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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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어떤 모습으로 올까?
각양 각색의 단풍과 열매들이 가을의 풍성함과 다양성을 드러내듯이, 오늘 저희 산청성공회교회에 오신 분들도 다양한 모습으로 오셨지만 한 믿음안에서 아름다운 교제와 성령의 충만함이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매달 한달에 한 번 신학공부를 하면서 교우들과 정목사님을 한 번 모셔서 자리를 한 번 같이 하자는 말이 나와 우쿵님이 정목사님과 연결되어 저희 산청교회에 한 번 오시기로 했습니다. 작은 소모임으로 하려는 취지였는데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규모가 큰 모임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지리산 산청의 가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고 1부 성공회 감사성찬례 예배도 한마음으로 같이 드렸습니다.
다른 교단에 오신 분들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모두들 한마음으로 전례예배를 기쁜 마음으로 드렸습니다.
끊임없이 우리의 오감을 통해 하느님과 교통하며 우리의 믿음을 고백하고 우리는 작아지고 하느님만 홀로 예배를 받으시는 아름다운 예배를 같이 드렸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2부 행사로 접어들었습니다.
정목사님 특강에 앞서 저희 교우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와 찬양이 있었습니다.
저가 시낭송을 했고요..
도종환님의 "단풍이 드는 날"과 김재진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를 낭송했습니다.
가을 손님들에게 가을에 알맞은 시를 외워서 낭송했습니다.
그 중 "단풍드는 날 " 한 번 감상해 보시죠....
단풍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정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저의 시낭송이 끝나고 저희 교회에서 준비한 특송 "주는 내 목자시니"를 4부로 불러습니다.
언제 불러도 마음에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는 찬양이었습니다. 참, 저희 교회교우들이 신부님 가정 포함하여 10여명 정도이지만 참으로 역동적인 힘을 가진 교회입니다. 저희 교우 중 한 부부가 신부님 설교말씀 듣고 무언가 영감을 받고 아람어로 주기도문을 불러 주셨는데 얼마나 감동있게 불려 주었는지 눈물이 나더군요. 몇 주 전 동생을 떠나 보내고 아직 마음의 상처가 남아 있을 텐데 보이지 않는 믿음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목사님의 "성서는 텍스트다" 신학 특강이 이어졌습니다.
1시간 가량 진지하게 성서와 인문학, 우리가 성서를 어떻게 이해하고 읽어야 하는지 놀라운 방식(?)으로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 요즘 사모님이 밥을 잘 안해 주시는지 예전에 볼 때보다 눈매가 더 날카롭고 살이 빠져 보였습니다.ㅋㅋ
요약정리는 제가 힘들니깐 넘어가고...
드디어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난 현장입니다.
비록 물고기 두마리 보리떡 다섯개는 아니었지만, 저희 교우들이 각자 조금씩 음식을 준비했는데 이게 웬 일인지 음식이 우리가 생각보다 너무나 풍성한 식탁이었습니다. 아, 이게 오병이어구나!!! 배불리 먹고 남은 음식도 나누어 드리고 그리고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보관해서 다음에 먹어야 할 판입니다. 50명 가량이 이렇게 풍성하게 남는 하늘의 잔치였습니다.
저녁이 되고 어두워지고 찬 기운이 돌았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기쁜 마음으로 각자의 삶으로 흐트졌습니다.
이젠 흐트지는 교회로 일상에서 기도와 노동의 삶을 살아갑니다.
꺼질것 같은 희미한 불빛이 더 분명하게 다가오는 충만한 하루였습니다.
<1부- 성공회 감사 성찬례>
<2부 들어가기 전 휴식 시간>
<2부-시낭송 및 산청교회찬양>
<정용섭 목사님 특강>
<오병이어의 현장>
달팽이 님,
어제 산청 성공회성당에서 전례예배를 드리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정말 안 다녀갔으면 평생 후회할 뻔 했습니다.^^
신부님 말씀, 시 낭송, 시편23편 찬양, 아람어 주기도송 모두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예배드리고 나왔을 때 쏟아지는 햇살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며느리는 집에서 일하게 하고 딸에게만 쐬게 한다는
햇볕이 산청 교회와 마당에 가득하더군요.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이처럼 가득 받고 사는데 그걸 잊고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한 삶을 사는 게
아닌까 하는 생각도 했구요..
감사합니다! 정성어린 손대접을 받고 돌아 나오는데
이렇게 대접을 받을 이유가 나에게 있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부끄러워지더군요.
저에게도 잊혀지지 않을 하루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평화로운 시간이 얼마나 더 저에게 주어질지요.
교회당 위치가 정말 끝내주더군요.
깊은 산사에 들어와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완전히 남향에다가 앞쪽으로 가깝게 멀게 산능선들이 이어져 있네요.
얼마 되지 않는 산청교회 신자들은 일당백 이상을 하시는 분 같더군요.
노래는 왜들 그렇게 잘 하시는지요.
표정도 평화롭고 마음도 따뜻하고,
어제 영적으로 배불렀습니다.
그곳 교회 신부님 목소리며 찬송가 부르는 솜씨가
성악 전문가 저리 가라 할 정도네요.
어제도 제가 한 말씀드렸지만
성공회 신부가 되고 싶어도
전례를 진행할 때 노래에 자신이 없어서 안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달팽이 님의 시낭송을 듣고 있자니
수년전 충주인가 어딘가에서 다비아 연합수련회가 기억났습니다.
그때도 달팽이 님이 상당히 긴 시를 외워서 낭독하셨지요?
그때로부터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때 수련회에 참석했던 분들 중에서
지금 부산에서 성공회 개척하신 신부님과
미들타운 천미혜 님이 어제도 오셨더군요.
어제 환대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신부님과 신자들 모두에게 인사를 전해주세요.
만삭 된 몸으로도 우리 주위를 배회하던 개가
오늘 내일 하던 거 같던데
출산했는지 모르겠네요.
주의 평화.
여기에 오니
좀 더 자세한 내용과 사진들을 볼 수 있네요~
중간에 홀로 시낭송하시는 분이 달팽이님이시죠??
오병이어의 현장이 참 풍성해 보입니다~
제가 오징어숙회 정말 좋아하는데 그것도 있고~~
바른 말씀, 좋은 사람들과 만남, 맛난 식사, 아름다운 풍경들...여기가 천국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