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6일 자색 옷(1)

Views 2084 Votes 0 2009.10.15 23:02:49
 

2009년 10월16일

자색 옷(1)


군인들이 예수를 끌고 브라이도리온이라는 뜰 안으로 들어가서 온 군대를 모으고(15:16)


겟세마네 동산에서 체포된 예수님은 산헤드린 공회에서 1차 심문을 당하고, 이어 빌라도의 정식 재판을 받습니다. 거기서 유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군인들은 예수님을 끌고 예루살렘의 총독 관저라 할 수 있는 ‘브라이도리온’의 뜰 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를 보면 빌라도의 재판은 관저 밖 광장에서 진행된 것 같습니다. 총독이 평소에 머물던 관저는 물론 지중해 연안인 가이사랴에 있습니다. 군중들이 많이 모이는 유월절에 맞춰 총독이 예루살렘으로 온 것입니다.

예수님을 끌고 관저 안으로 들어간 군인들은 안토니아 수비대이거나 빌라도가 가이사랴에서 데리고 온 군대이겠지요. 예수님이 그들의 손에 떨어졌다는 것은 앞으로 모든 일이 폭력적으로 처리된다는 의미입니다.

군대는 일종의 기계와 같습니다. 폭력으로 적대자를 제압하는 기계입니다. 어떻게 사용되는가에 따라서 군대는 극과 극을 오갑니다. 가장 바람직하기로는 평화군의 역할이겠지요. 지금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에 UN 평화 유지군이 활동합니다. 이들의 활동 덕분으로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평화를 파괴하는 군대활동도 많습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제가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요. 복음서가 악한 귀신을 레기온이라는 군대 용어로 표현했다는 사실에서도 고금동서 막론하고 군대의 폭력성은 자명해 보입니다.

군대 없는 세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익숙해진 인류는 그걸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군대의 평화적 이용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군대를 장애시설의 봉사요원이나, 하천의 둑을 쌓고 살림녹화를 담당하는 요원으로 활용하는 길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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