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14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4)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15:34)


우리의 의문은 이것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즉 메시야라고 한다면 어떻게 목말라하고, “엘리 엘리 ...” 운운 하실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하나님은 자존자이십니다. 존재의 근거를 내부에 갖고 있는 분이십니다. 무소불위와 전지전능이 바로 그분의 속성입니다. 십자가에서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고 소리치는 분은 전통적인 하나님 상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이나 멀어 보입니다.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하나님은 전능자이신가요? 대답은 “예”입니다. 사도신경의 첫 머리도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전능자 창조주이십니다. 그분의 능력은 무(無)로부터 세상을 창조하실 정도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세상을 완성하실 겁니다.

반대되는 질문입니다. 하나님은 무력한 분이신가요? 대답은 “예”입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는 걸 막지 못했습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납니다. 철없는 어린아이들이 신종플루로 죽는 걸 하나님은 막지 못하십니다.

저는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서 서로 모순되는 설명을 했습니다. 왜 이런 모순이 일어날까요? 하나님을 우리는 결코 명쾌하게 인식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부분적으로 경험하듯이 하나님도 역시 부분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이 서로 모순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 모순 사이에 서로 통하는 오솔길이 있습니다. 그 길을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겠지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무기력한 하나님이었습니다. 거기서 그는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고 절규했습니다. 바로 그 소리가 하나님의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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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le

2009.11.14 09:29:52

전능자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도 모순이지만 이러한 침묵과 무기력함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부르짖음을 놓치지 않는 것도 모순이 아닐까요... 그럼 우리는 모순적 신앙(?) 가운데 머물러 있는 건가요...  쉽지 않네요....  그러나 신종플루 가운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 가운데서도 신종플루보다는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는 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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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09.11.15 22:15:08

심장이 멈추는 듯한 신앙적인 고백을 듣는 듯 합니다.

하나님의 스스로 계시는 분이지만, 우리가 그 분을 아는 것은 일부의 경험뿐이 되지 않는 것에 공감이 갑니다.

예수님의 사실적 고백이야말로 바로 하나님의 존재임을 깨닫고, 그 분의 목소리를 듣게 됨을 두둥거리는 심장에 와닿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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