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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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여름,
일터에서 일을 끝내고
원고를 몇 시간 다듬고
아주 밤 늦게 집에 들어왔던 날입니다.
어둠 속에서 제 막냇동생이 이불 위에 앉아 다리를 북북 긁고 있었습니다.
가방을 내려놓고 불을 켜보니 동생의 허벅지는 진물과 피가 뒤엉켜 고약한 모양새를 하고 있더군요.
막냇동생은 지적장애를 갖고 있고, 지독한 아토피 피부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아야 했을 만큼 중증 아토피지요.
분말 마데카솔을 뿌린 후 거즈 처리를 해주다가 동생의 손톱을 보니
사이사이 검붉은 피딱지가 끼어있었습니다.
화가 났어요.
아주 많이요.
욥의 아내가 욥을 향해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말했던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욥의 아내가 대단한 악처가 아니라 나 같은 평범한 인간이었구나, 정말 정확한 표현이구나 싶더군요.
제 남동생 둘은 모두 지적장애인입니다.
엘리바스, 빌닷, 소발 그리고 엘리후가 욥에게 했던 말들을
어려서부터 수도 없이 듣고 자랐어요.
죄를 지었다, 저주받았다, 이런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어렸을 때는 진심으로 회개하면 동생들이 정상인이 되는 줄 알았어요.
목에서 피가 나오도록 기도하고 기도해도 동생들은 똑같더군요.
이상했어요. 사람들이 충고해주는 말이 하나도 맞는 게 없었습니다.
더 깊은 신앙을 주시려고 연단하시는 것이라는 말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이상했어요. 더 깊은 신앙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분노만 켜켜이 쌓였으니까요.
이 모든 고난 후에 갑절이나 복 받았으니 얼마나 좋으냐, 이런 설교를 들을 때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싶더군요.
가학적인 하나님이라는 생각을 저는 해왔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도 이따금 합니다.
제 신앙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세상은 굴러가고 있고, 하나님은 늘 그렇듯이 별 말씀이 없으십니다.
네가 이 천지만물을 지었느냐, 이런 식의 둘러가는 모호한 답변 말고
왜 이런 알 수 없는 고난이 벌어지는 것인지 정확하게 딱 떨어지는 정답을
귀가 찢어지도록 크게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없겠지요.
예. 그런 것은 기대도 마세요. 없습니다, 없어요.
다비아 홈피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깊은 절망에 빠져 있는 분이 계시다면,
간절히 길을 찾고 있는데 아무리 찾고 찾아도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한 분이 계시다면,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가 없이는 하루도 숨쉬기 힘든 분이 계시다면,
그분들에게 먼저 이 "욥 이야기"가 가닿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꼭 그분에게 "욥 이야기"가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그거면 충분할 것 같아요.
P.S. 오늘 서울샘터 10주년 기념 행사 자리에서 출판 소회를 말씀드리다가.... 예... 좀 울었어요. 약간요.ㅎㅎ
원고 다듬다가 우는 날들이 종종 있었는데 오늘도 울었습니다. 늙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미혼으로 늙어가는 게
억울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제 신앙적인 고민을 10여년이 넘도록 진지하게 함께 해주시는 목사님 때문....
에이...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이불킥 하이킥 날리면서 자야겠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수고와 정성으로 만들어진 <욥 이야기>책을 받았습니다.
귀한 책을 받고 보니 너무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물처럼 받은 이 책을 잘 읽는 것이 작은 보답이 되겠지요
저희 토기장이의 집 식구들은 <기독교가 뭐꼬>, <주기도란 무엇인가>를 읽고
함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후에 <욥 이야기> 함께 읽을 계획입니다.
은빛그림자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언제 황매산 자락에 오실 일이 있으시면 차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정목사님은 좋으시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벗들이 곁에 있으니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서두르며 기다리며...
기차안에서 답글을 적습니다.
아직 5정거장 정도 남았어요.
기차에 오르자마자 피곤한 몸은 뒤로한채 욥기책부터 펴들었습니다.
술술 읽혀집니다.
얼마나 다듬고 또 다듬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잘 정리가 되어있어서 다비아에 틈틈이 들어가서 읽었던 때와는 다르게 머리속에 정리가 착착 됩니다.
새롭게 와닿는 부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은빛님의 그 명랑함속에 아프고 고달픈 삶을 보니..
'은빛 그림자'라는 닉네임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ㅎ
너무 귀한책 출판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번 서울샘터교회 10주년도 정말정말 축하드립니다.
''영적 노숙자'' 들과 함께하시고 이끌어주신 하나님의 통치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여성회관 4층 엘리베이터를 내려 기둥을 도는 순간에
생면부지의 저를 대면하면서도 단번에 알아보더군요.
역시 고수는 고수끼리 통하는게 있는가 보지요.
한 주간 칼을 갈며 진검승부를 별렀건만.
첫 대면순간에 경계심이 눈 녹듯 녹아난건 무슨 연고이던가요?
오늘 이 댓글을 달면서 우울한건
영혼 깊은 곳에 응어리졌던 남모를 가슴앓이를 다비안들에게 토설해냄으로써
알게된 '연로한 소녀' 은빛의 영혼 민낯에 덕지덕지 쌓여있는 피멍을 훔쳐보았기때문인가요?
동병상련의 연민이 목젖까지 치밀어 오르는군요.
그 모양과 무게는 다를지라도 우린 다들 사단의 가시를 달고 살겠죠?
그 가시를 제거해달라고 눈물과 한숨으로 범벅된 간구를
우린 이제껏 바울보다 몇 십배는 더 자주 토했겠죠?
어느 날은 감사의 제목이 되었다가도, 어느 날은' 정말 계속 이러실겁니까?'
한 입으로 찬송과 저주를 되풀이하며 감히 겁박도 드렸겠죠?
그러나 '무응답도 응답''이라는 성경 언어의 유희만 확인할 뿐이 아니었던가요?
은빛님은 욥기출간 과정의 긴 사투를 통해 어떤 유익과 도전을 얻게 되었나요?
"개뿔! 남(다비안) 좋은 일만 시켜부렀지... " 그런건 아니었나요?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린 , 그래서 내 처지와는 대조되는 하나님의 불공평과 심술에
다신 들춰보고 싶지 않는 성경이 되어버리진 않았나요?
그 분이 오늘 나를 대동하고 욥에게 그리하셨던 것처럼 신묘막측한 우주창조의 비밀을
설혹 목도케 해주신다 해도,
"그래서요? 욥은 욥이고 나는 나잖아요. 이게 나와는 무슨 상관이란 말예요?"
"욥처럼 재를 뒤집어 쓰고 옷을 찢고.. 아직 그 회개가 없어서 제겐 욥보다 훈련기간이 긴건가요?"
대들고 싶지는 않던가요?
지난주 정 목사님 설교문처럼
남모를 가슴앓이를 짊어지고 광야에 나가 외로이 그 분을 독대하며
내 환도뼈가 부러질때까지
내게 이 일을 허락하신 당신의 뜻을 깨닫기까지 그 분을 놓지 않는것
언제까지? 우리가 소천하는 날까지..
그것말고 신통한 방법이 있을까요?
구약에선 해피엔딩으로 끝내신 하나님이 어쩌면 신약인 오늘
나를 통해 "욥기 2탄 - 은빛편' , "욥기 2탄 - 은나라편", "욥기 2탄- 하늘 연어편"을 쓰고 계신건 아닐까요?
또 그 결말이 구약처럼 해피엔딩만으로 끝나지 않을것임은 다비안들이라면 넉넉히 예견하고 있겠죠?
가끔 올라오는 은빛님의 글을 읽으며
은빛님 사고(?) 한번 치겠는데 생각했는데
이렇게 멋진 책이 나올 줄이야..
책을 붙들고만 있어도 좋으니..
살면서
쉽게
고난에는 뜻이있다
고통은 숨겨진 축복이다
고난이 고난으로만 끝나면
가장 불쌍한 자다. 등등
이런 말을 들으면
4대째 신앙을 이어 왔다는 못해(?) 신앙답게
의심없이 생각없이
마음을 다 잡으며
감동했지요.
욥기 38장
네가 아느냐? 아느냐? 아느냐?
하나님 음성 앞에
오메 기죽어 하며
욥처럼 진심으로 고백도 했지만
뒤끝에는 치~~
모르는거 다 알면서 치사하다!!!
인생을 쬐끔 살아보니
왜 이렇게 인생들이 불쌍한지
고단한 몸이 왜케 서러운지
하나님!
부활의 몸이고 영광이고 새하늘 새땅, 이런거 다 원하지 않아요,
숨 쉬는 이 땅에서 좀 편케들 해주셔요.
자식을 키워보니
어미는 어떤 개자식이라도 끝까지 품고
자식을 위해서는 불구덩이도 뛰어든다는 맘 알겠는데
이 사랑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느 땐 하나님이 우리보다 더 쪼잔하신거 같아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같은 운명인 인간끼리 용서고 뭐고 있나요?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도 하나님을 용서하게 하옵시고..'
은빛님의 글을 읽으니 이렇게 기도하고 싶은 밤입니다.
은빛님 ! 우리 쿨~하게!! 하나님을 용서해요...
목사님! 성서 한 귀퉁이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용서를 비는 내용이 있나요?
책 잘 받았습니다.
은빛 그림자의 수고로 누구는 맘 편하게 책을 보네요, 감사합니다.
은빛 그림자의 이야기에 꼬리를 물어 봅니다.
아주 친한 선배의 아들이 지적장애인 1급입니다.
(선배는 만성신부전증 환자)
나이는 20살이 넘었는데 지적 수준은 4세 수준에 몸무게는 120kg 육박합니다.
어렸을때 부터 물놀이 좋아한다는 선배의 말에 한달에 2번 이상 주말에 수영 강습을 1:1로 제가 시키고 있습니다.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 보유 ^^)
강습 조건은 아무런 부담없이 하기, 고마워 하지 않기, 선물주지 않기로 약속하고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3번정도 강습했는데 가르친다는 말보다는 그냥 같이 1시간 정도 물놀이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50m수영장을 약 1200m 이상 정도는 수영 내지 물에서 걷기를 합니다.
아이가 싫증나지 않을때 만큼만 합니다.
그냥 제가 재미있어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요즈음 복잡한 제 마음이 더 치료받네요.
좀 상황이 되면 운동으로 실내인공암벽도 한번 시켜볼까 생각중입니다.
누군가를 통해 행복을 느낀다는 감사한 일이지요.
은빛 그림자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감사하기에 또한 본인에게도 행복감이 밀려 오겠지요. ^^!
그것이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운명이라고 할까요. ㅎㅎㅎ
만나러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목사님 글 댓글에 제가 성경 1독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면서
감정이입이 되어 참 많이 울었던 것이 '욥기'였다고 했었지요.
그 때가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이었던 같습니다.
울보라 적고 박은숙라 쓰신 목사님 사인에서 은빛님 아픔을 봅니다.
그런 삶이셨군요. 힘을 내세요.
밝게 웃는 모습 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