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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들의 눈물

Views 1126 Votes 0 2011.01.31 00: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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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들의 눈물

 

                    허모종

 

정녕 우리의 탐욕 탓이다

원성이 하늘에 닿았나 보다

그 원망의 끈을 조금만 늦추기를

사람들이 힐끗거리며 뒷걸음질

이 재앙 앞에서 잠자코 있는 건

아프고 쓰린 맘

구제역이란 말조차 담기 싫어서 이리

 

하지만 누군가 입을 열어야 하리

아니면

길가 돌덩이들이 외칠 것이다

허물보다 더한 건 허물을 빌지 않는 것

그 시치미는 살생 못지 않은 죄악

 

잔뜩 마른 저기압

떠밀려가는 누런 등허리 등허리들

시퍼런 두려움에 번쩍이는 비단 파문

끝내 풀어지는 다릿심

저 눈빛과 눈물은 우리를 향한 섬뜩한 연민

도리어 인간이 가엾어라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허모종=1950년 부산 기장 출생. 2005년 '문예 운동' 추천. 시집'일광 바닷가.'

 

시작노트=구제역 매몰 마릿수가 270만을 넘었다는 날, 길가의 돌덩이가 나를 노려보는데 한기寒氣가 와락 달려들어 고꾸라졌다. 순간, 주문외우듯 되뇌인 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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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전혀 필요 없다고 여기는 자에게 가장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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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2011.01.31 15:50:37
*.203.200.174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라도 미안해하는 사람들이 더 생겨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에겐 내 일이 아니죠.

 

저별과 달님, 허모종 시인의 시를 읽게 해주셔서 고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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