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 -박목월, 박동규

Views 2044 Votes 0 2014.08.18 19: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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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추절入秋節                                     릴케 / 박목월 역

 

 

주여 벌써 가을입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

오늘은 당신의 진보랏빛 그림자를 해時計 위에 던지시고

광야에는 소슬한 바람을 보냅소서.

 

과수원의 풋과일이 넉넉하게 結實하도록

남쪽나라 두터운 햇빛을 2,3일만 더 베푸소서.
열매는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한 해 동안 모은 甘味로 향기로운 포도주를 빚게 하소서.

 

아직도 집을 마련하지 못한 자는 이미 집을 이룩하지 못하리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긴 겨울의 고독 속에 살게 되오리다.

밤중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긴 사연의 편지를 쓰고

그리고 가랑잎이 흩날리는 가로수 가로

불안스럽게 서성거리게 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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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시인이 번역한 릴케의 시입니다.

낯설지만 새롭게 느껴져 올려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수필집을 읽었습니다.

앞부분은 박목월 시인이, 뒷부분은

큰 아들이신 박동규 교수가 쓴 이 수필집을

소개하고 싶네요.

제가 4,5년 전에라도 이 글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랬다면 그토록 신경질적인 태도로 아이들을

양육하진 않았을지도 모르는데요.

 아쉬운 마음이큽니다.

시대는  너무 달라졌고, 어떻게 다른지는

잊은 채 무엇에 쫓기듯이만 살았는데

목월 시인의 자녀 양육에 대한 일기를 읽으며

인간이, 특히나 부모가 가져야할 덕목이 무엇인가

깨달아지고 저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웠고,

이제 장성해버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박동규 교수를 TV에서 볼 때

동글동글 웃는 얼굴, 어린아이 같은 천진하고 순수한

모습이 어디서 비롯되었나 알겠더군요.

뭐, 이제라도 노력하면 하나라도 나아지겠지요.

자녀와의 관계는 지금 이대로 고착되는 게 아니겠지요?

천천히 서로를 볼 수 있도록 감사하며 '인내'해야 한다는 걸

배웁니다.

 

비오는 월요일이라 뭐라도 올려보려고 들어왔다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즐겁게 보냈습니다.

.

 

 

 

박목월 박동규.jpg


profile

클라라

2014.08.18 20:43:17
*.227.122.250

여름비님,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오늘 김영진목사님 덕에

피천득선생님 수필을 집어 들었는데요,

거기에 우리 학창시절의 보석같은 <인연>이 있잖아요?^^

profile

여름비

2014.08.19 23:22:08
*.182.17.150

수필은 옛날 글들이 더 마음에 닿는 것 같아요, 라라 님.

인연, 다 읽으셨어요? 내용이 어슴푸레 떠오르는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마사코, 차 한 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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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2014.08.20 11:06:18
*.227.122.250

맞아요. 저도 옛날 글들이 훨씬 마음에 닿더라구요. 

여운도 길고요. 언젠가 윤오영의 <달밤>을 읽었는데,

달 뜨니까 한 밤중에 산책 나가고 싶더라니까요.^^

 

<인연>은 이렇게 끝나잖아요? 아마 기억나실걸요?^^

....아사코와 나는 절을 몇 번씩 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profile

정용섭

2014.08.18 22:36:57
*.94.91.64

박동규 교수님이 박목월 시인의 아들인 것을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시인이 평론가 아들을 두셨으니,

내 관심사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딸들만 둔 나로서는

부럽기 짝이 없군요. ㅎㅎ

요즘 늦장마가 며칠 계속되는 걸 보면서

여름비 님이 신바람 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profile

여름비

2014.08.19 23:42:15
*.182.17.150

박목월 시인과 박동규 교수님이 부자 관계인 걸

꼭 알아야하는 것도 아닌걸요. 시험에 나오지도 않구요,ㅎ

일제, 육이오를 겪으신 분이어서 내내 돌아가신 친정

아버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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