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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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절入秋節 릴케 / 박목월 역
주여 벌써 가을입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
오늘은 당신의 진보랏빛 그림자를 해時計 위에 던지시고
광야에는 소슬한 바람을 보냅소서.
과수원의 풋과일이 넉넉하게 結實하도록
남쪽나라 두터운 햇빛을 2,3일만 더 베푸소서.
열매는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한 해 동안 모은 甘味로 향기로운 포도주를 빚게 하소서.
아직도 집을 마련하지 못한 자는 이미 집을 이룩하지 못하리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긴 겨울의 고독 속에 살게 되오리다.
밤중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긴 사연의 편지를 쓰고
그리고 가랑잎이 흩날리는 가로수 가로
불안스럽게 서성거리게 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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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시인이 번역한 릴케의 시입니다.
낯설지만 새롭게 느껴져 올려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수필집을 읽었습니다.
앞부분은 박목월 시인이, 뒷부분은
큰 아들이신 박동규 교수가 쓴 이 수필집을
소개하고 싶네요.
제가 4,5년 전에라도 이 글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랬다면 그토록 신경질적인 태도로 아이들을
양육하진 않았을지도 모르는데요.
아쉬운 마음이큽니다.
시대는 너무 달라졌고, 어떻게 다른지는
잊은 채 무엇에 쫓기듯이만 살았는데
목월 시인의 자녀 양육에 대한 일기를 읽으며
인간이, 특히나 부모가 가져야할 덕목이 무엇인가
깨달아지고 저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웠고,
이제 장성해버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박동규 교수를 TV에서 볼 때
동글동글 웃는 얼굴, 어린아이 같은 천진하고 순수한
모습이 어디서 비롯되었나 알겠더군요.
뭐, 이제라도 노력하면 하나라도 나아지겠지요.
자녀와의 관계는 지금 이대로 고착되는 게 아니겠지요?
천천히 서로를 볼 수 있도록 감사하며 '인내'해야 한다는 걸
배웁니다.
비오는 월요일이라 뭐라도 올려보려고 들어왔다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즐겁게 보냈습니다.
.
맞아요. 저도 옛날 글들이 훨씬 마음에 닿더라구요.
여운도 길고요. 언젠가 윤오영의 <달밤>을 읽었는데,
달 뜨니까 한 밤중에 산책 나가고 싶더라니까요.^^
<인연>은 이렇게 끝나잖아요? 아마 기억나실걸요?^^
....아사코와 나는 절을 몇 번씩 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여름비님,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오늘 김영진목사님 덕에
피천득선생님 수필을 집어 들었는데요,
거기에 우리 학창시절의 보석같은 <인연>이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