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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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다비안들, 그리고 교우들께
아직 마음과 몸이, 잘 회복되지 않네요. 너무 진부하기도 하고, 별로 달가워하지 않은 말, '시간이 약'이라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지, 시간이 그렇게 많이 지나가면 좀 누그러질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가끔 이런 생각은 합니다. 자고 일어나니, 10년 쯤 지나있으면 참 좋겠다, 또 아침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새벽,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고, 아이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면, 다시 잠들기가 힘듭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은, 사그러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원망이 풀린 건 아니지만, 하나님에 대한 원망보다는, 도희와 도영이를 위한 기도가 더 급하고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돌이켜보면, 당신께선 생사의 갈림길에서 몇 차례씩이나 아이를 살려주셨습니다. 그래도 발병하고 2년 5개월 넘게 데리고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 하나님의 은총이라고 받아들입니다. 또 도희를 지키지 못한 건, 못난 아빠의 잘못, 죄이기에, 지금의 이 고통은 그에 대한 벌로 달게 받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떤 글을 쓰고, 말을 한들, 도희의 육신이 더 이상 제 곁에 없다는 것은 뒤집을 수 없는 끔찍한 사실입니다.
하나님, 도희가 당신 나라에서 '至福'을 누리게 해주십시오. 이곳에서, 아빠가 자기를 지켜주지 못한 것은 다 잊어먹고, 오직 당신 나라에서 하나님의 모든 축복 속에 행복하게 지내게 해주십시오. 저희에게 남은 단 하나 뿐인 아이, 도영이와 늘 함께 하시고, 굳게 지켜주십시오. 더 이상 저희가 슬픔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사랑하는 다비안들과 교우들께 작은 부탁이 있습니다.
도희의 생일인 6월 28일을 예정으로, '김도희 도서관'(또는 '김도희 도서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영진 목사님이 계신 들꽃교회 문화관의 방 하나에 꾸미려고 합니다. 며칠 전 들꽃교회를 찾아 말씀을 드렸고, 목사님께서 흔쾌히 받아주셨습니다. 어린이 책들을 중심으로 환경과 생태를 다룬 책들로 꾸미려고 합니다. 저희는 책을 마련하고, 교회에서 책꽂이를 준비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낙동초등학교에 가서 아이들도 봤습니다. 그 아이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뛰어놀기도 하는, 도희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김도희 도서관'은 일단 300만원 어치의 책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또 분기별로 100~150만원 어치씩 책을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도희가 이식까지 할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던 비용을 들여서, 도희를 기리며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합니다.
부탁의 말씀은, 책을 후원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많이 액수를 후원해 주시길 부탁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1분기나 1년에 아이들 책 한 권씩 들꽃교회 김영진 목사님께 보내주시거나, 1만원 정도(책 한 권 살 수 있는 금액)를 도희 이름의 계좌로 후원해 주실 수 있을런지요? 이전의 기도 부탁에 이어, 또 부탁하냐,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염치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도희를 기억해 달라는 뜻에서,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생각에서, 다시 부탁 말씀을 올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차차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직 두 달 남짓 남았기에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김영진 목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다비안들과 교우들께도 거듭 감사드립니다.
오늘, 도희를 잃은 뒤 처음으로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회사 신우회 예배였는데, 참 괴로웠습니다. 공교롭게도 말씀의 주제가 '하나님의 영광'이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예배와 설교가, 이전까지와 몹시 다르겠구나, 과연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좀 좋아질까요? 시간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치유의 은총일까요?
사랑하는 다비안들, 그리고 교우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모든 분들의 건강을,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고맙습니다. -sg-
동참하겠습니다. 힘내십시요 어떤 미사어구로 위로해 드려도 해도 위로가 되겠습니까?
건강하시구요 좋은 일 시작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