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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최초의 30억년(8)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스피츠베르겐 섬의 원생이언 암석 어디에서나 생명의 지문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지질기록에는 생명의 계통수를 다듬는데 쓰일 수 있는 초기 진화의 기록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스피츠베르겐 이야기는 태고의 암석을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그러나 이 외딴 섬의 가장 오래도니 지층인 8억 년 전의 지층들도 지구의 오랜 역사에 비하면 여전히 최근에 해당한다. 우리가 스피츠베르겐에서 얻은 교훈들을 지층의 맨 밑바닥에 적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78).

 

원생이언은 원생누대라고도 한다. 위키백과 사전의 설명은 아래와 같다. 원생누대(原生累代, Proterozoic Eon)는 지질 시대 구분의 하나이다. 25억 년 전부터 54200만 년 전을 가리킨다. 명왕누대, 시생누대를 포함하여 선캄브리아 시대라고도 한다. 시생누대 다음의 지질 시대로 현생누대의 고생대 이전의 시대이다. 해초류에 의하여 대기 중에 산소의 방출이 시작되었고 오존층이 생겨나 우주에서 자외선이 지표에 닿지 않게 되었다. 3시기로 구분하여 고원생대, 중원생대, 신원생대로 나눌 수 있다.

내가 처음 들어보는 이런 고생물학 용어를 대할 때마다 뭔가 희열을 느낀다. 원생이언에 얽힌 고생물학의 세계를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었다는 학문적 만족감이 아니라 아득한 시간이 주는 황홀감에 휩싸이는 것이다. 이런 것도 일종의 종교적인 느낌일지 모른다. 어쨌든지 천문학적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staytrue

2016.02.20 21:38:43

시간에 대해 황홀감을 느끼신다니,

키르케고르가 말한 시간과 영원이 생각납니다.

거실의 자명종 시계소리를 들으며 영원앞에 사는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 

목사님이 말씀하신 황홀감과 비슷한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종종 선수행한다고 앉아 있는데, 그럴 때 가끔 비슷하게 느끼는 거 같습니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칸트의 선험적 관념마져 뭉개져버리는 듯한 ... ;;


아무튼, 그런 천문학적인 시간앞에 서있을 때 지금 눈앞에 

이 삶도 무한긍정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profile

정용섭

2016.02.20 21:51:30

그렇네요.

지금의 이 실존이 무한에 휩싸여 있는 거겠지요.

시장터 같은 세상을 버텨내야 할 기독교인이

믿음을 통해서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듯이 말입니다.

귀한 주일을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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