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테니스

조회 수 2651 추천 수 0 2014.01.09 23:28:15

1월9일(목)

 

한겨울 테니스

 

나는 원당으로 이사 온 후

평균 일주일에 두 번 테니스 운동을 한다.

월 화 중의 하루, 목 금 중의 하루다.

젊었을 때는 일주일에 네 번 구장에 나간 적도 있다.

이제는 체력도 안 따라주지만

남아있는 세월을 아끼고 싶은 생각으로 두 번으로 줄였다.

 

오늘 나갔다.

저녁 6시30분부터 8시까지 연달아 세 게임을 쳤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워밍업을 위해서

운동장을 다섯 바퀴 뛰면서 돌았다.

오늘따라 회원들이 몇 명 나오지 않았다.

겨우 어울려서 게임을 할 정도의 숫자였다.

이런 날은 없었다.

날씨가 너무 추운 탓이다.

 

이렇게 추운 날 야외 테니스장에 나가는 걸

어떤 분들은 이해하지 못할 거다.

아무리 테니스가 좋아도 좀 참았다가

날씨가 좀 풀리면 나가지, 하고 말이다.

물론 그렇게 해도 된다.

그런데 추운 날의 운동은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사람 몸이라는 게 움직이면 열이 나게 되어 있다.

아무리 추워도 어느 정도 차려입고 뛰다보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집으로 와서 씻고 맥주 한 잔 마시면

몸과 마음의 컨디션은 최고조다.

수년 동안 감기나 몸살 한 번 앓지 않고 지내는 것도

이렇게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덕분이라고

집사람에게 늘 큰 소리를 친다.

테니스는 결혼 이전부터 하던 운동이라

집사람에게는 남편과 테니스가 동의어와 같다.

거기에 얽힌 에피소드도 많다.

그 사람은 내 눈이 보통 때는 힘이 없다가도

테니스를 치러 나갈 때만 되면 반짝인다고 놀린다.

앞으로 몇 살 까지 테니스 구장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대다가

구장에서 숨을 거두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게 주님의 뜻이라면...


[레벨:21]beginner

2014.01.10 11:37:04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대다가
구장에서 숨을 거두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게 주님의 뜻이라면...

아이고, 목사님 이 대목은 목사님의 영성이 반짝이는 대목이긴 하지만 좀 슬퍼요.
저는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고 있습니다.
춥다는 핑계로 자신을 합리화하면서요.
집에서 뒹굴었더니 영혼의 휴식이 아니라 좀 많이 우울해집니다.
아무 이유없이도 우울하고, 허무하고, 슬프고, 외롭고...기타 등등   
이게 인간의 실존(너무 거창한가요?)이라는 걸 나이들면서 실감합니다.
이럴 때 주님을 향하는 센스! ㅎㅎ 
점심 먹고 산에 가서 겨울바람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한 바퀴 휙!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4.01.10 22:36:27

오늘 바람 쐬러 산에 잘 다녀오셨나요?
움직일 수 없는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움직일 수 있을 때 실컷 움직이면서 살아야겠네요. ㅎㅎ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지만요.
내일 먼길을 다녀와야 하니
오늘은 모두 일찍 잠을 청해야겠습니다.

[레벨:8]流水不爭先

2014.01.10 14:48:28

집으로 와서 씻고 맥주 한 잔 마시면"

테니스 후의 맥주 한잔  바로 천국이죠 
목사님 늘상 강건하시고 테니스 실력도 조금 업그레이드 되시기를 바랍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4.01.10 22:37:32

예, 고맙습니다. 유수님.
그 맛을 아시는가 보군요. 
언제 한번 기회를 만들어볼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레벨:12]박창식

2014.01.10 23:11:30

운동중 테니스만치 재미있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옛날에 한창 테니스 많이 칠 때 겨울에 몇 시간 시합하다 보니 갑자기 힘이 빠져 주저 앉은 적이 있었습니다.
체력이 완전 방전된 까닭이지요.
주변 가게 가서 호빵 사가지고 와서 먹고 또 쳤던 기억이 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4.01.11 23:38:04

무디 님도 테니스 한 가락 하시는군요. 
마라톤도 좋아하시지요? 
호빵 말씀을 하시니 지금 그 생각이 나네요. 
그래도 참아야지요. 
야식은 이제 제 소화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렵네요. 
좋은 주일을 맞으세요.  

profile

[레벨:23]모래알

2014.01.11 03:37:44

추운 날에도 골프 치는 남편 때문에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목사님..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요. ^^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4.01.11 23:39:56

옛, 잘알았습니다. 
겨울철은 부상당하기도 쉽습니다. 
조심하겠습니다. 
근데 요즘은 자주 숨이 턱밑까지 바쳐서 
이러다가 심장이 멈추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주현절 첫주일이 내일입니다.  
평화!

profile

[레벨:25]산꾼

2014.01.13 01:33:32

한겨울 산행으로 제목만 바꾸면 딱 제이야기네요
목사님과 악수할때마다 느껴지는 손아귀힘이 목사님의 테니스 구력을 말해주네요
제처와 이글을 읽으면서 한바탕 웃었답니다
항상 건강해주셔서 감사한 1인입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4.01.13 12:05:33

예, 유인규 집사님,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건강하게 지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두분이 한바탕 웃는 장면이 그대로 전달되네요.
산행은 수행이니
기독교인으로는 가장 좋은 스포츠 같습니다.
테니스야 뭐 놀이에 가까운 거지요.
주의 평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265 십자가에 못 박으라! [9] 2014-01-14 2831
3264 정의란 무엇인가? [2] 2014-01-13 3365
3263 가랑이 찢기 2014-01-11 3985
3262 결혼 설교 [2] 2014-01-10 6572
» 한겨울 테니스 [10] 2014-01-09 2651
3260 교학사 국사 교과서 파문 [2] 2014-01-08 2942
3259 <연민이 없다는 것> [6] 2014-01-07 4356
3258 힘 빼기 [7] 2014-01-06 4496
3257 설교의 집중력 [2] 2014-01-04 4047
3256 성령에 의존할 것 [2] 2014-01-03 2784
3255 성경 텍스트에 충실할 것 [2] 2014-01-02 3292
3254 새해 달력 file [6] 2014-01-01 4383
3253 송구영신 기도 [8] 2013-12-31 6499
3252 착각 2013-12-30 2260
3251 별이 빛나는 밤 [7] 2013-12-29 3012
3250 성육신 2013-12-28 2077
3249 목자들의 놀라운 경험 2013-12-27 2329
3248 그리스도 표적 [2] 2013-12-27 2979
3247 성탄절 기도 2013-12-25 4532
3246 성탄절의 기적 2013-12-24 2365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