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천양희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에 실린 시
'갑자기'가 재미 있어서 읽어드립니다.
갑자기
첫 강의 나간 C학관 강의실
참새 한마리가
휘익, 들어왔다 나갔다
웬 회오리바람인가
잠시 어리둥절했는데
저 쬐그만 것이
한순간에
정신을 번쩍 들었다 놓았다는 느낌
무슨 발상의 전환처럼 엉뚱했는데
다른 데도 아니고
시창작교실로 뛰어든 것이
나는 예사롭지 않아
곰곰 생각해보는데
시라는 것이
엉뚱하게 역비행도 해야 한다는 걸
보란듯이
보여준 것은 아니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