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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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 계시는 분이 보내신 글입니다.
교회와 성도여, 니들이나 잘해 !!!!!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기독교계 관련 소식이 심심찮게 언론을 통해 전해져 옵니다. 그런데 기독교계 관련 소식들을 들을때마다 침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교회 소유 신문사의 경영권 분쟁, 목회자의 여성도 성추행, 목회자들끼리의 난투극.... 어려운 세상에 희망을 전해줘도 부족할 진데 어쩌면 그리도 낯뜨겁기만한 소식들만 들려와 참담하기만 합니다.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이 땅의 모든 교회가 자숙하고 가슴을 치며 회개해도 시원찮을 판국입니다. 그렇지만 기독교계는 회개는 커녕 세상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을 더욱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침울해집니다. 지난 주에는 목사와 장로, 그리고 선교사가 조계사 경내에 난입해 소란을 피우다가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교회가 일으키는 문제가 교회 안에만 국한되면 모르겠습니다. 기독교계가 심심찮게 특정 종교, 특히 불교를 표적으로 삼고 파열음을 내고 있는 최근의 모습은 심히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선 이 사건을 사소한 해프닝 정도로 치부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난 몇 달 사이 기독교계가 불교계를 표적 삼아 아예 드러내놓고 적대감을 표출한 것을 감안해 본다면 목사-장로-선교사라는 사람들이 조계사에 난입해 벌인 소동은 단순한 소란 정도로 넘길 수만은 없다고 봅니다.
사실 기독교계가 타종교, 특히 불교계에 드러내는 적대감은 뿌리깊기만 합니다. 전 대학시절, 한 선배의 권유로 여의도 순복음 교회를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순복음 교회는 각 대학별로 CAM이라는 동아리를 결성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동아리는 순복음 교회에 등록된 학생교인들이 주축이며 주중 정기적으로 회합을 가졌고, 교회측은 각 대학별로 전도사 혹은 직분자를 파견해 집회를 주관하도록 했습니다.
한 번은 동아리 회합에서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이란 주제로 자신의 포부를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지도 꽤 됐지만 그때 오간 이야기는 여전히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기독교인들'이 '믿는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펼쳐보이겠다는 포부가 너무나 소름끼칠 정도로 폭력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동기가 첫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 친구는 약학과에 다니고 있었는데, 우선 취임 후 모든 각료를 기독교인으로 채우고 국무회의 때마다 기도회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여기까지는 애교로 봐줄 수 있었습니다.
뒤에 이어진 1년 선배의 말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선배는 당시 국문과에 재학중이었는데 한다는 말이 집권하면 먼저 이 나라의 사찰부터 불도저를 동원해 '뭉개' 버리겠다고 결연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전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사찰이라면서.
제가 질문을 던졌었습니다. 지금 이 나라의 불교인구가 얼마인지 아냐고, 그들의 반발은 어떻게 잠재울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물론 반대는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사탄을 물리치려면 그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고 답했습니다. 전 이 모임 이후 순복음 교회를 바로 떠났습니다.
일차적인 이유는 두 사람, 특히 국문과 1년 선배의 말이 너무나도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두 사람의 지나가는 생각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의 분위기가 더 근본적인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그 모임의 분위기는 두 사람의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더욱 중요하게는 두 사람의 생각이 기독교인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좋은' 믿음의 태도라는데 모아지고 있었습니다. 전 이 분위기에 가위 눌려 순복음 교회를 떠나기로 마음 먹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바로 90년대 초반 벌어졌던 이야기입니다. 이때부터 따져도 기독교계가 불교계에 갖는 반감은 20년 넘는 내력을 자랑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지만 기독교계가 지금처럼 드러내놓고 사찰을 기습해서 땅밟기를 하거나, 조계사에 난입에 소란을 피우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기독교인들의 잠재의식에만 존재했던 불교계에 대한 적대감이 지금에서야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을까요? 무엇보다 기독교계의 불교계를 향한 적대행위는 이 정권들어 표면화 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독교 장로가 집권한 데에는 기독교계, 특히 이 나라 교계를 대표하는 대형교회들의 힘이 상당히 컷습니다. 호가호위라고 하나요? 지금 기독교계가 불교계에 드러내놓고 적대감을 표시하는 건 호랑이(정권)를 믿고 거드름 피우는 여우의 모습에 다름 아닙니다.
성서를 다시 한 번 주의 깊게 들여다 보고자 합니다. 지금 기독교계의 모습, 즉 타종교에 대해 드러내놓고 적대감을 표시하는 행위가 과연 성서에 비추어 볼 때 올바른 행위인지를 말입니다.
성서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아주 간결하고 분명합니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돌로치라' 등등.... 그렇다면 기독교가 타종교를 겨냥해 드러내놓고 적대감을 드러내는 작금의 상황에서 성서가 이 나라의 교회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요약하면, '너나 잘해'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방신을 섬기는 이방족속에게 보다 자신이 택한 민족, 즉 이스라엘 백성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습니다. 이 사실은 아모스 선지자의 말씀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아모스서는 첫 장에서 이방민족들의 죄악을 언급해오다가 2장에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죄상으로 넘어 갑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건 이방민족의 죄악은 '서너 가지'로 적당히 얼버무려 넘아간 반면 이스라엘의 죄상은 아주 세세하게 기록됐다는 사실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게서는 이스라엘이 저지른 죄악을 세세하게 드러내셨고, 이에 대해 가차 없는 징벌을 내리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입장에선 자신이 택한 민족에게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여호와가 무척 야속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땅의 모든 족속 중에 너희만 알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너희 모든 죄악을 너희에게 보응하리라"
- 아모스 3:2
이 말씀에 담긴 메시지를 다소 거칠게 요약하면 '이방민족은 내가 알 바 아니다'는 것입니다. 아모스서 뿐만 아니라 성서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방민족 보다 이스라엘의 죄악을 엄히 다스리셨고, 때론 이방민족을 일으켜 이스라엘을 치셨음을 곳곳에서 증거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겐 관대하고 타종교엔 주홍글씨 붙이는 교회
지금 이 나라 교회와 신도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자신에게는 무한하게 관대하지 않나요? 목회자가 성추행 같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교회와 성도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목회자의 죄악상은 그대로 덮어둔 채, 피해자의 눈물은 안중에도 없이 회개와 용서의 복음만 설파하지 않았나요? 세상 사람들과 언론이 교회의 일그러진 행태를 명확히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시정과 내부자정을 촉구했을 때 교회와 성도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사악한 세력의 음모다', 혹은 '교회가 좋은 일 많이 하고 있는데 왜 부정적인 모습을 부각시켜 교회의 대외 이미지를 실추시키냐'는 식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나요?
역으로 타종교, 특히 기독교계의 표적이된 불교계를 향해 어떤 짓을 자행하고 있나요? 야음을 틈타 사찰로 처들어가 사찰이 무너져 내리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지 않았나요? 그리고 서슴 없이 사탄 마귀, 귀신들린 사람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다지지 않았나요?
자신에겐 한 없이 관대하고, 타종교 신도들에겐 무차별적인 적대행위를 자행하는 교회가 과연 성서적인 모습인가요? 이런 교회를 향해 하나님께서는 무어라 말씀하실까요? 선지자 아모스의 입을 통해 증거하셨듯, 이 땅의 교회와 성도를 향해 '너나 잘해!!!!!'라고 하시지 않을까요?
종교는 신념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제3자가 신념체계를 건드리면 강한 반감이 일기 마련입니다. 교회를 향해 제기되는 비판여론에 대해서 교회와 성도들이 그토록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기독교 신앙과는 무관하게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문제는 기독교인들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인간의 자연스런 심리현상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지탄 여론에 대해서는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면서, 타종교에 대한 공격은 거리낌 없이 자행해 타종교의 신경질을 유발하는 것이 지금 이 나라 교회와 성도의 모습이란 말입니다.
교회와 성도가 타종교를 향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면 마귀의 권세 아래 있던 자들의 의식이 깨어나 교회로 발걸음을 돌릴 줄 알았나요? 불행하게도 이런 생각이 좋은 믿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이런 생각을 가진 목회자와 직분자들이 넘쳐나는 것이 이 나라 교회의 웃기지도 않은 현실입니다. 하지만 단언하건데, 이건 무지이고 오만이며 성서의 메시지 마저 왜곡하는 신성모독입니다.
제 이야기를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불교를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 불자가 아닙니다. 전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섬기는 사람입니다. 제가 하고픈 이야기는 다른 종교에 적대감을 드러내는 건 성경적이지 않으며, 지금 이 나라 교회와 성도에게는 외연적인 팽창 보다는 기독교계 내부의 자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는 말입니다.
이 땅의 교회가 제발 밖으로 눈을 돌리지 말고, 안에 있는 들보부터 빼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교회 자체가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어느 하늘에다 대고 세상 사람들을 향해 예수 믿으면 구원 얻는다는 메시지를 선포 할 수 있을까요? 또 어느 하늘에다 대고 불교는 사탄이고 빨갱이라는 말을 지껄일 수 있을까요?
지금 세상 사람들이 교회와 성도를 향해 뭐라고 하는 줄 알기나 하시나요? 여호와께서 아모스 선지자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하신 말씀, 바로 '너나 잘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시나요? 하긴, 대부분의 교회와 성도들이 세상 사람들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막고 있으니 들릴 이유가 없겠지요.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뻔한 변명만 늘어 놓으면서....
그러나 분명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을 통해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심을, 심지어 소치는 막대기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심을 말입니다.
좋은 글을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감사하구요.....
언젠가 아들(초6)과 이야기 하던 중에 깜짝 놀랐던 적이 기억이 납니다.
사진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사찰이 언급이 되었는데
아들 왈, " 그딴 곳에 와가노!"하면서 이어 나오는 말이
근본주의자들이 하는 말과 똑같아서 생략.
제가 타종교에 대해 적개심으로 언급한 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아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까 많이 당황 되더군요.
아마도 교회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았나 봅니다.
그 교회에 계속 애를 보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바꾼다 한 들.......
결국
타종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위해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교회 교육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