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오늘 가느다란 실비가 하루 종일 내렸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에서 벌어지는 이 장면은
세계 최고의 마술사들이 펼치는 그 어떤 마술보다
훨씬 더,
아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 신비롭고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놀라운 일이 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무슨 더 흥미로운 일을 찾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아,
단순히 신비롭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저보다는
봄비를 다 받아들이는 저 땅,
땅속에서 아직 잠들어 있으나
곧 땅 밖으로 솟아나올 준비로 기지개를 키다가
봄비를 만난 땅속의 온갖 것들,
새싹들, 벌레들, 아지랑이들,
바로 그들이야말로 봄비의 주인들이 아니겠습니까.
저도 그들처럼 온몸을 봄비에 맡긴 채 걷고 싶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자연과 온전히 하나 되지 못하고
인간이라는 명분으로 적당하게 거리를 둔 채
그들을 한낱 대상으로 여기는 어리석은 자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
제가 자연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삶의 기초로 놓고
그 자연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참되게 찬양하며 살기 원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맞습니다.
정목사님과 맑은그늘님이 말씀하신대로 우리는 봄비를 맞고 싶어 하기만 했지,
그저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첫 발걸음의 내디딤은 정말 힘듭니다.
그저 한발 차이인데...
예전에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생각의 전환은 백지장 한장 차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백지장을 한번 뒤집기가 정말 힘이 들어요.
뒤집고 나면 그저 쉬울뿐인데 말이지요.
기독교인에게 영원한 숙제는 생각과 행동의 일치 아닐까요?
물론 행동만이 정답은 아니지만, 우리가 고민해야 문제중 하나 입니다.
첫걸음의 내딛음을 조심스럽게 밟아보며 봄비의 느낌을 품어보고 싶네요.
[자연]을 [이웃]으로 바꿔서 다시한번 읽어보았습니다.
역시나 외우고 싶네요 ^^
아무리 외우고 외워도
이렇게 살아지지 않는 저인데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