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9일
생명, 최초의 30억년(7)
다행히 가장 보존이 잘 된 화석표본은 연구할 가치가 높은 것이다. 시아노박테리아는 선캄브리아 시대에 지구에서 살았던 노동자 계층의 영웅들이라 할만하다. 그들은 지구 초기의 바다에서 주된 1차 생산자였고, 지구의 환경을 탈바꿈시켰던 산소의 원천이었다. 우리는 현생의 시아노박테리아에 대해 계통관계를 포함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그들이 보존되기 쉽다는 것도 행운이다. 여기에다가 시아노박테리아에 속하는 종들은 형태만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시아노박테리아는 초기 생명에 대한 고생물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로 올라선다(70쪽).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에 대한 지질학 사전의 설명은 아래와 같다. 남조류(藍藻類, blue green algae)라고도 하며 세포 내에 핵이 없는 원핵세포로 이루어지는 원핵생물인 원시 조류의 일종을 말한다. 이 남조류는 세포의 특성에서 박테리아와 비슷한 점을 가지며 지질시대의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광합성을 통한 원시 지구 대기의 산소공급에도 밀접하게 관련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0억 년 전 캄브리아기 이전의 지구에서 노동자 계급으로 살았던 시아노박테리아 덕분에 우리 인간처럼 산소로 호흡하며 살아가는 생명체가 출현하고 그런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하니, 그들에게 우리가 감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엉뚱하지만 나는 앞으로 10억 년 후에 지구에는 어떤 생명체가 살아갈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