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일(화)
손(2)
나는 예배 마지막 순서인 후주가 울리는 동안
미리 출입문 쪽으로 가서
밖으로 나가는 교우들과 악수를 나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어린이들과도 악수한다.
예배를 인도한 사람으로서
거기에 참여한 분들과의 사귐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악수를 할 때는 손을 보는 게 아니라
얼굴을 본다.
성찬식을 집행할 때와는 반대다.
손을 안 보고 악수를 하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의 손이 엇갈리기도 한다.
내가 교우의 손끝만 잡는 경우도 생기고,
또 거꾸로 되는 경우도 있다.
악수를 나누는 데도 다 사람의 성격이 나타나는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손을 건네는 사람도 있고
마음을 담는 사람도 있다.
어떤 분은 손에 너무 힘이 없어서 잡기도 민망하고,
어떤 분은 너무 강해서 미리 조심한다.
대구샘터교우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악수하는 사람은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인 고 아무개다.
정말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한 태도로 악수를 한다.
어떤 때는 내 손을 두 손으로 잡는다.
손에 힘이 있어서 활력이 전달되곤 한다.
악수할 때 손의 느낌이라는 게 있다.
그게 그분의 건강과도 연결될 것이다.
건강이 여의치 못한 분들은 손이 차다.
땀이 늘 배어 있는 분들도 있고
거꾸로 까칠한 분들도 있다.
어느 게 좋다 나쁘다 생각하는 건 아니고
각자의 삶과 생각이 다양하게
악수하는 손과 그 동작에 나타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천국에도 손이 있을까?
손이 없다면 손의 기능을 담당하는 어떤 건 있을까?
없을 것이다.
절대적인 생명으로 들어가기 전
이 지상에 살고 있을 동안
한정적으로 주어졌을 뿐이다.
기능이 떨어지기 전까지
손을 잘 사용해야겠다.
성찬식 때 빵을 떼어주는 행위,
예배 후에 악수하는 행위가
현재 내 손이 감당하는 최선의 기능이 아니겠는가.
처음 찾아 뵈었는데 침상에 누워 계시던 사모님께서
찾아뵌 저희들에게 모두 악수를 청하시더군요.
저도 엉겹결에 악수를 했습니다.
그때 '찾아와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자주 오세요.'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마음이 열린다는게 그 순간을 두고 하는 듯 하더군요.
그저 한마디뿐이었는데, 마음이 열리고 평안함이 깃들었습니다.
그리고선, 생각했죠.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악수를 건낼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겠구나.'
악수에도 복음이 있습니다.
잘 건내야겠습니다.
늘 마음이야기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