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칼 바르트의 <신학묵상>에 나옵니다. 오래 전 다른 세 분 신학자들과 함께 제가 공역한 책입니다. 금년 성탄 전후에 다비안들과 함께 읽어보려고 여기에 싣습니다.


12월27일

듣는 자가 다 목자들이 그들에게 말한 것들을 놀랍게 여기되 (눅 2:18)

 

만약 오늘 우리가 실제로 목자들의 말을 전해 듣는다고 한다면 우리 중의 대다수는 이 말을 언어도단이라고 주장할 겁니다. 그게 바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실제적인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을 무한자와 일치하는 일을, 또한 우리의 하나님을 무언가 무한하게 많은 형상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우리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불쾌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자유가 토대하고 있는 가장 내면적인 근거가 위협 당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궁극적으로 말씀하시며, 그리고 개인적으로 말씀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사실 앞에서 우리의 자유가 토대하고 있는 가장 내면적인 근거가 위협당합니다. 그리고 무한자의 영역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는 사실도 역시 불쾌한 사건입니다. 하나님이 실제로 궁극적인 토대가 되고 우리에게 구체화되는 사건 앞에서 자유를 행사하고 싶은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사람들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맞서는 것처럼 말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에 대해서 “아니오!” 하고 말하면 안 되나요, 그것을 부정하면 안 되나요, 하고 말입니다. 이런 결정이 그렇게 중대하다면 그것은 최소한 실제적인 놀라움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런 점에서 성탄 축제에서 무엇이 주제인지도 감지하지 못한 채 제멋대로 놀라는 행동보다는 훨씬 적합할지 모릅니다.


목자들의 이야기가 우리를 압박함으로써 우리에게 일어나는 실제적인 놀라움은 우리에게 전해진 것에 대해서 완전히 감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놓여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언급된 가축우리도 역시 우리에게 명명백백한 사실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변과 꿈으로 인한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졌습니다. 우리가 늘 다시 만들어내는, 그래서 “신”이라고 부르는 무한자의 투사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그것들은 인간이 만든 피조물이지 결코 하나님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우리를 위한 하나님은 하나님이 되었습니다. 지금 그가 인간이 되심으로써, 즉 아주 분명한 인간인 예수가 되심으로써 그가 우리의 어리석은 자유를 빼앗으신 겁니다. 그 어리석은 자유는 우리가 멋대로 꾸미는 그림을 기준으로 예수님을 고안해내는 것입니다. 지금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오심으로써 어리석은 자유를 우리에게서 빼앗았기 때문입니다. 그 어리석은 자유는 우리 자신을 지배하고 우리가 자기 멋대로 생각하도록 도우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을 제조하는 일과 나름으로 신과 유사하게 행동하는 일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우리를 몹시 지치게 합니다. 그렇게 영적으로 피곤한 우리는 물에 빠진 사람처럼 목자들이 전한 바로 그 계시에 따라서 마지막 순간에 구원받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건네진 손을 붙잡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것 역시 실제적인 놀라움일지 모릅니다. 그것은 성탄절 축제에 어울리는 실제적인 놀라움일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구주는 우리에게 화를 내기 위해서 태어나신 게 아니라 우리와 모든 백성에게 큰 기쁨을 주기 위해서 태어나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훨씬 실감나게 놀라움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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