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6일 골고다를 향해

조회 수 2549 추천 수 0 2009.10.25 23:57:06
 

2009년 10월26일

골고다를 향해


예수를 끌고 골고다라 하는 곳(번역하면 해골의 곳)에 이르러(15:22)


골고다는 아람어 골골타(golgolta)에서 왔습니다. 그 뜻은 끔찍하게도 ‘해골의 곳’이라고 하는군요. 성서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 명칭은 해골과 비슷한 형태의 바위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오리게네스, 에피파니오스, 히에로무니스 같은 교부들은 이 이름을 아담의 해골이 묻힌 곳이나 머리 잘린 사람들의 곳과 연관시키기도 했는데, 확실한 근거는 없습니다.

시몬이 십자가를 대신 지고 예수님과 함께 골고다로 가는 장면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원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십(十)자와 티(T)자입니다. 지역에 따라서, 집행관에 따라서 다르게 사용되었습니다. 사형수는 처형되는 곳까지 자기가 못 박힐 십자가를 끌고 가야했습니다. 사람의 몸무게를 지탱할 정도의 십자가이니 물론 무겁겠지요. 경우에 따라서 십자가의 종(縱)목을 먼저 박아놓고 사형수는 횡(橫)목만 끌고 갑니다. 전체 무게를 사형수가 감당하기 힘들거나, 또는 처형 시간을 절약하려는 생각도 감안되었겠지요.

시몬은 십자가 전체를, 또는 횡목만을 어깨에 메고 갑니다. 그 뒤를 예수님이 따릅니다. 예수님의 목에는 “유대인의 왕”이라는 명패가 달려 있었을 겁니다. 주민들이 사형수의 죄목을 알아 볼 수 있게 한 거지요. 군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형수 일행을 호위합니다. 행인들이나 주민들은 손가락질을 하거나 동정의 한숨을 내쉬었겠지요. 이 장면에서 제자들은 어디에 자리하고 있을까요? 모두 뿔뿔이 헤어졌을까요? 아니면 행인들 틈에 익명자로 숨어 있을까요.

아마 그날도 햇빛이 찬란하게 빛났을지 모릅니다. 아니면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었을까요? 세상은 여전한데 하나님의 아들 예수는 자기의 몸뚱이를 십자가에 매달 해골의 곳 골고다를 향해 한걸음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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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3]달팽이

2009.10.26 06:03:55

과연, 예수님은 자기의 죽음의 현장속에서 무엇을 생각하셨을까?

온 인류을 위한 구원의 길을 생각하셨을까?

아니면,  모든 것이 허물어 지는 절망감을 느꼈셨을까?

 

복음서의 분위기는 의기양양하게 십자가를 대하는 모습이 아닌걸로 보아

자기의 죽음이 어떤 죽임인지 모르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순종한 죽음으로 묘사되는 것 같기도 하고...

 

필연성 보다 역사의 우연성 가운데 우리의 생각과 지각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신비로움에

망연자실하게 쳐다 볼 뿐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오늘도 날이 밝고, 하루가 시작됩니다.

지구는 여전히 자전과 공전속에서 돌아갑니다.

일상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신비로움에 내 마음과 귀를 열고 싶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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