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16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6)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15:34)


십자가에 달리신 분에 대해서 조금 더 사실적인 차원에서 생각해봅시다. 이런 질문이 좋겠군요. 예수님은 자원해서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셨을까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저주였습니다. 완전한 실패였습니다. 그 사실을 예수님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죽고 싶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가 자원해서 그렇게 죽으려고 했다면 정상이 아닙니다. 십자가 처형이 예정된 전날 밤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가능하면 그 운명을 피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렸다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달리셨다고, 그래서 인류의 구원이 성취되었다고 말입니다. 그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대속의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은 그 사건이 일어나고 한참 세월이 지난 뒤에 제자들에 의해서 해석된 것입니다. 그것이 처음부터 확실한 신앙의 내용으로 자리가 집힌 게 아닙니다. 

신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오해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일련의 구원 사건들을 기계적으로, 결정론적으로 따라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인류 구원을 위해서 기꺼이 십자가를 지셨고, 이미 부활하실 것을 아셨다고 말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모든 걸 예수님이 알고 행하셨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 날은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는 주님의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예수님도 인식론적 한계를 안고 사셨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십자가에 처형당하신 겁니다. 그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순종하신 겁니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의 생각도 복잡하지 않으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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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겨

2009.11.16 08:32:03

어느 분이 뮤지컬 Jesus Christ Superstar중" Gethsemane"를

동영상으로 올려주실래요?

제가 듣기론 2000년 영국배우가 부른 것이 가장 좋던데...

어느 것이라도 좋습니다. 예수님의 복잡한 심정이 너무나 잘 나타나 있어

이 묵상과 잘 매치가 될 것 같아요.

 제가 유튜브 동영상을 올릴 줄을 몰라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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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겨

2009.11.16 08:50:20

http://www.youtube.com/watch?v=tjKXPFJxlu4&feature=fvw

이렇게 올렸는데 클릭해서 들어보세요.

더 편하게  들을 수 있게 올릴수 있는 분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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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2009.11.16 09: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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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늑대 

2013.01.12 21:03:46

예수님은 왜 '하필' 십자가를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셨을까요?

 

죽음의 위험은 공생애 중간중간 여러차례 있었고

그때마다 예수님은 그 위험을 피하셨습니다.

 

물론 십자가를 지시기 전 '이 잔을 피하게 ...' 라고 기도하시기도 하셨지만

결국 십자가를 받아들이셨습니다.

 

돌로 치려는 자들이나 벼랑으로 내몰던 자들을 피하셨던 것처럼

십자가를 피하시거나 예루살렘에 가시지 않으셨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아니면 진작에 죽음을 받아들였을 수도 있었을텐데 ...

 

예수님께서는 왜 죽음의 '때'로 십자가를 받아들이셨을까요?

 

 

사람은 살면서 많은 위험을 만나고 많은 시련을 겪습니다.

때로는 스스로 죽음을 소망할 정도의 고통도 겪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죽음에 이르지 않고 살아남게되며

혹자는 어떤 순간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그 허락받은(?) 순간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신념처럼 확고한 것일지 아니면 자포자기처럼 연약한 것일지  ...

 

생각없이 살아온 주제에 죽음을 묵상하려니  머리만 아파오네요!

(솔직히 말하면 묵상전에 이미 두통 증세가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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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3.01.12 21:50:53

포크 님,

정말 곰곰이 생각하니

예수님이 왜 십자가를 잠시 피하는 포즈만 취하셨지

실제로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신 이유가 뭔지

답을 찾기 어려울 것 같군요.

나중에 천국에서 직접 물어봅시다.

어쩌면 니코스카잔치키스가 <예수의 최후 유혹>에서

어느 정도 근사한 답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나중에 시간 나면 그 소설을 읽어보세요.

그냥 상식적으로만 생각하면

자신의 행위가 결국 십자가 처형을 불러왔으며,

따라서 십자가 처형을 거부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부정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결국은 십자가 처형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인 게 아닐까 하오.

예수의 그 선택은

신념도 아니고 자포자기도 아니고,

'순종'이오.

(2교대 야근을 하니 두통이 왔나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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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늑대 

2013.01.12 23:29:35

<예수 최후의 유혹> 영화는 보았는데,

소설이랑 다른 부분도 있는 모양이에요.

 

영화에서는 사탄이 이미 십자가에 달렸으니 다 끝났다며

평범한 삶을 살라고 유혹해서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묘사되었던 걸로 기억납니다.

 

이러다 천국에 가고픈 이유가 궁금증 해소가 될까 고민됩니다.

왜이리 궁금한게 많은건지 ... ㅡ.ㅡa

 

그리고 야행성 기질이 좀 있어, 2교대나 밤에 일한다고 특별히 무리가 있지는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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