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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성(2)
거룩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게 눈에 보이는 건 아니다. 기독교인들의 얼굴에 일반 사람들과 달리 빛이 나는 것도 아니고, 교회당 건물이 늘 구름으로 휩싸여 있는 것도 아니다. 교회의 거룩성은 교회에 속한 사람들이 세속의 가치와 근본적으로 다르게 살아간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자기의 의지를 성취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 나라, 또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데에 삶의 근거를 설정한다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와 뜻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여기에 한 마디만 한다면 하나님은 생명을 창조한 분이며 완성할 분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에 속한 신자들이 생명 지향적으로 살아야 한다. 기독교인은 이 세상의 굳어진 질서에 안주하지 않고 부활 생명의 차원에서 세상의 근본적인 변혁과 개혁을 모색하고 실천해나가야 한다. 그럴 때 기독교인과 교회는 거룩한 것이다. 이런 생명 지향성을 교회가 놓치지 않는다면 몰트만이 말한 것처럼 ‘가난 속의 거룩함’이라는 삶의 신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