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 대한 오해

 

우리 기독교인들은 영혼의 풍요로움을 갈망한다. 특히 목사들은 다른 이들에게 영혼의 기쁨, 자유, 평화 등으로 표현될 수 있는 기독교 영성의 세계를 안내하는 사람이기에 자신이 먼저 인식하고 경험해야만 한다. 그런 경험이 자신에게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도 있는지를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우선 영혼의 풍요에 대한 작은 오해를 짚겠다. 두 가지다.

 

1) 영혼이 풍요로운 사람은 내면의 갈등을 전혀 겪지 않는다. 이것은 영혼의 풍요에 대한 오해다. 아무리 기독교 영성의 깊은 세계에 들어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면에서 요동치는 갈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뿐이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가 피조물이라는 영적 실존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조물은 존재 근거가 내부에 있는 게 아니라서 밖으로부터 계속해서 무언가를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때 갈등을 겪는다. 예수를 믿어도 어쩔 수 없다. 삶에서 불안과 허무를 느낀다. 바울은 롬 7:23절에서 이렇게 고백한 적이 있다.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모르긴 해도 바울 역시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자기 내면의 충돌을 생생하게 경험했을 것이다.  

 

2) 영혼이 풍요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과 충돌하지 않는다. 이것도 착각이다. 기독교 영성의 깊이로 들어간 사람은 자기 이익을 도모하려고 이전투구에 빠져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무조건 싸움을 피하지는 않는다. 그건 진정한 의미에서의 평화도 아니다. 기독교가 말하는 평화는 훨씬 적극적이다. 경우에 따라서 기꺼이 싸운다. 다시 바울을 예로 들겠다. 갈라디아서에 따르면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에 들어와서 토라와 할례까지 포함된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들을 저주했다. 자기가 원래 전했던 순수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으라고 일갈하면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1:10). 그리스도의 영으로 영혼이 풍요로운 사람은 진리에 대한 열정이 강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투쟁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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