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Articles 7,958
관련링크 : |
---|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어린눈발들이, 다른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내리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곶감작업으로 조금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밤에는 가급적 일을 안하려고 하는데, 시간과 시일을 다투는 작업이라 농땡이 대장이
여유도 못부리고 꼼짝없이 붙잡혀 있습니다.ㅎㅎ
늘려있는 시집을 읽는데 안도현 시인의 겨울강가에서 시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겨울풍경과 잘 어울리고
뭔가 삶의 무게와 철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뭔가가 구체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지만...
"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산는 것이다"고 로댕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
삶은 이런 것이다.
감동하게 됩니다.
오늘밤도 전율하고
내일 복된 주일도 전율하며 세찬 강물소리와 살얼음으로 눈송이 하나 받는 삶을 살아야 겠습니다.
모두들 한 주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시를 이 밤에 읽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군요.
그가 노래하는 겨울강이 하나님처럼 다가오는군요.
이런 시는 아예 외워두어야겠어요.
깊은 밤에 곶감 작업하는 달팽이 가족에게 주님의 평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