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할 양식

Views 1428 Votes 0 2016.07.29 21:42:19

729

일용할 양식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주기도의 세 번째 항목이다. 이런 기도를 드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용할 양식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눈을 감으면 안 된다. 이것은 단순히 기도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가 정치 투쟁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모두에게,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일용할 양식이 보장되게 하려면 지나치게 많은 소유가 적절하게 분배될 수 있게 하는 어떤 강제적인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보장제도가 그 일환이다.

그런 정치 경제적인 문제는 그것대로 해결하면서 더 근본적으로 일용할 양식자체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 한 끼의 식탁을 보라. 밥 한 그릇, 반찬 세 가지, 그리고 국이면 충분하다. 반찬 숫자를 더 줄여도 되고, 국이 없어도 된다. 절집의 식탁이 이런 점에서 모범적이다. 먹을 정도만 덜어서 깨끗이 먹고 남은 양념이나 찌꺼기는 물로 모아서 다 마신다. 설거지가 따로 필요 없다. 어떤 이들은 일일일식(一日一食)만 한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세상살이를 버텨내기는 어렵겠지만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는 삶은 배워야 한다.

생각을 조금만 정리하면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데 그렇게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0억을 가진 사람이나 무일푼인 사람이나 일용할 양식만 있으면 충분하다. 돈이 많기에 다른 사람보다 더 먹어야 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일용할 양식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서 더 많은 양식을 비축해봤자 살아있을 때 다 먹지 못하고, 결국 다 남기고 죽어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먹는다고 해서 행복한 것도 아니다. 이런 말이 공자 왈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게 최선의 길이 아니겠는가. ‘일용할 양식으로 충분히 행복해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주안

2016.07.29 23:11:35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

기도를 하는데 대부분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하지요

'우리'에게라고 분명히 되어 있는데도요.

'우리'라는 공동체, 사회, 민족, 국가, 전 인류를 마음에 그리면서

주기도를 드려야한다고 봅니다.

profile

참앎삶

2016.07.30 11:36:48

목사님께서는 교회의 정치투쟁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이시네요~
또한 사회보장제도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가주도적 사회보장제도에는 강제성이 따르게 마련인데..

그 강제성이라는 게 참 회의적입니다. 내 놓기 싫다는 걸 억지로 뺏어다가~ 그걸 다시 나눠야 한다는 게...
받는 사람들은 감사함으로 받으면 좋을 껄~ 주면 더 달라고 아우성이고...

그래서 저는 국가보다 교회에서 희망을 찾고 싶습니다.

많이는 못나눠도 내 놓는 이는 기꺼이~ 받는 이는 감사함으로...

이런 단순한 주고받음의 원리가 실현됐으면 좋겠습니다.

알아야

2016.07.30 12:46:12

많은 것= 좋은 것 

이런 생각이 제 머릿 속에 들어 온게 언제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욕심을 버리고, 가볍게 사는 인생 여정이 되어야 하는데, 습관으로 굳어진 것은 아닌지... 

1년 넘도록 사용하지 않고 쌓아놓은 책 등 주변에 버릴 것이 생각보다 많네요. 언제가는 쓰겠지라는 생각 그리고 욕심때문인가 봅니다. 

profile

정용섭

2016.07.30 22:08:22

Recommend
1
Not recommend
0

주안, 참앎삶, 알아야 님,

일용할 양식에 집중한다는 것은

곧 하루의 삶에 집중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하루가 우리 인생 전체이기도 하니

인생을 하루의 삶처럼 여길 수 있다면

성령 충만한 삶이 되지 않을는지요.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
» 일용할 양식 [4] Jul 29, 2016 1428
4065 생명 왜곡 [2] Jul 28, 2016 1233
4064 기도 매너리즘 [10] Jul 27, 2016 1677
4063 기도 냉소주의 [10] Jul 26, 2016 1662
4062 매일 기도하라 [2] Jul 25, 2016 2689
4061 해바라기 file [5] Jul 23, 2016 1926
4060 먹고사는 문제 [6] Jul 22, 2016 1675
4059 빼앗기지 않는 것 [7] Jul 21, 2016 1504
4058 예수의 발치 [2] Jul 20, 2016 1469
4057 염려와 근심 [5] Jul 19, 2016 1648
4056 마르다와 마리아 [3] Jul 18, 2016 4699
4055 골로새 교회(6) [6] Jul 16, 2016 1713
4054 골로새 교회(5) [3] Jul 15, 2016 1165
4053 골로새 교회(4) [1] Jul 14, 2016 1183
4052 골로새 교회(3) [1] Jul 13, 2016 1769
4051 골로새 교회(2) [4] Jul 12, 2016 2033
4050 골로새 교회(1) [1] Jul 11, 2016 1931
4049 기적(6) [8] Jul 09, 2016 2206
4048 기적(5) [14] Jul 08, 2016 1564
4047 기적(4) [2] Jul 07, 2016 1291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