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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늘은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내는 바람소리와 빗소리로 하루를 시작해서 하루를 끝내게 되었습니다. 태풍으로 인해 바다 양식과 농작물과 건물과 도로 등의 피해가 적지 않았습니다. 사망 실종자도 생겼습니다. 그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십시오.
태풍이 주기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은 지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바닷물의 온도에 의해서 대류운동이 강력해지고, 그것이 점점 큰 바람으로 변하는 태풍 현상은 신비롭기 그지없습니다. 태풍으로 인해서 적조로 물든 연안바다가 정화되고 오염된 하늘의 공기도 말갛게 씻기다니, 하늘의 이치는 우리의 모든 이해타산을 뛰어넘습니다. 태풍의 위력 앞에서 우리가 겸손해질 수 있다는 사실은 그 무엇보다 귀중한 깨우침입니다.
저는 오늘도 이렇게 바람소리와 빗소리를 들으며, 오전에는 며칠 동안 집을 떠난 탓에 어질러진 집을 청소했습니다. 신문과 잡지를 한곳에 모우고, 재활용 물품도 정리하고, 진공청소기로 제 서재와 거실과 부엌 바닥의 먼지를 대충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일용할 양식을 또 먹었습니다. 태풍 속에서도 이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런 삶이 평화입니까, 아니면 게으름입니까?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