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바(James Barr)라는 신학자는 근본주의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보고 있소. 1) 성서 안에는 어떠한 오류도 있을 수 없다는 성서 무오성에 대한 특별한 강조. 2) 현대 신학이나 방법론 및 비판적 성서 연구의 결과나 해석에 대한 반발. 3) 자신들의 종교적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 자들은 모두 “진정한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확신.
제임스 바의 설명은 크게 어긋나지 않소. 이런 근본주의 속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소. 위의 세 가지 특징을 부언하리다. 첫째, 근본주의자들은 성서를 문자적인 차원에서 절대적인 문서로 믿소. 문서라는 말도 그들에게는 불경하게 들릴 거요. 그런 입장을 보통 축자영감설이라고 하오. 하나님이 글자 한자 한자에 영감을 불어넣어 완전하게 기록했다고 믿는다오.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예쁜 여자 담임선생임은 변소도 가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오.
둘째, 근본주의자들은 성서에 대한 역사비평을 부정하오. 역사비평은 성서를 다른 고대 문서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산물로 보고 접근하는 성서연구 방법론이오. 근본주의자들이 볼 때 역사비평은 하나님의 말씀을 훼손하는 거요. 그래서 그들은 최소한 학문적인 신학을 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받아들이고 있는 성서 문서설도 거부하오. 성서 문서설(J, E, P문서)은 예컨대 창세기도 한 사람이 쓴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글을 편집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오.
셋째, 근본주의자들은 자신들만이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오. 모든 종교가 절대적인 경험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없으나 자신만을 진리의 유일한 척도로 간주한다는 게 문제요. 자기들 공동체에 들어온 사람들만 구원받는다고 선동하는 이단들의 행태와 어느 점에서는 비슷하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한국 기독교는 대부분 근본주의적인 특징을 보이는 것 같지 않소? 재미있는 것은 다음이오. 근본주의가 세계 교회에서는 마이너리티인데, 한국에서는 머저리티라는 사실이오.(2010년 7월6일, 화요일, 다시 햇살)
정목사님 장마에 별일 없으시죠
늘상 감사드립니다.
이런 류의 글을 이곳에 올려야 되는지 모르지만서도
목사님께서 근본주의의 특성을 말씀하시기 때문에
평소에 느꼈던 궁금증을 말씀드립니다.
목사님 혹시 설교무오설(제가 만들어낸 용어)를 들어보셨는지요
이 주장이 작금의 한국교회의 주류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목사님 및 교인들의 생각중의 하나가
하나님의 종으로 택함받은 목사님들은 설교시 하나님께서
그 입술을 주장하여주셔서(표현을 그대로 옮김) 설교가 행하여지기 때문에
목사님들의 설교에 오류가 없다고 말합니다.
또는 설교준비과정에 성령님께서 감동을 주셨기 때문에
목사님의 설교에 하자가 없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목사님의 의견 특히 설교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바로 하나님의 생각에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형국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불순종이라는 단계까지 나아갑니다.
혹자는 목사님께 불순종하는 것이 왜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것이냐고 반발하겠지만
작금의 한국교회에서 "주님의 택함받은 종"이라는 말처럼 무소불위한 전가의 보도는 없습니다
정목사님의 설교비평이 아마도 작금의 한국교회에서는 상당히 낮설게
받아들여질 것이라 판단됩니다.
어떻게 목사님의 설교가 비평대상이 되는가, 주님의 종의 말씀이 틀릴수가 있는가
정목사님 이런 류도 근본주의 한 형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