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저도 얼마전 경험한 것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태어난 지 44년, 결혼한지 19년, 돈 벌기 시작한지 17년만에

설 담날 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첫 외국여행을 갔었습니다.

필리핀 클락이라는 곳에 있는 파나투보 화산을 갔습니다.

화산재가 층층이 쌓여있고 깎아놓은 듯한 산 옆면으로 나무들이 삐져 나와있는 곳.

화산으로 인하여 형성된 지형들이 울퉁불퉁 한 곳.

그래서 개조된 차를 타고 얕은 천을 몇개 건너고 인디아나 존스처럼 양쪽 벽 사이의 좁은 길을 지나갔습니다.

길가에 있는 천에서는 화산에서 데워진 따뜻한 물들이 흐르고

그곳에서 아이들은 머리를 감고 빨래를 하고 놀고...

차가 지나가면 아이들이 손을 흔들고 반겨주었습니다.(사진이 사무실에 없어서 못올리네요. 죄송.)

1991년 6월에 화산이 폭발하기 전에 원주민(필리핀 다른 종족과도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 원주민)들이

살았었는데 폭발로 인하여 25만여명이 집을 읽고 900여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10여년 정도를 유랑 생활하다가 다시 하나 둘 모여들어 살고 있는 원주민들은

불과 1킬로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필리핀 사람들과 너무도 다르게 생겼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과 더 가깝게 느껴졌고 그들에 비하면 필리핀 사람들은 백인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지요.

짐을 지고 가시는 너무 쭈글쭈글해서 도저히 사람 얼굴로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

총을 들고 사냥하는 아저씨, 아이를 안고 길 바닥에 그냥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아주머니

얼굴 전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향해서 손을 흔들어주는 아이들

달랑 빤스 하나만 입고 얼마나 뛰어 놀았는지 지쳐서 여기 저기 앉아 있는 아이들.

이마에서 피가 났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놀고 있는 아이.

이 아이들은 아주 작은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대부분 안간다고 합니다.

전 이들을 보면서 사치스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럽다.

저보고 지금 그렇게 살아라고 하면 못살 것이면서 말입니다.

세상에 나가지 않는 원주민들이 너무도 부러웠습니다.

원주민 아이들은 우리네 아이들에 비해서 공부, 경쟁, 등등의 스트레스 없이

너무도 즐겁고 편하게 보였습니다.

처음부터 거기서 태어나서 거기서만 살았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 또 다른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지만)

그들에게 문명을 전해주고 무엇인가를 해주는 것이 자칫 그들의 평화와 행복에 금이 가게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얼마 전 어떤 아이가 조선시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를 알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전 그곳을 다녀와서 생긴 생각이 제 머리에 가득차 있습니다.

돈을 좀 벌어서 조그만 산을 사서 그곳에 온 가족이 들어가 이것 저것 심어놓고

자급자족 하면서 사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원주민들이 저희를 부러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원주민들은 아이들에게 저희들이 무엇인가를 주는 것을 아주 싫어한답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는 짓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모두 같았습니다.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오직 발전을 위해 나아가는 것들이

인간을 오히려 더욱 더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보시기 좋았더라..

지금 이 세상은 하나님 보시기에 어떨까요.

저를 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하나님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을 안해야 할텐데... 성령님의 도우심을 기도합니다.



profile

희망봉

2009.02.14 10:45:23
*.109.61.132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은 여행이 되셨겠네요..

산을 사서 그 곳에 몰입해서...음
섬을 사서 그 곳에서 로빈슨 처럼...음  ^^*

첫날처럼

2009.02.14 14:24:55
*.54.79.126

뭔가 말로는 표현이 안되는...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문명이란 것이 어쩌면 더 불편한 것일 수도 있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더욱 더 소원하게, 멀어지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3593 샘터 이전의 수혜자 [7] 유니스 Feb 13, 2009 8310
3592 대전으로 옮깁니다. [8] 김동현 Feb 13, 2009 1274
» 문답방에 있는 침묵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질문 댓글... [2] 눈사람 Feb 13, 2009 795
3590 호주 산불은 하나님의 진노 ? [3] 시드니 Feb 13, 2009 892
3589 몇가지... [7] 박찬선 Feb 12, 2009 1450
3588 메멘트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달팽이 Feb 12, 2009 2562
3587 火旺山의 불길 ... file [6] 평민 Feb 12, 2009 2231
3586 이 세상사 돌아가는 이치... "이유없음" [2] 첫날처럼 Feb 12, 2009 1421
3585 아프리카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 [4] 저별과 달 Feb 12, 2009 1724
3584 쓰촨성 에서는 무슨 일이? [2] 저별과 달 Feb 12, 2009 1252
3583 2월 15일, 민영진 목사님의 강의 제목은 ...(수정) [4] 소풍 Feb 12, 2009 4038
3582 다비아 하루 접속자 수~ [8] 이길용 Feb 11, 2009 2263
3581 방 구했습니다~ [10] 이길용 Feb 11, 2009 1339
3580 모두들 이 영화 한번 보셨나요? [8] 임마누엘 Feb 11, 2009 1444
3579 아~ 옛날이여!!! ㅠㅠ file [4] 별똥별(신용철) Feb 11, 2009 1849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