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48)

조회 수 880 추천 수 0 2018.07.26 21:39:49

(148)

가난하게 살아도 하나님 말씀만으로 삶이 풍요로울 수 있다는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쪽방 촌에서 선풍기 하나로 지내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나도 찢어질 정도로 가난하게 산 적이 있었다. 당장의 생존에 모든 삶의 에너지가 소진되어서 몸과 마음이 크게 위축되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끔찍한 환경이었으나 당시에는 그런 방식으로 일상을 그럭저럭 버텨낼 수 있었다. 문제는 가난 자체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좋은 정치는 시민들에게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욕망을 무한적으로 자극하는 게 아니라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이다.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정치가 불가능하다. 불행한 일이다.

가난한 교회를 맡은 목사도 삶을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나님의 말씀만으로 목사의 영혼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영혼의 자유가 무엇인지를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에게 이 질문은 생뚱맞게 들릴지 모르겠다. 가난한 교회의 목사들에게 닥치는 실질적인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먹고 사는 문제로 삶이 힘들어지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다른 이들에게 훌륭한 목사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외에 다른 크고 작은 문제도 없지는 않다. 목회의 매너리즘이나 패배감에 떨어질 수도 있고, 소명의식이 약화될 수도 있으며, 극단적으로는 신경질환적인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인격의 빈곤과 영성의 빈곤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앞에서 말한 두 가지로 집중된다.

먹고 사는 문제는 목사 스스로 현실적으로 대처해야한다. 교회에서 받는 사례비로 살아갈 수 없다면 이중직을 선택해야 하고, 또는 가족이 돈벌이에 나서야한다. 이런 문제는 일반 신자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면 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이 안 된다면 목사직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게 낫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회나 총회 차원에서 목사의 최저생활비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최선이기는 하다. 주변에서 능력 있는 목사로 인정받지 못해서 겪는 불안감이나 열등감은 목사의 무의식에 숨어 있어서 본인이 실제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무의식이 신자들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표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총체적으로 영적인 위기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외면하고 빵에 매달리게 하는 마귀의 속삭임은 결국 이런 위기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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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Nomad

2018.07.27 11:04:40

물론 작은교회에 대해서는 목사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자립이 가능한 지교회에서 재정을 담당하는 분들과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부분 지출기준이 모호해서 갈등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성도의 입장인 저의 사견으로는 모든 재정을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서 항상 실행한다면 아무런 문제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을거라 확신합니다! 우리에게 어떤 유혹이나 시험이 다가올지라도 하나님 말씀으로 풍요로운 삶의 구현이 당연히 최우선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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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7.27 22:03:46

재정 집행의 투명화와 민주화가 자리를 잡도록 노력해야겠지요.

대구샘터교회도 치열하게 그런 노력을 경주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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