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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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기독교 추모예배"에 다녀 왔습니다.
마음과 달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밖에 없더군요...
예배 중 서덕석목사님의 자작 추모시 낭독이 있었는데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바보대통령 노무현을 추모하며>
이런 바보를 사랑했다.
서덕석 목사
똥 싼 놈은
먼 산 바라보며 흠흠 딴 짓 하는데
옆에 있다 구린내에 놀라
방귀 뀌어서 미안하다고
머릴 긁적이지 않나,
그냥 그런 척,
하는 척만 하면 될 것을
고지식하게 그대로 하려 들어
남 피곤하고
진저리나게 하질 않나,
남 앞에서는 대 놓고
"야 , 신난다" 거나
"앞 단추 열렸다"고
말하는 법이 아니라고 신신당부했건만
눈치도 없이
주둥이 놀려 사람 놀라게 하질 않나,
비싼 옷 입혀주면
거추장스럽다며 벗어서
떨거지들하고 깔고 앉아 놀고
철딱서니 없는 것들 하고는
놀지 말라고 했는데
어린애처럼 굴면서
어른 체신 구기게 하질 않나,
바보 주제에
아이들이랑 소꼽놀이 하다가
"이번에는 니가 대통령해라"니까
세상에,
진짜 대통령이 되어 버리지 않나,
제 깐에 잘 하다가 힘들면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오기 부리질 않나,
돈푼이라도 받아먹은 놈은
다 죽어야 된다는 소리에
진짜 죽어야 되는 줄로 알고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져 죽어버린 바보,
처음엔 바보가 한심했다....
나중에는 바보가 불쌍해 졌다....
그 바보가 죽고 나서는 웬지 그리워진다....
이제 내가 대신 바보가 되고 싶다.....
예배 순서중 시대의 증언이라는 순서에서
이재정신부(전 통일부 장관)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역사의 부활이라는 말로 표현했는데 참으로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회고 하면서 2002년 대선 기간중
목사님들이 700명정도 모인 모임에서
이회창후보와 같이 초청을 해서 청문회 비슷한걸 했는데
당시 모 목사님이 마지막 질문으로
청와대에 들어가면 "예수 믿겠습니까"라고 했는데
노무현후보는 "청와대 들어 갈 때는 모르겠고
나오면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해서
선거 참모진의 애를 태웠다고 합니다.
(표가 얼만데, 믿겠다고 립서비스만 해도 되는데 ....)
이제까지 수 많은 예배를 드렸지만,
어제 예배를 통해서 씻김 굿이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슬픔이 줄어들고 새로운 희망과 결의가 제 속에서
잔잔히 솟아 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추모시의 마지막 구절처럼 이제 내가 대신 바보가 되고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기독교 추모예배"에 다녀 왔습니다.
마음과 달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밖에 없더군요...
예배 중 서덕석목사님의 자작 추모시 낭독이 있었는데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바보대통령 노무현을 추모하며>
이런 바보를 사랑했다.
서덕석 목사
똥 싼 놈은
먼 산 바라보며 흠흠 딴 짓 하는데
옆에 있다 구린내에 놀라
방귀 뀌어서 미안하다고
머릴 긁적이지 않나,
그냥 그런 척,
하는 척만 하면 될 것을
고지식하게 그대로 하려 들어
남 피곤하고
진저리나게 하질 않나,
남 앞에서는 대 놓고
"야 , 신난다" 거나
"앞 단추 열렸다"고
말하는 법이 아니라고 신신당부했건만
눈치도 없이
주둥이 놀려 사람 놀라게 하질 않나,
비싼 옷 입혀주면
거추장스럽다며 벗어서
떨거지들하고 깔고 앉아 놀고
철딱서니 없는 것들 하고는
놀지 말라고 했는데
어린애처럼 굴면서
어른 체신 구기게 하질 않나,
바보 주제에
아이들이랑 소꼽놀이 하다가
"이번에는 니가 대통령해라"니까
세상에,
진짜 대통령이 되어 버리지 않나,
제 깐에 잘 하다가 힘들면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오기 부리질 않나,
돈푼이라도 받아먹은 놈은
다 죽어야 된다는 소리에
진짜 죽어야 되는 줄로 알고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져 죽어버린 바보,
처음엔 바보가 한심했다....
나중에는 바보가 불쌍해 졌다....
그 바보가 죽고 나서는 웬지 그리워진다....
이제 내가 대신 바보가 되고 싶다.....
예배 순서중 시대의 증언이라는 순서에서
이재정신부(전 통일부 장관)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역사의 부활이라는 말로 표현했는데 참으로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회고 하면서 2002년 대선 기간중
목사님들이 700명정도 모인 모임에서
이회창후보와 같이 초청을 해서 청문회 비슷한걸 했는데
당시 모 목사님이 마지막 질문으로
청와대에 들어가면 "예수 믿겠습니까"라고 했는데
노무현후보는 "청와대 들어 갈 때는 모르겠고
나오면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해서
선거 참모진의 애를 태웠다고 합니다.
(표가 얼만데, 믿겠다고 립서비스만 해도 되는데 ....)
이제까지 수 많은 예배를 드렸지만,
어제 예배를 통해서 씻김 굿이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슬픔이 줄어들고 새로운 희망과 결의가 제 속에서
잔잔히 솟아 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추모시의 마지막 구절처럼 이제 내가 대신 바보가 되고 싶다.
재능이 많은 르네상스맨(한국식으로 말하면 재주꾼)끼리는 통하는게 있는 건가...노대통령은 인터넷, 프로그래밍, 농업이 수준급이었고, 개신교의 서덕석 목사님과 성공회의 이재정 신부님은 문학이 수준급이고...
그나저나 아무개 목사님께서 마지막 질문으로 청와대에 들어가면 "예수 믿겠습니까"라고 하셨다는데 좀 일찍 질문하셨으면 긍정적인 대답을 들으셨을지도 모르겠군요. 고 노무현 대통령은 1986년에 친하게 지내던 천주교 사제의 권유로 천주교회에서 세례를 받았거든요. 유스도라는 세례명도 있었고..이번에 천주교에서 영결식때 위령미사를 집전한 것도 그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아무개 목사님께서 마지막 질문으로 청와대에 들어가면 "예수 믿겠습니까"라고 하셨다는데 좀 일찍 질문하셨으면 긍정적인 대답을 들으셨을지도 모르겠군요. 고 노무현 대통령은 1986년에 친하게 지내던 천주교 사제의 권유로 천주교회에서 세례를 받았거든요. 유스도라는 세례명도 있었고..이번에 천주교에서 영결식때 위령미사를 집전한 것도 그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