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8일 외식

조회 수 1666 추천 수 0 2009.03.07 23:04:11
 

2009년 3월8일 외식


우리가 바치리이까 말리이까 한대 예수께서 그 외식함을 아시고 이르시되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다가 내게 보이라 하시니(12:15)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헤롯파 사람들이 외식한다는 사실을 뚫어보셨습니다. 외식(外飾)은 바깥쪽을 꾸미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깥쪽을 꾸미는 이유는 남을 속이려는 데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외식은 위장술인 셈입니다.

신앙에도 외식이 많습니다. 어쩌면 일반 세상살이에서보다 위식이 더 강할지 모릅니다. 세상이야 자신들의 이기적인 가치관을 그냥 내보이고 살지만 신앙의 세계에서는 그걸 애써 숨기고 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속으로는 미워하면서도 미워하지 않는 것처럼 위장하고, 삶이 힘든데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위장합니다. 이런 생활태도가 반복되면 선악이원론에 사로잡히고, 도덕적 순결주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기독교인이 무조건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야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절제의 미학이 필요하지요. 그러나 외식과 절제는 다릅니다. 외식은 속을 감추기 위해서 겉을 꾸미기 때문에 결국 이중인격의 가능성이 높지만, 절제는 속의 것을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제어함으로써 삶의 승화를 야기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결국 사람의 속입니다. 우리 속이 새로워지지 않으면 아무리 겉을 꾸며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것을 신앙적 용어로 바꾸면, 존재론적 변화가 우선한다는 말씀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미 우리가 믿음으로 의를 얻었으니(칭의) 기독교인답게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성화) 주장합니다. 이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별로 정확한 말도 아닙니다. 성화는 우리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조금 모양이 나아질 수는 있지만 그런 개량을 참된 변화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존재론적 변화에 천착하는 삶의 태도가 신앙이겠지요. 외식으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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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1]홀로서기

2009.03.09 11:14:24

외식과 절제의 경계를 아는 것, 겸손과 자기비하를 구분하는 것 만큼 명확한 것 같으면서도 모호합니다.
이럴 땐 '영성'이라는 근본의 힘을 탄탄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레벨:15]현수아빠

2009.03.09 14:53:37

저희 어린이집 옆에 교회 대문에는 " 그리스도인 답게 살자" 라는 대형 글귀가 쓰여있는 커다란 탑이 있습니다.
근데 주일에 지나다 보면 에쿠스, 그랜져 등등 시커먼 차들이 줄줄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조금은 시골 동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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