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머리 아픈 인생

Views 1732 Votes 1 2014.09.05 14: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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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아픈 인생>

제가 아직 나이가 마흔이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디 가면 저의 유난히(?) 적은 머리숱 때문에
저를 40대 내지 50대로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제가 확실히 나이가 들어보이긴 합니다.
제 머리숱이 적은 것은 유전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젊은 날에 고민과 걱정, 갈등, 스트레스를
많이 겪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많이 쓰면...
탈모가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여러분들 생각에는 젊은 사람이 뭘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쓰고
고민을 많이 하나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제가 10대 청소년 시절부터 내일 모레 '불혹'을 바라보는
지금 이 나이까지 많이 고민하고 갈등하고 신경을 썼던 것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이 워낙 인생관이나 가치관, 철학, 사상 등이
독특해서 저의 그런 부분과 정반대되는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겁니다.
저는 정말 사고방식이 남다르고 독특합니다.
이 세상의 기준으로 봤을 땐 '도저히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몇 가지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우리나라가 교육열이 참 높아서 엄마들이
아이들 공부를 많이 시키죠.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엄마들의 극성 때문에
아이들이 그 많은 공부들을 하고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취미생활도 못하며 자기의 특기를 잘 살리지도 못하죠.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걸 이해를 못하는 성격입니다.

제가 왜 그런 걸 이해를 못하냐 하면,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며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 되게 하는 것', '진리를 탐구하는 것', '인생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아무런 교육철학이 없이
단순히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고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거기에 절대로 찬성을 할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공부를 할 것 같으면
차라리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바로 직업전선에 뛰어들어서 일을 하는 게 낫습니다.

제가 아직까지 미혼인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저의 교육관과 일치하는
교육관을 가진 여성을 만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성이 아무리 저에게 그런 식으로 자식교육을 하자고 말해도
저의 소신을 조금도 굽힐 생각이 없거든요.
'때려 죽여도' 아닌 건 아닌 거니까요.
그렇다고 아내 될 여성에게 무조건 제 생각과 사상을 강요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에게 그럴 권리는 없는 거니까요.
그런 교육관을 가진 여성은 자기와 교육관이 같은
남성을 만나야 원만한 결혼생활을 할 수가 있죠.
저는 그런 일로 여성 또는 아내와 굳이 '피터지게' 싸우고 싶진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이 세상은 그 원리나 논리 자체가
완전히 힘의 원리, 힘의 논리입니다.
힘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고 합니다.
힘이 곧 정의이고 윤리이며 도덕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강력한 힘', '강력한 리더십' 등의
말들을 많이 하죠. 돈이 힘이 될 수도 있고 권력이 힘이 될 수도 있고
명예가 권력이 될 수도 있고 강한 조직이나 강한 군사력이 힘이 될 수도 있죠.
저는 그런 걸 몸서리치게 싫어합니다.
저는 힘에 의해 다스려지는 세상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 아름다움, 문화예술적 가치에 의해
다스려지는 세상을 원하고 꿈꿉니다.

평소 제 소신 중의 하나가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입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주장하는 것은 '부드러움의 역설', '부드러움의 미학'입니다.
가장 약한 것,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한 것이고
그런 약하고 부드러운 것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힘의 논리, 힘의 윤리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반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니
10명 중의 9명이 힘의 논리, 힘의 윤리로 살아가더군요.
앞에서 언급한 교육 문제도 그렇고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
경제성장 제일주의, 교회성장 지상주의 같은 것들은
제 타고난 체질과는 완전히 상극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타고난 체질로 그런 세상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갈등과 번민, 고민, 스트레스 등을 겪어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머리카락이 다 빠져 버린 거죠. ^^

지금도 저의 걱정, 갈등, 고민은 현재진행형입니다.
항상 머리가 아픕니다. 이러다가 제가 '돌아버리지 않을까' 염려도 됩니다.

세상과 타협해서 적당히 살아갈 것인가,
저의 고유한 가치관대로 살아갈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서 매일매일 '정신적, 심리적 투통'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는 게 별로 즐겁지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하루 빨리 이 정신적 두통에서 해방되고 싶네요.
그리고 저 외의 다른 분들은
저처럼 이런 '머리 아픈 인생'을 살지 말고
기쁘고 행복한 인생을 사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

profile

여름비

2014.09.05 18:53:02
*.171.102.16

저도 머리 아픈데요.ㅎ 그런데

머리는 안 빠지네요.

숱이 너무 많아 집에서 자꾸 손을 댔더니

이상하여져 오늘 미장원 다녀왔습니다.^^

 

profile

정용섭

2014.09.05 23:21:44
*.94.91.64

꼭지글보다 위 대글이 더 재밌네요.

두통과 탈모의 관계성은 별로 없다는 말이군요.

추석을 앞두고 미장원에 다녀오는 건

우리의 오랜 전통이지요.

나도 어제 머리를 깎았습니다.

르네상스

2014.09.06 09:27:54
*.62.178.79

인간극장(다큐)을 무한도전(예능)으로 보셨군요. 제 글솜씨가 부족한가 봅니다.
profile

또다른세계

2014.09.06 09:50:02
*.62.188.91

ㅎㅎ 그러게요~

제가 보기에도 정말 인간극장인데

위의 두 분이 재밌는 예능으로 보셨네요~

글 솜씨 좋으세요~ 잘 읽고 갑니다~^^

profile

여름비

2014.09.06 10:25:00
*.7.46.173

아닙니다.ㅎ 당연히 저도 인간극장으로 읽었습니다.^^ 98%이상 공감하구요~* 당연히! 글도 너무 좋구.. 특히 이런 표현 '돌아버리지 않을까 염려가된다'는 말.ㅎ 그래도 너무 우울해지지 않도록 머리카락이 더 빠지지 않도록 기쁨을 찾도록 합시다!한가위 달이 밝겠어요~ 추석 잘 보내세요~*^*^*(이모티콘 너무넣으니깐 오글거리네요~*)

르네상스

2014.09.06 16:09:01
*.181.83.140

제가 댓글을 오독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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