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9일

바라바 이야기(10)


빌라도가 이르되 어찜이냐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하니 더욱 소리 지르되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하는지라.(15:14)


빌라도는 민중들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당신들이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하는 이 사람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이에 민중이 더 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유대인의 왕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저 고함은 오늘 이 시대에도 그대로 우렁차게 울립니다. 길과 진리와 생명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고함입니다. 돈 되는 일이 아니라면, 그리고 돈 되는 일을 방해하는 것은 모두 못 박으라고 합니다. 이런 고함은 실제로 돈 버는 일터에서만이 아니라 삶의 근본을 찾아야 할 교육과 종교의 현장에서도 똑같이 울려납니다. 우리는 어디서나 이 고함소리에 파묻혀 살고 있습니다.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고함은 인간이 지구라는 혹성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생명 에너지였는지 모릅니다. 물불 가리지 않고 자기를 확대하는 일에 모든 걸 거는 삶의 방식이 없었다면 인간이라는 종이 멸종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이기적 유전자’를 주창하는 이들의 입장일까요?

만약 세상의 생명 현상과 역사를 단순히 기계적인 인과율로만 본다면 그런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인과율을 숭배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인과율에 제한받지 않는 창조자이십니다. 그만이 생명의 주인입니다. 이 사실은 단순히 신앙의 차원에서만 옳은 게 아닙니다. 가장 궁극적인 현실성에 대한 인식과 경험의 차원에서도 진리입니다.

그 근거가 무엇일까요? 판넨베르크에 따르면 인간의 역사와 물리적 세계에는 예측할 수 없는 우연성이 개입합니다. 하나님은 우연한 사건으로 세상을 통치하시는 분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어찌 인간의 생존 욕망과 인과율에만 인류의 미래를 맡길 수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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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le

2009.10.09 09:42:37

하나님은 인과율에 제한받지 않는 창조자이지만 왠지 신명기적 역사관이 우리의 기복적인 종교성에

 

편성되어 있어서 신앙의 균형이 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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