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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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어디고 거기는 어딘가?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기아닌가?
부활절을 앞두고 시 한편 올립니다.
여기와 거기
여기와 거기
거기와 여기
생각하기 나름이다
한 뼘도 안 되는가 하면
결코 가 닿을 수 없는 거기
여기와 거기
거리를 좁히는 일로 바쁘다
여기에서 거기 살아내지 못하면
여기 떠날 때 거기에 당도하지 못한다
거기만 가면 되지
여기에선 아무렇게나 살면 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 터무니없다
거기가 정말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의 말 어처구니없다
무릇 이름 있는 것 다 존재하나니
거기란 말과 함께
거기는 정녕 존재하는 것
여기에서 살아내고 있는 일상
여기서 성실하게 하는 일
여기에서 나눠주는 사랑
여기서 만드는 기쁨과 평화
여기에서 주고 또 주는 위로와 격려
여기서 견뎌내는 고통
여기에서 극복하는 실패
여기서 뛰어넘는 아픔
여기에서 키워가는 믿음
여기서 뿌리는 희망의 씨앗
여기에서 연습하는 기도와 선행
모두 거기로 잇대어주는 다리 된다
여기에서 열심히 믿고 살다 보면
이미 거기를 살게 되고
나이 먹어 지으신 이께 돌아가는 날
자연스레 건너가게 되는 나라 거기
여기 삶 안에 거기 생명 있고
여기 생명 끝나면 거기 삶 시작된다
(이하 생략)
-오혜령, '물방울 하나 온 하늘 담고 있어" (도서출판 암마,2009)
하느님의 나라가 오늘 이곳에 임했다는 말씀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이야 말로 바로 구원의 날이요. 은혜의 때라는 말씀도 되새기게 됩니다.
2쳔년의 전의 부활 사건이 오느날까지,
아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간까지 하느님의 기다림과 동시에 우리에게
열려 있는 예수안에 감추인 생명으로 부활의 소망을 품게 합니다.
세월호의 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과 분노로 휩싸여 있습니다.
생각할수록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로 통해 피어보지 못한 젊은 학생들과
어른들의 죽음을 생각하며 우리가 또다시 맞이하는 부활절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수 없습니다.
거기와 여기,
우리가 어디에 있던, 부활의 소망이 우리의 절망과 분노 넘어 당신의 위로가 임하길 기도합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불의한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이들과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절망속에 있는 가족들에게
이 모든 아픔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믿음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