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하루와 소중한 하루!

조회 수 2750 추천 수 1 2010.10.06 23:14:02

 

     그대는 오늘 하루 뭐 하며 지냈소? 공장에 나가서 일했을 수도 있고, 학교에 가서 배우거나 가르칠 수도 있고, 직장을 구하려고 알아보는 중인지도 모르고, 달콤한 연애를 했는지도 모르겠소. 대박을 꿈꾸면서 사업을 구상하거나 매출을 올리려고 부하 직원들을 닦달했을 수도 있소. 가정에서 청소하고, 아이 보고, 밥 하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을지도 모르오. 다 각각의 하루였소. 그런 하루가 쌓여서 한 달이 되고, 그런 한 달이 쌓여서 일 년, 그런 일 년이 쌓여서 한 평생이 되오. 그렇다면 결국 하루의 일상이 한 평생이라는 말이 되오.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그대가 눈치를 챘을 거요. 만약 오늘 하루가 내 인생 전체였다고 하더라도 오늘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 지냈을지 생각해보시오. 대다수는 아니라고 생각할 거요. 좀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을 거요. 숲속을 걷는다거나 찬송가를 부를지도 모르오. 아니면 지난날 섭섭하게 대했던 친구와 화해할 수도 있소. 우리가 소중한 일을 뒤로 미루고 급한 일에 매달리는 이유는 우리 인생이 오늘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신하기 때문이오. 그것이 단지 자기의 확신이지 변하지 않는 진리가 아닌데도 우리는 그 확신에 우리의 운명을 걸고 있소. 그래서 죽을 때까지 급한 일에 매달리오. 소중한 일은 뒤로 미루다가 결국 죽소. 내 말이 오늘 설교 조로 나가는 것 같소. 그렇게 말하려는 게 아니었소. 글을 쓰다보면 샛길로 나갈 때도 있으니 이해해주소. 처음에 하고 싶었던 말은 내일 하리다. (2010년 10월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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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10.10.07 01:44:09

오늘 저는 아침에 일어나 현미밥에 배추된장국을 끓여

애들 아침밥을 차려 먹이고 학교 보낸 다음

 관리비문제를 처리하느라 머리가 복잡했어요.

전에 살던 집주인이 미쳐 내지 않은  약간의 관리비에 이자가 붙었는데

관리사무소에선 원금과 이자, 모두를 우리가 내고 나중에 

먼저 집주인에게 받으라고 하는거예요.

전주인이 밀린 것을 왜 우리가 내느냐,

너네가 직접 그이에게 받아내라, 난 못내겠다..고 따졌어요.

유창하지도 않은 영어를 전화로 하려니 더 속이 터지더군요.

어쩄거나 배째라 하고 우선 우리 것만 수표로 보냈지요.

얘네들 일 처리방식이 가끔 이해가 안될 때마다 속이 시끄러워집니다.

그러다가 은행을 가다보니 청명한 햇살에 파아란 하늘이네요.모처럼만에.

문득, 내가 지금 뭐하는 거야?

돈 몇푼 때문에 이 돈 주고 살 수 없는 이 좋은 순간을 놓치고 있구나...싶었어요.

차암 어리석은 짓이라는...

 

그래서 시장바구니와 스케치북을 챙겨들고

 시장가는 길에 앉아서 여유있게 스케치를 했어요.

가을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은 더없이 드높게 푸르고...

그렇게 스케치도 하고 과일과 치이즈도 사고

내일 아침에 먹일 스테이크거리도 사고

돌아왔습니다. 가을바람이 기분좋게 살랑거리네요.

목사님 묵상글이 오늘 제가 생각한 것과 넘 똑같아서 말이 길어졌네요.ㅎㅎ

곧 저녁 지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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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3]달팽이

2010.10.07 14:23:33

"한평생"이라는 단어를 보면서

요몇일전 반칠환 시인의 "한평생"을 음미해 보았습니다.

 

-한평생-

요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고

저녁에 결혼을 했으며, 자정쯤 새끼를 치고

새벽이 오자 해진 날개를 접으며 이렇게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갔노라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도 있있고

지음도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나뭇잎들은 한번도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순을 늙은 노인이 말했다.

춤출 일 있으면 내일도 미뤄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래도 미뤄고

모든 좋은 일이 좋은날 오면 하마고 미뤄두니

가쁜 숨만 남았구나

 

그즈음 어는 바닷가에선 천년을 산 거북이가

천년째 느릿 느릿 걸어오고 있었다.

모두 한평생이다.

 

급한 일과 소중한 일이 무엇인지 잘 분별하고

삶의여유와 의미를 늘 생각하는 하루를 되새김 해 봅니다.

 

류시화 시 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하다.

우리는 다만 사랑하지 않았을 뿐이다."

정말 우리에게 사랑할 시간은 언제나 넉넉한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가을날.....

주님을 찬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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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1]아델포스

2010.10.07 17:26:32

지금 바로 해야 할 일.

일상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지워버림.

. . . . .

. . . . .

 

근데 이제 뭘하지...

또 하나의 새로운 고민.

그동안 미뤄둔 일들이 이렇게 많았나.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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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3]모래알

2010.10.07 20:29:06

ㅎㅎㅎ 목사님! 내일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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