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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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이 활동하던 1963년 진중권은 태어났다.
지금 80줄에 거의 접어든 이어령에 비하면 진중권은 40대 중반의 늦둥이 아들벌 되나?
그런데 두 사람 사이의 글을 보면 현재적이다.
그것도 지금 우리나라의 소위 좌우의 대표적인 글쟁이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그렇다고 뉴라이트나 광우병 대책회의 같은 극의 방향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글을 보면 설득력이 있고 생각할 수 있게 한다.
한가지 아쉬움은 두 사람 사이의 연배가 거의 한 세대나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같은 시대에 함께 공존했다면 아마 불꽃 튀는 대결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어령은 책의 중간에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명확한 표현으로 자신의 정체를 감추지 않는다.
진중권은 70-80년대의 사진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우수운 일들이었는지
"군사 문화"라는 문단어로 자신의 사고 체계를 나타낸다.
이어령의 <젊음의 탄생>은 다분히 선도적이다.
그에 반해 진중권의 <호모 코레아니쿠스>는 상당히 선동적이다.
전자가 새로운 것을 깨닫는 신비의 느낌을 주는 청년의 시선이라면
후자는 모든것을 알아차려 참을 수 없어 "내 한마디 하자"!며 잔소리 하는 어르신의 시선이다.
이어령의 글이 따뜻하면서 호소적이라면
진중권의 글은 냉소적이고 들으려면 듣고 말려면 말라는 선언적이다.
이어령의 글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역사적 현상과 현실들은
긍정적이고 수용적으로 나타내면서 대한민국의 장점이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주관이 뚜렸하다면
진중권의 글은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적 현상과 현실이야 말로 부정적이며 거부적으로 나타내면서
대한민국 외부의 것들을 통해 내부의 것이 검증 받아야 하는 객관이 뚜렷하다.
또한 이어령은 자신의 내공을 감추고 조근 조근 이야기 한다면
진중권은 "글쓰기는 진중권, 말싸움은 유시민"이라는 말로 자신의 내공을 자랑하며
한판 붙어보자는 식이다.
차이점만 있을까? 아니다. 둘은 기독교인이다.
한쪽은 세상에서 놀다가 이제 신앙의 길에서 눈을 떠가는 신앙인이라면
한쪽은 오랜 시간 교회에서 고민하다가 세상으로 눈을 돌린 신앙인이다.
둘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일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선 일치된다.
이어령은 지난 시간들의 편파에서 앞으로 나아갈 바를 찾아내고
진중권은 현재 시간들의 과정에서 앞으로 나아갈 바를 찾아낸다.
그런점에서 이어령은 현재의 것은 과정으로 미래를 향해가고
진중권은 현재를 뛰어넘어 미래의 과정으로 가자고 주장한다.
전에 김용옥의 글을 보는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요즘은 애새끼들도 아무 생각 없이 무턱대고 대든다"는 식의 글을 본적이 있다.
그걸 읽으면서 내가 분노했다면 애새끼 였겠지만 속으로 '맞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나이들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어째 이어령의 글에 마음이 편향적으로 흐르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신기한건 진중권의 방식이 더 마음에 든다는 점이다.
책을 선물한다면 이어령의 <젊음의 탄생>을 줄 것이고,
글을 쓴다면 진중권의 <호모 코레아니쿠스>를 베낄 것이다. 사실 벌써 그러고 있다.
이어령의 내부에서 외부로 가는 글쓰기 방식과
진중권의 외부에서 본 내부의 글쓰기 방식을 보면서
이어령 교수가 인용한 황진이의 역설적 시 한구절이 생각난다.
어저 내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더냐
이시라 하시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이게 정답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르고 사는게 인간이다.
이어령, 진중권과 그 작품들을
평행적으로 표현하셔서 읽기가 즐겁네요..^^
두 사람다 뛰어난 사람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의 독후감으로 봐서는
좌우를 떠나서
벼가 익어 머리를 숙이는 이어령,
세월에 덜 대쳐서 성성한 진중권일까요...?
이어령은 혼자서도 그 족적을 만들 사람,
진중권은 이 사회에 반하는 사람이면서도
이 부조리한 사회가 없으면
족적을 만들지 못할 것같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멀리서만 봐서는 역시 사람을 모릅니다만..
진중권은 역시 말솜씨는 별로더군요.
예전에 토론프로그램에 나왔었는데..영..
그리고, 유시민은 저의 약국에 왔었습니다.
제가 손 덥석 잡고 마구 흔들었죠..ㅎ
제가 유시민 안티에서 좀 돌아선 케이스죠.
머리를 비우고님 덕택에
강렬하고 다양한 두 사람의 작품을
맛보았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