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기도


[다윗이 지은 노래]
야훼여, 내 기도를 들어 주소서.
내 애원하는 소리 들으소서.
당신은 진실하시고 의로우시니 대답하소서.
이 종을 재판에 붙이지 말아 주소서.
살아 있는 사람 치고 당신 앞에서 무죄한 자 없사옵니다.
원수들이 이 몸을 따라 잡아
이 목숨 땅바닥에 메어치고는
영영 죽어 버린 사람처럼
어둡고 깜깜한 곳에 살게 합니다.
숨결이 가쁘고
넋이 다 빠졌습니다.
지난날이 눈앞에 선합니다.
당신의 은덕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손수 해 주신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 영혼, 마른 땅처럼 당신 그려 목말라
두손들어 당신께 비옵니다. (셀라)
야훼여, 어서 대답해 주소서.
숨이 넘어갑니다.
나를 외면하지 마소서.
저들처럼 깊은 구렁 속에 빠져들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만 의지하오니,
새벽에 주님의 고마운 말씀 들려주소서.
당신만 쳐다보는 이 몸이오니
어떻게 살지 그 길을 알려 주소서.
야훼여, 당신께로 피합니다.
원수의 손에서 건져 주소서.
당신은 나의 하느님이시오니
당신 뜻대로 사는 법 가르쳐 주소서.
그 착하신 영기로 나를 인도하소서.
한 길을 가도록 인도하소서.
야훼여, 당신 이름 영광되도록
나를 살려 주소서.
의로우시니,
이 곤경에서 이 목숨 건져 주소서.
나를 사랑하시오니
이 원수들을 없애 주시고
나를 억누르는 자들을 멸하소서.
이 몸은 당신의 종입니다.
(시143:1-12)

사랑하는 신학생 여러분,
오늘 이 아침 기도회 시간에 우리는 시편 말씀에 나오는 한 기도를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시편의 기도가 우리의 기도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질문하고자 합니다. 우리 기독교인의 삶에는 기도가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우리 모두가 종종 경험하는 바이지만, 만약 우리가 한 동안 기도할 수 없다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낯설게되며, 우리의 삶은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시편 기자처럼 우리 인생의 위기를 하나님 앞에 늘어놓아야 하며, 그것을 언어화 해야하고, 모든 위기에서 우리를 돕는 하나님께 아뢰어야하고, 그를 신뢰해야합니다. 이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에는 그 어떤 강제적인 능력이나 자연법칙만이 아니라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이, 즉 하나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그런 사건이 항상 거듭해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첫째, 우리가 오늘 이 시편 말씀에서 우선적으로 배워야 할 점은 우리가 어떤 토대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릴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자신의 소원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만 하나님께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이 요청은 하나님의 신실성, 즉 그가 이전에 행하신 구원 행위에 대한 신실성을 기억하게 한다는 바로 그 의미입니다. 올바른 기도는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잠겨있을 경우에만 드려질 수 있습니다. 이 구원 역사에 잠긴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독립적인 의지를 거두어들일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하게되며,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요청은 여전히 하나님이 신실하다는 내용으로 채워집니다. 이렇게 기도하는 사람은 약속을 받습니다. 구하시오. 그러면 받을 것이오. 두드리시오. 그러면 열릴 것이오.
둘째, 우리가 분명히 해야할 사실은 오늘 본문에 따르면 시편 기자의 요청에 대해서 이상하게도 하나님이 대답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경우에서 볼 때 일반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대개 하나님의 대답이 있었습니다. 예언자와 제사장들에 의해 형성된, 소위 구원신탁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기도를 드릴 때 일반적으로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들려오는 대답을 전혀 듣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다르게 대답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를 드릴 때 우리의 마음에서 발생하는 것들을 통해서, 또한 하나님이 행동하시는 그것을 통해서 답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시편 기자가 요청했을 때 기다려야만 했던 대답입니다. 나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셋째, 우리는 우리의 기도에 대한 직접적인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앞에 놓인 길은 어둡습니다. 대답해 달라는 우리의 요청에 분명한 대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가르침을 신탁에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에게서 기다립니다. 하나님의 영, 즉 하나님의 길과 하나님의 역사에서 하나가 되는, 따라서 하나님의 뜻에서 하나가 되는 이 영은 우리의 발걸음을 옳은 길로 인도합니다. 우리 모두는 성령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 성령을 받았습니다. 바로 그 영은 우리를 자신의 길로 안전하게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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