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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도서관이 나가지 않고 하루종일 서재에 틀어박혀 설교준비를 하다가
졸리는 듯하여 잠시 마당에 나가서 마당을 둘러보았습니다.
잔디는 이미 성장을 멈춰주는 바람에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었고,
꽃들도 자신들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지
시들 거는 시들고 마지막 윤기를 내는 거는 윤기를 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꽃밭 한 곳에 자신의 존재를 마음껏 뽐내는 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성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꽃입니다. 일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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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이 이처럼 우아하게 보이는 색깔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물론 제가 심은 게 아니라 바람에 씨가 날려와 자리 잡았다가 이제 때가 되어 꽃을 피운 겁니다. 기특하네요. 아래는 집사람이 화원에서 사다가 심은 건데 늦은 가을까지 꽃을 피우리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곱습니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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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도 제가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릅니다. 앞으로 일주일 이상을 버텨내기는 힘들겠지요. 아직은 이런 친구들이 우리 마당에 자리하고 있어서 마당이 그렇게 썰렁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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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마당에 나간 김에 모과를 찍었습니다. 금년 봄에 꽃은 무지하게 많이 피웠는데, 열매는 달랑 일곱개를 맺혔습니다. 그래도 기특합니다. 내년에는 잘 키워보겠습니다. 제 서재는 우리 마을 원당에서 고도가 가장 높습니다. 건너편 산 중턱에 고속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전망이 좋았습니다. 이제 상처 난 산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하늘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하루에도 여러번, 아니 헤아릴 수 없이 자주 하늘을 봅니다. 오늘 오전 11시에 저의 눈에 들어온 원당의 하늘을 담았습니다. 세계 명화보다 훨씬 값진 그림을 본 겁니다. 세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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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에 모두 감기 조심하십시요.
쑥부쟁이 닮은 보라꽃은 '사계국화'로 사료 되옵고
노란꽃은 확신은 안 서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는 '비덴스'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