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30일

대제사장 관저에서(13)


침묵하고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거늘 대제사장이 다시 물어 이르되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14:61)


앞에서 우리는 대제사장의 세 가지 질문을 각각 짚었습니다. 여기서 다시 보충하겠습니다. 그 질문에는 그럴만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너는 아무 대답도 없느냐?”는 질문은 단순히 침묵하신 예수님의 태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너를 치는 증거가 어떠하냐?”는 두 번째 질문은 예수님의 생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두 질문은 차이가 있습니다. 태도에 대한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커피를 마시느냐, 아니면 주스를 마시느냐 하는 것처럼 취향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생각에 대한 것은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있습니다. 즉 진리논쟁의 차원입니다.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는 세 번째 질문은 더 위험합니다. 진리 논쟁은 나름으로 대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각각 입장을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반대 논리를 전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리스도냐 하는 질문은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것은 종교재판의 차원입니다. 14-16세기에 만연했던 마녀재판을 기억해보십시오. 마녀로 지목된 여자는 재판정에서 단지 예와 아니오로 대답해야만 했습니다. 일단 찍히면 거의 모든 여자들이 죽어야만 했습니다.

우리가 대제사장의 입장을 고려해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 번째 질문을 했다고 말입니다. 대제사장도 빌라도처럼 예수를 무작정 제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일단 심문을 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서 처리할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네가 그리스도냐?” 하고 물었겠지요. 이건 마지막 질문입니다. 피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예수의 운명은 이렇게 어떤 방향을 향해서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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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09.08.30 09:28:18

긴장이 감돌면서 예수님을 조롱을 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가는군요.

세번째 질문 자체가 이미 그들이 앞으로 행할 폭력적인 방법을 암시해서 보여주고 있네요.

여기서 질문에 대한  대답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종교지도자들은 앞으로의 결과를 이미 정해놓고 치러진 재판이기에 어떠한 변명도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침묵의 대답으로 일관하지 않으신가 라는 생각을 품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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