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조회 수 1375 추천 수 0 2017.05.18 21:11:05

518,

저항

 

지난 설교 <순교 영성>에서 결론적으로 두 가지 사실을 짚었다. 하나는 죽음을 직시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생명 파괴 세력에 저항하는 것이다. 이중에 두 번째 사실만 보충하겠다.

생명을 파괴하는 세력이 누구이며, 무엇인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21세기의 신자유주의가 생명 파괴 세력이라는 사실을 누가 뚫어보겠는가. 기복주의 신앙에 떨어진 기독교인들은 이런 생명 파괴 세력에 늘 흔들린다. 아모스 선지자는 여로보암 2세 아래서 번창하던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심판을 면치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외쳤다. ‘이는 그들이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2:6). 빈부격차를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다. 아모스는 기존 정치, 경제, 종교 질서에 온몸으로 저항했다. 오늘 한국교회는 경제 만능주의에 깊이 빠진 사회에 저항하지 못하고 있다.

저항해야 할 생명 파괴세력을 개별 신자들이 파악하고 대처하기는 어렵다. 이 문제는 교회가 책임져야 한다. 총회나 노회 차원에서 전문가들이 신학만이 아니라 사회과학적인 차원에서 이 시대정신을 분석해서 개별 신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대목에서는 로마가톨릭교회가 개신교회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개신교회는 개교회주의라는 구조적 제한으로 인해서 시대를 뚫어볼 수 있는 예언자적 영성이 턱없이 부족하다.

개신교 신자들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1) 예언자적인 영성을 담보하고 있는 교회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 교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예언자 영성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2) 개인이 치열한 공부를 통해서 시대정신을 분별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 없을 경우에 그 사람은 저항이 아니라 (마르크스 버전으로) 아편에 중독되고 말 것이다.


[레벨:18]은나라

2017.05.18 22:48:06

저는 예언자적 영성을 담보하고 있는 교회를 찾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런 교회가 있어야 선택을 하죠..)

(2)번으로 일찌감치 하고 있는 중입니다.

치열한 공부를 하는지.. 설렁설렁 하는진 모르지만,

아편에 중독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은 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도록 인도해준 친구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또한 그 공부를 더 깊고 풍성하게 하도록 적극 도와주시는분은 바로 정목사님 이십니다.

정목사님께도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구요..

<그 친구와 정목사님이 제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사부님들 이십니다.ㅎ>

더 근원적으로 제생각과 마음을 이끌어 흔들림 속에서도 바르고 견고하게 공부하도록 이끄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니.. 제가 늘 감사할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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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5.19 21:23:08

ㅎㅎ 신학공부에 재미를 실제로 느끼는 것보다

노년의 삶을 꾸려가는데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신학공부는 실용적으로도 대단한 거지요.

'가진 자는 더 받고 없는 자는 가진 것도 빼앗기리라.'는 야박한 말씀이 있는데,

기독교 영성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말입니다.

깊이 들어갈수록 거룩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거지요.

아주 깊숙이 들어갔을 때 숨이 끊어지면 최상입니다.

[레벨:7]mist

2017.05.19 16:28:31

 목사님의 '저항'의 글을  읽으니 「제인에어」를  쓴 샬롯  브론테의 통쾌한 일침이 생각납니다.

그녀는 제인에어를 쓰면서 그  당시 보수 기독교 기득권층으로부터 비판과 비난을 많이 받았나봅니다.
그녀는 범죄의 근원을  '편협한 신앙' 이라고 규정할 만큼 신앙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인습은 도덕이 아닙니다. 독선은 종교가 아닙니다. 독선을 공격하는 것이 종교를 공격하는것이 아닙니다.

바리새인들의 얼굴에서 가면을 떼어 내는것이 보위에 앉아 있는 제왕께 불경한 손을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겉모습을 진실로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몇몇 사람만 우쭐해하며 찬미하는 편협한 인간의 교의가 온 세상 사람들의 결함을 메워주는 그리스도의 교의를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제인에어 서문중-

저항의 힘을  기르기 위해  목사님이 제시한  2가지 방법중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2번 이네요.
목사님이 성서아카데미에 올려주신 방대한 강의자료와 설교는 시대정신에 거슬러 저항 할 근거가 되고도  남는 귀한 보물입니다.
아마 이 숨겨진 문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면 두려움에 떨며 자유롭지 못 했을겁니다.

결국  책을 통해 이 곳에 문드리게 되었으니 책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목사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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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5.19 21:36:58

mist 님, 처음 등장하신 순간이군요.

안동에 계신 그분 맞지요?

반갑습니다.

처음 등장하실 때는 보통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데,

미스트 님은 이미 회원 가입 없이 오래 출입하셔서

처음이라는 인식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ㅎㅎ

어쨌든지 좋습니다.

대구성서아카데미(약칭 다비아)를 보물로 여겨주시는 것도 감사드리구요.

각자 다른 곳에서 살았지만 영적인 코드가 일치되어

우리가 다비아에서 만나게 된 거 같습니다.

저의 글, 설교, 성경공부, 특강, 짧은 멘트 등이

일부의 사람들에게나마 기독교 신앙의 깊이로 들어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하고 할 일을 잘 하겠습니다.

그게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사이니 그것에 매진해야겠지요.

오늘도 설교 준비하면서 느낀 바이지만

마음이 좀 복잡해질 때도 설교 준비를 하다보면

모든 게 깔끔하게 정리되는 걸 느낍니다.

일반 신자들은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설교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말씀의 깊이를 만나는 거지요.

그게 설교(자)의 즐거움입니다.

mist 님에게 이런 즐거움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레벨:21]주안

2017.05.26 20:12:51

요즈음엔 가톨릭에 관심이 갑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예언자라고 봅니다.

우리나라도 김수환 추기경이 계셨는데

요즈음엔 많이 아쉬었지요.

[레벨:7]mist

2017.05.27 21:30:54

목사님과 다비아 회원님들 그리고 대구 샘터교회 교우님들께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한점 ... 죄송합니다. ㅎ~

안녕하세요?
제 닉네임은 mist로 안동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말에 샘터교회에 처음으로 방문했었는데예배가 참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지역교회에 나가고 있기에 자주 샘터교회에 갈 순 없지만 앞으로 상황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만큼은 매일 설교와 매일 묵상을 꼭 챙겨보고 있습니다. 목사님 말씀처럼 제가 샘터교회와 영적코드가 비슷해보입니다.
6월 첫 주에는 꼭 대구 샘터교회에 방문하려고 합니다. 샘터교회의 특별한 날이라고 하니.. 저도 기대가 됩니다.
교우님들이 올려주시는 상당한 수준의 댓글조차 제겐 많은걸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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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5.27 23:06:06

6월 첫 주일에 오신다니 반갑습니다.

작은 축제가 될 테니 참석하는 분들도 다 즐거울 겁니다.

귀한 주일을 맞으세요.

미스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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