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유일한 계시라는 사실과 이 세상이 하나님의 창조라는 사실을 인식론적으로 구분해서 볼 수는 있겠지만 이원론적으로 분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하나님을 보편적인 진리의 지평에서 종말에 이르기까지 해명해야 할 기독교 신학으로서는 하나님의 창조인 이 세계와 역사를 단순히 그리스도론적인 신앙의 대상으로 취급하는데 머물지 말고 통전적으로 해석해나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행위로서 존재하는 그 하나님의 행위가 곧 세계이며 역사이기 때문이다" (신학공부 47페이지 중간부분)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한도 안에서 질문드립니다.
제가 볼 때 바르트의 그리스도 일원론적 시각을 하나님의 창조인 이 세계와 역사를 오히려 더 통전적으로 해석하는 것일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는데요. 그것을 "단순히 그리스도론적인 신앙의 대상으로 취급하는데 머물지 말고..." 라고 하고 있어서 좀 당황스러운 마음이 들어서요....
소유와존재 님의 꼭지글과 대글을 서로 나눠서 말하지 않고
아주 단순화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르트는 자유주의 신학을 극복하고 나치즘을 수용하는 독일 교회에 대항하여
그리스도 외에는 구원이 없고, 계시도 없다는 입장을 취했어요.
맞은 이야기지요.
그게 극단적으로 흐르다보니 보편 역사는 바르트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그에게 타종교는 관심 밖인 거지요.
정치와 경제를 비롯한 세상 역사에 관해서도 별로 적극적으로 발언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종교사회주의 활동에 깊이 개입하긴 했으나
<로마서주석>를 쓴 다음부터는 관념적인 도그마티즘과 교회 중심으로 흘렀어요.
모르긴 몰라도 바르트에게 삼위일체 개념은 약할 겁니다.
그리스도 일원론에 떨어졌기 때문이에요.
바르트가 "한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손에는 신문을"이라고 말하긴 했으나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사회와 역사에 대해서는 아주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중심주의와 말씀 실증주의에 불러온 어쩔 수 없는 한계였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무엇을 통전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일원론적 계시의 패러다임이 정당하다면 하나님이 창조와 당연히 연결되는 것은 아닐까요? 한편으로 이것이 하나님을 그리스도가 아닌 것들에서 발견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심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