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기독교의 권위주의적 구조의 중심에는 성직자의 위계질서가 자라했다. 오늘날에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의 갈등은 오늘의 교회에서 별로 심각하게 불거지지는 않는다. 이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교회 공동체에 속한 신학전문가가 앞으로는 다른 성원들과 완전히 구별되는 별종으로 간주되지 않을 때가 멀지 않아 다가올 것이다. 신학 전문가의 역할은 기독교 전통을 탐구하고 적용하는 일이다. 그러나 성직자의 위계제도는 곤란한 문제이다. 그것은 현대 에큐메니컬 논의에서 두드러지게 되었다. <중략> 성서의 자명성이라는 종교개혁의 원리는 원칙적으로 모든 그리스도인을 성서 독자로 만들었다. 이 원리는 어떤 특별한 권위자에 의한 해석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종교개혁은 교회를 자발적인 동지적 결사로 보는 회중주의 교회의 가능성을 열었다. 만일 성서의 자명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회중주의 개념은 한 면에 불과하다. 자칫하면 각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전통의 전승과정에 의존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게 된다. 그러나 성서의 자명성과 역사 비평을 통한 그 발전을 염두에 둔다면 회중주의적 개념을 무조건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교회를 자유로운 합의에 의한 자발적 결사로 보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한 기본적인 통찰을 표현하는 것이다.(판넨베르크, 신학과 하나님의 나라, 139 쪽)

 

     그대는 오늘 약간 골치 아프더라도 교회의 역사를 생각해봐야겠소. 개신교회는 로마가톨릭교회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것을 잘 아실 거요. 그런 분리의 신학적 근거는 여럿이오. 그중에 두 가지만 말하겠소. 하나는 만인제사장직이오. 사제만이 일반 신자들도 동일하게 하나님 앞에서 제사장이라는 뜻이오. 그대도 알다시피 로마가톨릭교회는 지금도 신부가 집례하는 것만을 미사로 인정하오. 신부가 없는 것은 공소예절이라 하오. 이것이 성직 중심주의요. 다른 하나는 위에서 판넨베르크가 말한 성서의 자명성이오. 루터의 4대 신학 슬로건 중의 하나는 ‘솔라 스크립투라’요.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을 규정하는 유일한 권위는 ‘오직 성서’라는 뜻이오. 성서의 자명성이 확보된 뒤에 사람들은 더 이상 교황의 말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소. 성서에 근거해서 새로운 교회 공동체가 역사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오. 이걸 판넨베르크는 회중주의라 표현했소. 이런 회중주의적 교회의 문제는 교회가 전체 교회 역사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간과된다는 것이오. 우리 한국교회에서 보듯이 개교회주의로 전락하는 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성서의 자명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성서에 대한 역사비평을 통해서 그 자명성이 발전한다는 사실을 전제한다면 회중주의는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통찰이오. 이런 판넨베르크의 설명은 개신교회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짚어준 것이오. (2010년 6월11일, 금요일, 엷은 구름, 높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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