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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9일
종교경험
2월7일 설교 ‘변모의 예수, 하나님의 아들’에서 경험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예수의 변모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진 기자가 현장에서 촬영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제자들의 삶 전체를 통한 종교경험을 그런 방식으로 묘사한 것이다. 그 경험의 밑바닥에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놓여 있다. 이렇게 말하면 된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변모 사건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말이다. 따라서 이 이야기에서 핵심은 변모 자체가 아니라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다.
제자들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경험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하나님의 아들’은 사실언어가 아니라 종교언어다. 극단의 메타포다. 언어를 초월하는 하나님을 언어로 묘사할 수는 없다. 종말에 가서야 그 실체가 드러날 하나님을 어떻게 일상적 언어로 묘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걸 불가능한 일이다. 유일한 길을 메타포(은유)다.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경험했다는 말은 예수를 절대 생명으로 경험했다는 뜻이다. 절대 생명은 구원이다. 영생이고, 부활이다. 여기서 다시 말이 막힌다. 절대 생명이란 무엇인가? 이런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려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하다. 생물학과 물리학, 심리학과 역사학도 다 이 문제와 연관된다. 기독교 신앙의 관점으로 설명하면, 제자들이 예수를 통해서 죄와 죽음이 극복되는 걸 경험했다는 뜻이다. 이게 제자들의 종교경험이고, 그런 경험이 오늘 우리에게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