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교회

조회 수 2274 추천 수 0 2011.07.19 23:01:44

     7월17일 밤에 우연히 CTS 방송을 통해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강남교회 김 아무개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소. 설교의 마지막 10분 정도 분량이오. 평창 올림픽 유치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 자랑을 늘어놓았소. 거기까지는 그렇다 했는데, 갑자가 북한 이야기를 하셔서 놀랐소. 남한은 겨울올림픽이 결정되어서 잔치집인데, 북한은 배가 아파서 초상집이라는 식으로 말을 이어갔소. 거기서도 끝나지 않소. 북한은 돈이 없어서 시체를 쌓아놓은 탓에 쥐와 개들이 시체를 먹고 다닌다는 거요. 그 정보를 조선일보에서 읽었다는 사실까지 확인하셨소. 빨리 북한이 망해서 남한이 주도적으로 통일을 이루자는 말로 설교를 끝냈소. 그분의 말은 도저히 설교라고 할 수 없소. 좀 심하게 말하면 '어버이연합'의 주장과 다를 게 없었소. 저런 설교가 행해지는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군지, 정말 궁금하오.

     같은 날 엠비씨 ‘2580’의 한 꼭지를 보았소. 스위스 출신의 지휘자 디투아에 대한 소식이 먼저 나왔소. 그는 작년에 우리나라에 와서 지휘를 했다 하오. 나도 그런 소식을 언듯 들은 것 같소. 그는 그 당시에 기자들에게 말하기를 남북한 음악가들이 함께 연주하는 교향악단을 만들어 연주하고 싶다 했소. 그동안 그걸 나름으로 추진한 것 같소. 최근에는 그가 북한을 방문했나 보오. 북한의 음악교육과 음악활동을 견학한 것 같소. 그 장면이 비교적 자세하게 나왔소. 엠비씨 기자가 직접 가서 취재했는지 아니면 다른 데서 얻어온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정확한 사실을 말하고 있었소. 북한은 놀랍게도 디투아의 제안을 100% 받아들인다는 거요. 윤도현, 금난새, 조수미 씨도 이런 이벤트를 적극 지지한다고 인터뷰를 했소. 이를 추진하고 있는 기획사는 남한의 통일부에 허락 신청서를 18일에 낸다 하오. 엠비씨에서 통일부에 미리 알아보니 자신들은 그것에 대해서 아는 게 없고 일단 신청서가 들어오면 처리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하오.

     저 두 장면이 오버랩 되오. 강남교회 목사의 설교와 리투아의 지휘 말이오. 공산당을 때려잡자는 구호에 열을 올리는 목사와 남북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원로급 지휘자의 모습이 말이오. 한쪽은 적개심에 불타고, 다른 한쪽은 평화의 영혼에 사로잡혀 있소. 한쪽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증오심을 역설하고, 다른 한쪽은 음악의 이름으로 사랑을 호소하고 있소. 지금 한국개신교회는 여러모로 망하는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소. 아주 씁쓸한 기분을 경험한 주일 밤이었소.


profile

[레벨:6]상수리

2011.07.20 16:12:58

케이블 TV에 기독교 관련 방송, 불교 방송, 카톨릭 방송이 있더라구요..

근접해 있는 채널들이라 가끔 같이 볼 때 있는데....카톨릭이나 불교 방송이 오히려 더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방송방식(설교방식)도 더 맘에 들구요..

기독교 채널에 나오는 목사님들 얘기를 듣고 있으면, 심하게 말해서..듣다가 욕 나옵니다.

자기 자랑 절반, 재미난 설(우리가 보통 '썰' 푼다고 하죠..TT) 절반..

어떻게 저걸 하나님의 이름으로 대중에게 보내는 설교라고 할 수 있는건지 하고 생각드는 그런 목사님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옛날 시골 장터에서 어른신들 모아놓고 약팔때 하는 그런 정도의 얘기들..

한참 말도 안되는 자기들만의 '썰'로 분위기 띄워놓고 끝에 가서 심각한 표정으로 하나님(약) 얘기 첨가하고..

진짜 화가 나서....

그러면 보지말면 그만 인것을..한참을 넋 잃고 어이없어 하다가 한편으로 그거 보면서 욕한 만큼 스트레스 풀리는 것 같기도 해서 일명 스트레스 해소용 설교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얘기가 좀 심한가요..

profile

[레벨:17]바우로

2011.07.20 20:00:51

올려주신 글을 잘 읽었습니다. 저는 뉴스에서 줄리어드 음대의 교수들이 북한 음대생들을 지도한 모습을 봤었습니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똑똑하니 가르칠 맛이 난다면서 북한 학생들을 음악인으로 존중했었습니다. 장로교 선교사의 후손인 유진 벨은 북한의 낙후된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응급시설을 갖춘 구급차를 보내는 운동을 했었습니다.그분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아들이고 딸이므로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북한인민들에 대해 냉혹한 적개심을 보임으로써 대적하는 개신교 목사들과 비교가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profile

[레벨:17]바우로

2011.07.20 20:16:26

어버이 연합을 말씀하셨는데,제가 보기에는 그분들은 반공주의에 갇혀 이성적 생각을 하지 못하고 계신 것이 분명합니다. 현재 대한문에서는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노회찬 전 대표,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동조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해고라는 자본의 폭력에 비폭력투쟁으로 저항하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조합원들과 연대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어버이 연합에서 와서 정말 그분들의 연세가 의심될 만큼 추태를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돌을 던지지 않나,빨갱이라느니,김정일의 지령을 받는다느니 욕질을 하지 않나,천막을 철거하려고 하지 않나,활동가들의 조끼를 뺏으려고 하지 않나...

노동운동은  맨주먹인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자본가와 투쟁함으로써 노동자의 권리와 이익을 쟁취하려는 민중운동이라는 상식조차, 한국 노동운동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에 뿌리를 두고있다는 사실조차 반공주의에 갇혀 생각하지 못하는 어버이 연합을 보노라면 한국에는 과연 보수주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정상적인 보수주의는 진보주의를 존중하지 배척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409 사람 창조(5) 2011-08-05 1567
2408 사람 창조(4) 2011-08-04 1609
2407 사람 창조(3) 2011-08-03 1907
2406 사람 창조(2) 2011-08-02 1596
2405 사람 창조(1) 2011-08-01 1884
2404 여섯째 날 2011-07-30 1549
2403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1] 2011-07-29 2678
2402 충만하라 2011-07-28 1516
2401 넷째 날 2011-07-27 1607
2400 원당일기(22) file [1] 2011-07-26 3703
2399 셋째 날(3) [1] 2011-07-25 1470
2398 셋째 날(2) 2011-07-23 1487
2397 원당일기(21) file [1] 2011-07-22 1856
2396 셋째 날(1) 2011-07-21 1909
2395 물, 불, 흙, 공기 2011-07-20 3932
» 강남교회 [3] 2011-07-19 2274
2393 물과 궁창 2011-07-18 2691
2392 낮과 밤 [1] 2011-07-16 3038
2391 빛과 어둠 [2] 2011-07-15 3104
2390 원당일기(20) file [6] 2011-07-14 2415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