뉴얼은 제대로 구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의 소재와 영역은 분명하게 적시하고 있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통하여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우리는 쉽게 동네북 만드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좀더 공론화되고, 좀 더 치열하게 토론해가면서 문제의 뿌리와
그것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야 할텐데
그저 덮고.. 두둔하려고만 하는 우리 사회의 조급증은
우리가 교정해야 할 첫번째 숙제는 아닐른지요..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1차화재가 발생한 후에 진압이 아닌 구조로 바뀌었어도 희생자가 그렇게 나왔을까요?(물론 이런 가정이 소용이 없음을 알면서도 가정합니다.)
그리고, 질식사한 사람의 두개골이 왜 부숴져 있으며, 장파열이 왜 생기지요?(이것도 사실이 아닌가요?)
또한 멀쩡히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들을 왜 가족의 동의와 참관도 없이 자신들 멋대로 부검했지요?(물론 변사자는 영장발부로 부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습니다만 그들은 변사자의 신원확인을 위해서 부검한다고 했으니 사실관계가 일치 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슴니다.)
또한 시위자들이 자신들을 스스로 죽이기위해 불을 지른것으로 보시는지요?
아마도 끝간대까지 밀려서 더이상 막을 길이 없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현장의 소리는 시위자가 발화한게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이의 사실관계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철거민들이 잘못을 했다면 비폭력저항을 하지 않고, 폭력저항을 한 것이 현행법의 위반이 되겠지요.
그러나, 법정신으로 보면 진압을 한 쪽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생각은 전혀 없이 오로지 진압이 목적이었으므로 오히려 미필적 고의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봐 집니다.
설사 죽음을 불러올지는 몰랐다고는 할지라도 결국은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진압을 강행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설사 검찰의 발표가 사실이어서 시위대측에서 발화가 일어났고, 그들에게 법적책임이 있다손치더라도
법정신을 위배한 측에서 먼저 사과와 책임을 져야하고, 그 이후에야 현행법을 들먹일 수가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여간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찬선님의 글쓰기는 제가 두고 두고 배워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위에 월광님도 말씀하셨는데요... 이 정부가 정말 사람 죽이는 정부라는 느낌을 어디에서 받았느냐 하면요...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진압에서 즉시 진화와 구조로 작전이 변경되는 기미가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닐 겁니다... 구조 해놓고 위험물 소지에 대한 법률 위반이 확인되면 그렇게 처벌하면 되는 겁니다... 그냥 끝장내자는 느낌이더군요... 나중에야 뒤늦게 불 속으로 물을 쏘아 올렸지만, 그 것도 기름에 물을 끼얹는, 불난 집에 부채질이 되어버렸죠...
그리고 시위대가 뜬금없이 화염병을 도로로 던져서 지나가던 차량들에게 악의적인 위협을 가한 것으로 자꾸만 그 동영상만 보여주던데, 전체 동영상을 보면 자신들을 공격적으로 압박해오던 전투경찰들에게 위협적으로 던지던 것이 도로로 나뒹굴고 불이 붙고 하던 것이두만요...
마지막으로 저는 그 동영상이 기억에서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망루에 올라서서 가족들을 향하여 머리 위로 손하트를 그리던 그 보통 사람들 말이죠... 악마들로 묘사되고 있는 그 분들 말이죠... 가족들에게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가장들이었을 그 분들... 눈물이 났습니다...
전 이 글을 덧붙이겠습니다.
서프라이즈에서 퍼온 글입니다.
학원에서 논술을 지도하시는 어느 선생님에게 들은 얘기.
별로 말수가 없는 아이. 남들이 토론할 때면 거의 듣고만 있던 아이. 느릿느릿 말해서 토론대상이 되기조차 어려웠던 아이.
한번은 분유훔친 엄마의 유죄, 무죄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아 참! 초등 5학년들 얘기다. 모두 돌아가면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데 생각 외로 ‘일단 죄는 죄로 다스려야 한다’, ‘도둑질은 나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물론 ‘무죄다’라고 주장하는 어느 여학생도 만만치는 않았고...
그런데 평소에 별로 말이 없던 그 아이가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그 애기는 어떻게 되었죠? 우유 먹었어요, 못먹었어요?”
이 대목에서 논술 선생님은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껏 한없이 작게만 보이던 그 아이가 점점 커지더니 선생님 눈에 한 가득 큰 사람으로 다시 들어오더라고...
“먹었다더구나”
논술 선생님은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럼 죽지 않은 거네요, 휴!”
논술 선생님은 그날 그 아이에게 최고의 토론 점수를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잘못된 가설, 잘못된 전제 위에 얼마나 쓸모없는 논쟁들이 소모적으로 생겨날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다.
그렇다. 정작 우리는 우유를 훔친 어미의 유, 무죄에만 관심이 있고 여기에만 열을 낼 뿐이지 정작 우유가 없이는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아이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새까맣게 잊고 사는 것이다.
신문을 안본지가 오래 되었다. TV는 어차피 뉴스시간대에 직장에 있는 터로 볼 처지가 못된다. 그래도 알 것은 다 안다. 모르고 싶다고 모를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용산참사 소식을 듣고 처음엔 경악했고 그 다음엔 미어지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고 그 다음엔 분노했다. 지금은? 어이없을 뿐이다.
좋다, 백번 양보해서 철거민들이 말이 안되는 무리하고도 무리한 주장을 했고, 그들과 전철연은 못된 무리의 한통속이며 정말로 이세상의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그런 존재들이라고 치자. 과연 지금 이 시점이 그 문제를 논해야 할 시점이란 말인가? 과연 그들의 죽음 자체가 이런 논의하에 묻혀도 좋을 만한 하위명제에 불과하단 말인가?
무엇을 논해야 할지, 무엇을 따져야 할지 그런 것도 모르면서 정작 그들의 죽음은 온데간데 없고 법질서만을 운운하는 미친 집단들, 그리고 이에 동조하는 바보같은 사람들... Black Comedy라는 용어 그대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분간할 수 없게 만드는 미친 군상들... 교통신호를 어긴 사람은 차에 치어죽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해할 수 없는 무리들...
사람의 죽음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인간의 생명은 법질서에 대한 그 사람의 준수여부 따위 보다도, 그사람이 저지른 어떠한 인간적 잘못이나 도덕적인 결함보다도, 그사람의 어떠한 치명적 실수보다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존귀하고 소중한 것이라서, 그 어느 누구도 값싸게 죽을 수 있는 비천의 의무를 갖고 있지 않다.
철거민들의 주장의 옳고 그름 보다도, 그들 투쟁 방식의 옳고 그름보다도, 철거정책 자체의 합리성 여부 자체에 대한 논의 그 어떤 것 보다도, 그 밖의 모든 것 보다도, 지금은 그들의 죽음 그 차제만을 절절이 사죄하고 또 사죄하며, 가슴속에 녹여야 할 그 어떤 것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아무리 가슴을 풀어헤치고 그들과 같이 울고 통곡해도,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감싸안아도, 부족하고 또 부족할 판에, 법질서 따위를 운운하는 저 미친놈들과 한 시대를 살아야 하는 작금이야말로 한 시 빨리 헤쳐나오지 않고는 내가 견딜 수 없는 오욕의 진흙 구덩이 속임에 틀림없다.
이 글이면 제 심정이 대변된다고 할까요?
이 글의 거친 표현은... 양해를 구합니다.
퍼온 글이라서 좀 과격합니다.^^ 죄송.
그런데 좀 이해가 안 가는 게 제가 게시판이나 가끔 게시판에서 보는 찬선님은 문학을 사랑하고, 현실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애쓰는 감성적이고 선한 분이신데, 유독 현 정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기계적인 중립이라든지, 객관적인 태도를 강조하시는 것 같아 의아합니다. 저처럼 거친 표현으로 반감과 분노를 표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만 이번 사건이라든지,
현재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님의 시선이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객관적이어서요. 저는 조금 이해가 안 갑니다만. 뭐 개개인의
생각인걸요. 생각의 차이이지 오류는 아니니까요. 심려를 끼쳤다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의 명줄이 달린 밥그릇을 부당하게 뺏기는 그런 상황에 처했는데, 뭐라도 들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경우를 그냥 "개인의 탐욕과 폭력성" 정도로 치부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