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29일

대제사장 관저에서(12)


침묵하고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거늘 대제사장이 다시 물어 이르되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14:61)


두 번에 걸친 대제사장의 질문 앞에서 예수님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뭔가 예수님에게서 꼬투리를 잡기 위해서 질문을 던졌지만 아무 소득이 없었습니다. 이제 대제사장은 단도직입적으로 세 번째 질문을 던집니다.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

이 질문도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 하나님의 아들이나 메시아를 사칭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말이나 초능력적인 행위로 사람들을 미혹했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그들이 사이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에는 그런 이들이 수없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노골적으로 메시아를 사칭하는 이들도 있고, 그것을 암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민중들이 그들에게 미혹당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들에게 어떤 초능력적인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것이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더 검토해야겠으나 어떤 이들에게 그렇게 보인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다른 하나는 민중들이 심한 불안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회적으로 불안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마치 물에 빠진 사람처럼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이 됩니다.

대제사장은 예수님이 바로 이런 사이비 교주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상투적인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당신이 신의 아들 메시아인가 하고 말입니다. 그는 문제를 잘못 짚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정확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일반화해 버리는 오류에 빠졌습니다. 이게 바로 전문가들의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자신들의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 안에 갇혀서 결정적인 진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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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09.08.29 08:06:54

계속해서 예수님을 조롱하는 종교지도자들.

이들의 하나님에 대한 전문가이지만 근본적인 한계때문에 바로 예수님을 바로 보지 못했다고 정목사님께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전문가는 때론 자기의 권의를 파괴시키고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인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예는 아니겠지만, 한 연구가가 한 실험에서 계속해서 실패을 합니다.

그러다가 잠깐의 여유 또는 다른 일상생활에서 실패한 실험의 실마리를 찾습니다.

학문적인 권위와 수많은 시행착오의 데이타가 있는 기본적인 상태에서

실오라기 같은 작은 실마리에서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합니다.

 

그렇다면 그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이 하나님에 관한 진정한 전문가라고 하면,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참 하나님을 바라볼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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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09.08.29 23:37:07

전문가도 전문가 나름이겠군요.

진리를 향해 열린 전문가인가,

아니면 자신의 지식에 갇힌 전문가인가로 말입니다.

 

당대에 예수의 정체성을 알아본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제자들도 몰랐구요.

어머니 마리아도 몰랐겠지요.

그것은 비밀이었으니까요.

비밀 이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복 받은 사람들입니다.

좋은 주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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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훈

2009.08.29 23:54:15

 "네가 그리스도냐?" 하는 질문, 추궁(?)은 지금 신자들도 하는거 같습니다..

예수의 메시아성은 2000년전 은폐와 계시(목사님 표현을 빌렸는데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보여졌고 역사속에서 인식되고 고백되어져서 지금 우리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것일텐데 우리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안다고 해서 예수께서 사신 당시에 스스로 메시아임을 주장하였다고 신약성서를 인용해서 주장하는 것은 예수를 잡았던 대제사장들 처럼 "네가 그리스도냐?"고 추궁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달마다 한번씩 제 블로그에 와서 댓글을 다시는 분이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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