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드는 삶!

Views 2960 Votes 2 2010.09.20 23:53:24

 

     어제 설교 “우리의 주인은 한 분이다!”에서 못 다 한 말을 오늘 보충하고 싶소. 돈 안 드는 삶의 영역을 확대하고, 거꾸로 돈 드는 영역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소. 돈의 지배를 받는 게 아니라 돈을 다스리는 삶을 가리키오. 그게 쉽지는 않소. ‘돈이 웬수’라는 말도 있소. 돈 때문에 웃고, 돈 때문에 우오. 이수일과 심순애의 애달픈 사연도 역시 돈이 문제였소. 여자는 사랑에 기울어지오, 아니면 돈에 기울어지오? 요즘의 세태는 더 노골적으로 돈을 밝히고 있소. 돈을 많이 벌면 유능한 사람으로, 못 벌면 무능한 사람으로 간주되오. 목사도 교회 헌금을 끌어올릴 때 능력 있는 목사로 인정을 받소. 이런 세상에서 온 안 드는 삶이 가능하겠소?

     돈 안 드는 삶의 영역을 몇 가지 예로 들었소. 숨쉬기, 세상보기, 교회본질 찾기 등이오. 동네 아이들과 이야기하기도 돈이 들어가지 않소. 햇볕 쬐기, 외로운 사람에게 말 걸어주기, 동네청소하기 등도 돈과 상관이 없소. 집 청소와 설거지 하기도 돈이 안 드오. 이런 일들을 재미없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거요. 쇼핑, 부동산 투기, 고급 레스토랑에서 양식 먹기처럼 돈이 많이 드는 일들에서나 신바람을 느끼는 사람들이오. 큰 착각이오. 생각해보시오. 여기 5만 원짜리 점심을 먹는 사람과 5천 원짜리를 먹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누가 맛있게 먹을 수 있겠소? 배고픈 사람이오. 배가 고프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비싼 먹을거리를 놓고도 맛있게 먹을 수가 없소. 브라질의 아마존 밀림에서 사는 원주민들은 거의 돈이 들어가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오. 그들은 그냥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을 먹는 것만으로 행복하오.

    오늘 돈이 많아야만 행복하다는 착각을 벗어나야 하오. 물론 오늘의 세상에서 돈 없이 살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오. 그렇기 때문에라도 우리는 돈의 역할을 자꾸 줄어가야 하오. 위에서 숨쉬기, 햇볕 쬐기를 말했지만, 그런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에서 돈의 역할을 줄여나가야 하오. 일단 교회만 놓고 말해봅시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헌금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소. 그걸 줄여나가야 하오. 헌금은 적게 하고, 교회 운영을 돈 적게 들어가게 하는 거요. 헌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소만 줄일 수는 있소. 경조사비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오. 그것도 대폭적으로 줄여야 하오. 조 아무개 경찰청장은 조의금으로 받는 돈이 1억 몇 천만 원이라고 했소. 이런 문제를 단 시일에 고칠 수는 없소. 사회구조와 관습이 고비용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오. 그런 상황에서도 개인들이 생각만 정확하게 한다면 상당한 부분에서 돈의 역할을 줄일 수 있소.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것보다는 적게 벌어서 적게 쓰는 게 훨씬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분명하오. 동의하시오? (2010년 9월20일, 목, 비와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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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아빠

2010.09.21 12:23:56

상당히 동의합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자면 인간의 영역을 좁히는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넓히는 것이라고 받아들입니다.

 

늘 그렇듯,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겠지요. 아이들을 이 사회에서, 자본주의건 신자유주의건 유럽식 복지국가건, 키우려면, 입히고 먹이고 교육시키려면, 어쩔 수 없이 돈이, 때로는 적잖은 돈이 든다는 것. 이 사회에서 거처를 구해 살려면 또 돈이 든다는 것. 이 큰 틀을 나와 내 가족만이, 혹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부정하고 뛰쳐나와 살 수 있느냐는 것. 이런 것이 문제지요.

 

그렇다고 지금의 이 인간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며 살기도 어렵고. 영혼을 갉아먹는 것을 뻔히 아니까요.

 

어떻게든 절충하느냐, 순치되느냐, 아니면 결단하느냐. 너무 도식적일지 모르겠네요. 한가위에 생각할 것치고는 좀 무겁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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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0.09.21 12:50:06

스콧니어링이 전국을 들면서 강연하다가 점심때가 되어서 점심을 먹으려고 가방을 열어보니

도시락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그가 채식주의자였기 때문에

항상 자기 도시락을 들고 강연을 다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가 인근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다고

 

양지바른 따뜻한 햇살을 보고 거기서

한시간 가량 따뜻한 햇살과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점심을 먹지 않고 강연을 했다고 하네요.

그가 강연을 끝나고 나서 밥을 먹은 것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발산했다는 이야기를 그의 책을 통해 보았는데...

 

정말 돈 안들이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봅니다.

추석연휴 돈 안들이고 행복해 지는 방법을 더욱 간구해 보아야 겠는요...

 

복된 한가위 되시길 바라며...

 

비오는저녁

2010.09.25 10:46:08

평생을 고향을 그리워 하면서 사시던 피난민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이땅은 나그네와 행인으로 살야야 한다는 말씀을 늘 하시곤 했습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돈이 가진  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삶의 형태와

언제든 떠나고자 할때 떠날 수 있는  살림 살이는  젊을 때 부터 자연스런 저의 일부입니다.

먹고, 입고,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그것들도.

대안이야 사람마다, 가정마다 다르겠지만요.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 거의 새 옷을 입은 적이 없는데, ( 입던 옷 파는 곳에서 ) 

그것 때문에 결핍을 느끼거나

관계나 예의에 어긋 난적이 없습니다.   정중한 자리가 많은편에 속하는데도.

그런데도 정기적으로 옷을 정리해서 기부(?) 해야 하는 신기한 일이 생기니 원.

그리고 아무리 굴러다니는 동전으로 중고 옷을 사 입긴 해도, 나름 색깔과 유행도 맞춘답니다.^^

사람들 반응도 재미있게 관찰하고.

아이들 교육은 '경쟁 구도'에서 자유롭고, 생긴대로 살자로 나가는데

이게 좀 만만하지도 않고, 할 얘기도 많지만, 그래도 걸어갑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집사는데 평생의 큰 돈 들이고 빚지는거

내 아이들 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대안을 찾고 그것대로 하려고 합니다.

 

정목사님 말씀처럼 적게벌어 적게 쓰는 삶의 형태는, 많이 벌어서  많이 구제하려는 삶보다도

더 유용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캇니어링이나, 윤구병, 권정생 같은 분들이 아니라도

예수께서도 거기 그렇게 사셨던 삶과 말씀이 있는데

자꾸 '현실적'이 아니라고 하니, 그게 더 이상할 때가 많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죽음을 제대로 마주한 지난해에

나 뿐 아니라 ,행여 내 자식들이 길에서 죽음을 맞이한다해도

두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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