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21)

조회 수 1693 추천 수 0 2014.05.03 00:04:00

목사의 소명 이야기로부터 수행으로서의 목회행위와 신학공부를 거쳐서 책읽기까지 왔다. 그렇다면 목사의 소명은 책읽기라는 말이 된다. 나는 이것이 결코 비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명을 아는 사람은 책을 읽게 된다. 거꾸로 책을 읽지 않으면서 소명 운운할 수는 없다.

 

책읽기가 소명의 차원에 속한다는 말을 이해하려면 책과 소명의 관계를 짚어야한다. 이건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선 좋은 책을, 즉 소명에 의해서 집필된 책을 골라야 한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하는 말이다. 책에는 소명의 본질이 담겨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예민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책을 쓸 수 없다. 그래서 그런 책을 읽으면 소명의식이 각성될 뿐만 아니라 그것의 교정과 심화도 일어난다. 루터와 칼빈, 바르트와 몰트만과 판넨베르크 등의 책을 읽으면서 나의 소명의식도 크게 교정되고 심화되었다. 그들의 도움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새로워지고 깊어졌다는 뜻이다.

 

소명의식의 교정과 심화가 왜 중요한지를 예로 들겠다. 나는 테니스를 즐긴다. 군목으로 입대하던 1980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테니스를 한다. 재미도 있거니와 건강에도 좋고, 비용도 적게 들어서 목사에게 맞춤한 운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목사들도 골프를 한다는데, 웬일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한 번도 그쪽으로 눈을 돌린 적이 없다. 테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코치로부터 꾸준히 레슨을 받는 거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테니스 기술과 대하는 태도 등이 교정되고 심화된다. 그게 테니스 영성이다. 그런 교정과 심화의 과정이 없으면 테니스 실력은 정체된다. 정체되면 테니스 자체가 아니라 다른 것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목사의 소명의식도 마찬가지다. 교정과 심화의 과정이 중단되면 소명의식도 죽는다.

 

소명의식의 교정과 심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우리나라에서 극성을 부리는 기독교 사이비 이단 교주들의 행태에서 잘 나타난다. 그들은 소명의식이 투철하다. 진정성도 확보하고 있다. 대중들의 영혼을 사로잡을만한 카리스마도 탁월하다. 그들이 초기에 보여주는 행태는 소명의 화신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그 소명이 세월이 지나면서 상투성에 빠지거나 대중성에 휘둘린다는 것이다. 초기의 소명이 순수했는지 모르겠으나 하나님과의 고유한 관계로만 유지되는 소명은 그런 순수성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신의 신앙과 영성을 성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단 교주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징은 본격 신학서적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2천년 기독교 역사에 도도한 물결로 이어지는 본격 신학을 외면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종교현상에만 매몰된다. 그러니 소명의 교정과 심화가 일어날 수 없다. 이들은 영적인 마마보이다. 종교적인 열정을 보이기는 하나 그것이 결국 자기연민이기에 성령과의 소통은 일어날 수 없다. 성령은 생명의 영이기에 성령과의 단절은 곧 죽음이다. 이단들의 종교적 열정은 결국 죽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소명의식의 교정과 심화가 없는 탓이다.


[레벨:17]아셀

2014.05.03 04:08:24

그렇습니다.
책읽기가 성령과의 소통임이 새롭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소명을 받은 자의 글은 성령과 소통한 결과물이다.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4.05.03 23:23:46

예, 우리 기독교인들의 인식은

성령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성령과의 소통이 아니면

하나님을 인식할 수도 없고

하나님에 대해서 글을 쓸 수도 없는 거지요.

좋은 주일을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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