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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7일(화)
<연민이 없다는 것>
얼마 전에 모르는 분에게서 책을 한 권 받았다.
손으로 정성스레 쓴 편지와 함께.
가끔 이런 일들이 있어서
그렇고 그런 책인가 보다 하는 생각으로
별 기대 없이 책을 펼쳤다.
그런데 예상 밖이었다.
대략 50 꼭지 정도 되는 산문들이
말 그대로 주옥과 같았다.
글에 품격이 묻어났다.
주제 또한 얼마나 다양한지 모른다.
저자의 책읽기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독서로만 도달하기 어려운 삶에 대한 직관이 있었다.
아마 저자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 한몫 했으리라.
책 제목은 <연민이 없다는 것>이다.
좀 특이한 제목이다.
연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해석도 다르긴 하다.
자칫하면 인정머리 없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여기서는 그게 아니다.
자기에 대한 연민이 없다는 것은
곧 다른 이에 대한, 다른 사물에 대한 연민이 깊다는 뜻이다.
저자가 이런 뜻으로 제목에 ‘연민’을 담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연민 없이, 연민과 더불어 사는 것을 가리킨다고 생각했다.
나도 목사로서 목회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어떤 사태를 관조하되 깊은 연민을 담고 있어야 하며,
열정을 갖고 살되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은 끄는 것 말이다.
저자는 모스끄바 국립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뒤늦게 합동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글 중에 신앙과 연관된 이야기도 많다.
요즘 자투리 시간에 이 책을 읽는다.
재미있고, 많은 걸 배우기도 한다.
케포이북스 출판, 1만5천원, 천정근 산문집.
ㅎㅎ 목사님.. 저 이 책 지금 읽고 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