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21)

이제 죽음이라는 주제의 글을 마쳐야겠다. 목사공부의 한 단락에 속하는 글이었다. 이것이 목사공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만 짚겠다. 바로 위의 글에서 어느 정도 암시되었다고 보는데, 목사로서 죽음을 직면한다는 것은 곧 자신의 목회행위를 철저하게 상대화한다는 뜻이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죽으면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미리 당겨서 살아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목회 행위를 포기하라는 말이냐, 하는 질문이 가능하다.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목회를 치열하게 감당하지 않는다면 목사직을 그만 두는 게 낫다. 목회 행위와 그 열정은 필요하다. 우리가 아직 터널로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 현실을 엄정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바르트 식으로 말해서 우리는 여전히 순례자의 신학을 감당해야만 한다. 어떤 목사도 자기가 이미 천국에 들어간 것처럼 이 현실에서 감당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면 곤란하다. 그래서 여전히 싸울 때는 싸우고, 화해할 때는 화해하고, 공부할 때는 공부하고, 사랑할 때는 사랑해야 한다. 비록 우리의 인식과 판단이 오류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내가 보기에 목회 현장에서 오류를 줄이거나, 또는 목회의 용기를 얻기 위해서 최선의 길은 신학공부다. 신학공부는 교회 공동체와 그 역사의 원천으로 돌아가는 영적 회개이기 때문이다. 신학공부를 통해서 우리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하나님과의 원초적 관계로 들어가는 기쁨과 자유와 두려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곧 목사에게는 죽음의 준비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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