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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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오랜만에 다비아에 들어와 봅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교회에서'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아마도 예배 중에 설교를 듣는 시간일 것 같은데,
맨
아랫줄에 왼쪽부터,
성경책을 펼쳐 놓았지만 딴 생각에 사로잡힌 여인,
아예 책도 덮은 채 자고 있는 여인, 그리고 뭔가 고민에 빠진 듯한 여인.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줄의 사람들은 설교자를 향하고는
있지만 역시 졸거나 고개를 숙인 채 무표정한 모습입니다.
어째서 저들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영혼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요?
심신이 피곤해서, 습관적으로, 설교가 재미 없어서, 아니면 예배가 생동감이 없어서?..
이유야 많겠지만 나 역시 설교자로서
저런 장면을 연출하고 있으니 좀 창피해집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저런 장면이 종종 연출된다는 것은 비단 설교자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말씀은 능력을 잃어버렸고, 복음은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
예배는 의무가 되었고, 교회는 다니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모든 것은 좀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책임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고, 우리 모두의 숙제가 무엇인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복이자 입추인데, 이 무덥고 습한 여름도 곧 가겠지요.
또 올해는 추석이 빨라 가을이 더 빨리 올 것입니다.
계절의 변화, 어김없이 비슷한 듯, 어김없이 다른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삶 또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맞아요. 여름비님 말씀대로 고흐가 한때 교회 전도사였다고 하더라구요.
아버지가 목사셨고요. 그런데 저런 그림을 그린 걸 보면
당시 설교자들이 참 재미없게 설교하지 않았나 싶어요.
요새 장경동목사님 같았으면 어디 졸거나 딴청 부릴 만 했겠어요?^^
아마, 틀림없이 근엄한 설교였을 거여요. ^^
참, 성당에서는 이런 우스개 소리가 있어요.
신자들 앉았다, 일어섰다, 나갔다, 들어왔다 시키는 이유가
졸음방지라고요. ^^
저는..
그런대로 쪼매 긴장하는 편인데도 저 위의 모습 거의 갖고 있네요.
겉으로가 아니라 속으로 말이어요. ^^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 봤네요. 고흐의 저 그림은
보이는 모습만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모습까지 그린 그림이라고..
누가 그러더라구요. 고흐가 가장 내면의 고민(신앙의 고민)이 절정일 때 그린 그림인 것 같다구..
그러니까, 본인의 내면상태를 간접표현한거 같다구..
지금 제 마음이네요. 솔직히...
앗, 반 고흐가 이런 그림까지 그렸군요.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군요.
어쨌든 부끄러워 제 얼굴도 붉어질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